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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82 미사는 십자가의 희생 제사가 영속되는 제사적 기념이며, 동시에 또 이와 분리할 수 없이,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거룩한 친교의 잔치이다. 그러나 성찬례 거행은 영성체를 통하여 신자들과 그리스도의 내적인 친교를 전적으로 지향하고 있다. 영성체는 우리를 위해서 당신을 바치신 그리스도를 모시는 것이다.
  • 1383 성찬례를 거행하기 위하여 교회가 그 둘레에 모이는 제대는 한 신비가 지닌 두 가지 측면, 곧 주님께서 희생되신 제단과 주님의 식탁을 나타낸다. 이것은 그리스도교의 제대가 상징하는 것이 그리스도 바로 그분이시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화해를 위해 바쳐진 제물로서, 그리고 우리에게 주시는 천상 음식으로서 당신 신자들의 모임 가운데 현존해 계시는 것이다. 암브로시오 성인은 “사실 그리스도의 제단이란 그리스도의 몸의 형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216) 하고 말했고, “제대는 (그리스도의) 성체를 나타내고, 그리스도의 성체는 제대 위에 계신다.”(217) 고도 말했다. 전례는 수많은 기도들에서 이러한 희생 제사와 영성체의 불가분적 관계를 표현한다. 로마 교회는 감사 기도 제1양식에서 다음과 같이 기도한다.
  • 전능하신 아버지, 간절히 청하오니, 거룩한 천사의 손으로 이 제물이 존엄한 천상 제대에 오르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 제대에서 성자의 거룩한 몸과 피를 받아 모실 때마다 하늘의 온갖 은총과 축복을 가득히 내려 주소서.(218)
  •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먹어라” - 영성체
  • 1384 주님께서는 성체성사에서 당신을 받아 먹으라고 간절하게 초대하신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요한 6,53).
  • 1385 우리는 이 초대에 응하기 위해서, 이 위대하고도 거룩한 순간을 위해 우리 자신을 준비하여야 한다. 바오로 사도는 양심 성찰을 권고한다. “부당하게 주님의 빵을 먹거나 그분의 잔을 마시는 자는 주님의 몸과 피에 죄를 짓게 됩니다. 그러니 각 사람은 자신을 돌이켜 보고 나서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셔야 합니다. 주님의 몸을 분별없이 먹고 마시는 자는 자신에 대한 심판을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1코린 11,27-29). 중한 죄를 지었다고 느끼는 사람은 성체를 모시기 전에 고해성사를 받아야 한다.
  • 1386 이 위대한 성사 앞에서 신자는 겸손하게, 열렬한 신앙으로 백인대장의 말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219)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220) 그리고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의 거룩한 전례에서 신자들은 그와 같은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기도한다.
  • 오 하느님의 아드님, 오늘 당신의 신비한 만찬에서 성체를 모시게 해 주소서. 저는 주님의 비밀을 주님의 원수들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며, 주님께 유다의 입맞춤도 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십자가에 달린 강도처럼 그저 주님께 부르짖나이다. “주님, 당신의 나라에서 저를 기억하소서.”(221)
  • 1387 이 성사를 받기 위한 적절한 준비로 신자들은 자신들의 교회가 정한 공복재를 지켜야 한다.(222) 몸가짐(행동, 복장)은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손님이 되시는 그 순간에 걸맞은 존경과 정중함과 기쁨을 나타내야 한다.
  • 1388 신자들이 마음 준비가 되어 있으면,(223) 미사에 참례할 때, 성체를 모시는 것이 성찬례의 의미에 합당한 것이다.(224) 공의회는 “사제의 영성체 후에 신자들이 같은 희생 제사에서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시는 더욱 완전한 미사 참여는 크게 권장된다.”(225) 고 말한다.
  • 1389 교회는 신자들에게 “주일과 축일에 거룩한 전례에 참여”할 의무와,(226) 적어도 일 년에 한 번, 가능한 한 부활 시기에 고해성사로 준비를 하고 성체를 모실(227) 의무를 부과한다. 그러나 교회는 신자들에게 주일과 의무 축일에, 나아가 더 자주, 매일이라도 성체를 모실 것을 간곡히 권고한다.
