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 부 그리스도인의 삶과 기도
- 제2부 주님의 기도 “우리 아버지”
- 제 2 장 기도의 전통
- 제3절 기도의 길잡이
제 1 부 그리스도인의 삶과 기도
- 수많은 증인들
- 2683 우리보다 앞서 하늘 나라에 들어간 증인들,(30) 특별히 교회가 ‘성인’으로 인정하는 이들은 그들의 모범적인 삶과, 전해 오는 그들의 글 그리고 그들의 기도를 통해서 오늘도 살아 있는 기도의 전통에 참여하고 있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고, 하느님을 찬양하며, 지상에 남아 있는 이들을 끊임없이 돌보아 준다. 그들은 주님의 “기쁨”에 동참하여, “많은 일들을” 맡게 되었다.(31) 그들의 전구는 하느님 계획을 성취하기 위한 그들의 봉사 중 가장 고귀한 것이다. 우리는 우리와 온 세상을 위해 전구해 주도록 그들에게 기도할 수 있으며 또 해야 한다.
- 2684 교회의 역사가 흐르는 동안, 모든 성인의 통공 안에서 다양한 영성이 발전되어 왔다. 마치 엘리야의 “정신”이 엘리사와(32) 세례자 요한에게 전해졌던 것처럼,(33)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증언하는 개인의 특은이 전달되어, 몇몇 제자들이 그 정신을 나누어 받을 수 있게 되었다.(34) 어떤 영성은 전례적이며 신학적인 여러 흐름들이 만나는 합류점에서 형성되는 한편, 신앙이 인간 사회와 그 역사 안에 정착하였음을 입증해 준다. 그리스도교의 갖가지 영성은 기도의 살아 있는 전통에 참여하는 것이며, 신자들에게는 필수적인 안내자이다. 이 영성은, 그 풍부한 다양성을 통해서, 순수하고 유일한 성령의 빛을 반영한다.
- “성령은 참으로 성인들의 처소이다. 성인 또한 하느님을 모시고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바쳤기에 성령께서 거처하실 만한 처소이니, 그러므로 성인을 성령의 성전이라고 부릅니다.”(35)
- 기도의 봉사자들
- 2685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기도를 가르치는 첫째 장소이다. 혼인성사 위에 세워진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가정 교회’이다. 바로 거기서 하느님의 자녀들은 ‘교회로서’ 끊임없이 기도하는 법을 배운다. 특히 어린이에게는 가정에서 날마다 바치는 기도가, 성령께서 끊임없이 일깨워 주시는 교회의 살아 있는 기억을 처음으로 증언해 주는 것이다.
- 2686 서품된 봉사자들도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가 된 신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칠 의무를 지고 있다. 착한 목자의 종들인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을 기도가 솟아나는 