  • 1390 그리스도께서 성체의 두 가지 형상 안에 각각 성사적으로 현존하시기 때문에, 빵의 형상으로만 하는 영성체로도 성체성사 은총의 모든 열매를 받을 수 있다. 라틴 교회에서는 사목적인 이유로 이것이 가장 일반적인 영성체 방법으로 합법적으로 확립되었다. 그러나 “양형 영성체는 표징이라는 이유에서 가장 완전한 영성체 형태이다. 양형 영성체로써 성찬(聖餐)의 표징이 더욱 완전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228) 이것이 동방 예법의 통상적 영성체 형태이다.
  • 영성체의 효과
  • 1391 영성체는 우리와 그리스도의 일치를 증진시켜 준다.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써 얻는 주요한 효과는 예수 그리스도와 긴밀하게 일치하는 것이다. 실제로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삶의 토대는 성찬의 잔치에 있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요한 6,57).
  • 신자들이 주님의 축일에 성자의 몸을 받을 때, 그들은 천사가 막달라 여자 마리아에게 “그리스도께서는 다시 살아나셨다!” 하고 말했던 것처럼, 생명의 보증을 받았다는 기쁜 소식을 서로 선포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스도를 받아 모시는 사람에게는 생명과 부활이 주어진다.(229)
  • 1392 물질적 양식이 육체에 효과를 가져오는 것처럼, 영성체는 놀라운 방식으로 우리의 영적인 생명에 그 효과를 가져온다. “성령 안에서 생명을 얻고, 또 성령 안에서 생명을 주는”(230)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살을 받아 먹는 영성체는 세례성사 때 받은 은총의 생명을 보존하고 성장시키고 새롭게 한다. 이처럼 그리스도인의 생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죽을 때까지 나그넷길의 양식인 성체로 양분을 받아야 하며, 우리가 죽을 때에는 이 양식을 노자로 받게 된다.
  • 1393 영성체는 우리를 죄에서 떼어 놓는다. 영성체로 받아 모시는 그리스도의 몸은 “우리를 위해 내어 주신” 것이며, 우리가 마시는 피는 “죄를 용서해 주시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신” 것이다. 그러므로 성체성사는 우리를 그리스도와 결합시키는 동시에, 우리가 전에 지은 죄를 정화하고 앞으로 죄를 짓지 않도록 우리를 지켜 준다.
  • 우리는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음을 선포합니다.(231) 우리가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은 곧 죄의 용서를 전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피가 흐를 때마다 그것은 죄의 용서를 위하여 흐르는 것이니, 나는 그리스도께서 늘 내 죄를 용서해 주시도록 언제나 그분을 받아 모셔야 합니다. 늘 죄를 짓는 나는 이 약을 언제나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232)
  • 1394 육체의 음식이 잃어버린 기력을 회복시키듯이, 성체는 일상생활에서 약해져 가는 사랑을 북돋아 준다. 그리고 이처럼 생기를 되찾은 사랑은 소죄를 없애 준다.(233)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자신을 내어 주시어 우리의 사랑을 되살아나게 하시고, 피조물에 대한 그릇된 애착을 끊고 당신 안에 뿌리내리게 하신다.
  •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를 위해 돌아가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도 미사성제 중에 그분의 죽음을 기념할 때, 성령께서 오시어 우리 안에 사랑을 부어 넣어 주시기를 청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그 사랑으로, 우리가 성령의 은총을 받아, 우리에게는 세상이 십자가에 못 박힌 것으로 되고, 우리도 세상에 대해 십자가에 못 박히게 되기를 청합니다.……사랑의 선물을 받은 우리는 죄에 대해서 죽고 하느님을 위해서 삽시다.(234)
  • 1395 성체성사는 우리 안에서 불러일으키는 그 사랑으로 우리를 미래의 죽을죄에서 보호한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생명에 참여하면 할수록, 그리스도와 우정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죽을죄를 지어 그분과 관계를 단절하기는 어렵게 된다. 그러나 성체성사는 죽을죄를 용서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죽을죄의 용서는 오로지 고해성사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다. 성체성사의 특징은 그것이 교회와 완전하게 일치되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성사라는 점이다.
  • 1396 신비체의 일치: 성찬례는 교회를 이룬다. 성체를 받아 모시는 사람들은 그리스도와 더욱 긴밀하게 결합된다. 이로써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신자를 결합시켜 하나의 몸, 곧 교회를 이루신다. 영성체는 세례로써 이미 교회와 이룬 이 결합을 새롭게 하고, 굳건하게 하며, 깊게 한다. 세례 때 우리는 한 몸을 이루라는(235) 부름을 받았다. 성찬례는 이 부름을 이행한다. “우리가 축복하는 그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에 동참하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가 떼는 빵은 그리스도의 몸에 동참하는 것이 아닙니까-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일지라도 한 몸입니다. 우리 모두 한 빵을 함께 나누기 때문입니다”(1코린 10,16-17).
  •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신비체이고 지체라면, 주님의 식탁에 놓여 있는 것은 여러분의 성사이므로 여러분의 성사를 받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받는 것에 대해 “아멘.”(“예, 그렇습니다.”)이라고 대답하고, 거기에 동의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말에 “아멘.”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니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어 그대의 ‘아멘’이 진실한 것이 되게 하십시오.(236)
  • 1397 성체성사는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투신하게 한다. 우리를 위해 내어 주신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참되게 받기 위해서는 그분의 형제들인 가장 가난한 사람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알아보아야 한다.(237)
  • 그대는 주님의 피를 맛보았으면서도 그대의 형제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대는 이 식탁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 사람을 그대의 음식을 함께 나눌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여, 바로 이 식탁 자체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대를 모든 죄에서 구해 주시고 이 식탁에 초대해 주셨습니다. 그런데도 그대는 더 자비로워지지 않았습니다.(238)
  • 1398 성체성사와 그리스도인의 일치. 이 신비의 위대함 앞에서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외친다. “오, 자비의 성사여, 오, 일치의 표징이여, 오, 사랑의 끈이여!”(239) 주님의 식탁에 함께 참여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교회의 분열이 더 고통스럽게 느껴질수록, 주님을 믿는 모든 사람이 완전한 일치를 이루는 날이 다시 오도록 주님께 드리는 기도는 더욱 간절해진다.
  • 1399 가톨릭 교회와 온전하게 일치되어 있지 않은 동방 교회들도 크나큰 사랑으로 성찬례를 거행한다. “동방 교회들은 비록 (가톨릭 교회와) 갈라져 있지만 참된 성사들을 보존하고 있다. 특히 사도 계승의 힘으로 사제직과 성찬례를 지니고 있어 아직도 우리와는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240) 따라서 “적절한 상황에서 교회 권위의 승인을 받아 이루어지는 어떤 성사 교류는 가능할 뿐만 아니라 권장되는 것이다.”(241)
  • 1400 종교 개혁으로 가톨릭 교회에서 갈라져 나간 교단들은 “특히 성품성사의 결여로 성찬 신비 본연의 완전한 실체를 보존하지 못하였다.”(242) 이러한 이유로 가톨릭 교회는 이들 교단들과 성찬례 공동 거행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교단들도 “거룩한 만찬에서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고, 그리스도와 친교를 이루는 삶을 상징한다고 고백하며,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재림을 기다리고 있다.”(243)
  • 1401 교구장의 판단에 따라 절박한 필요성이 생겼을 때, 가톨릭 성직자들은 가톨릭 교회와 온전한 일치를 이루고 있지 않은 다른 그리스도인들에게 성사(성체성사, 고해성사, 병자성사)를 베풀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자진하여 성사를 청해야 한다. 곧 이 성사들에 대하여 가톨릭적 신앙을 표명하고 올바른 마음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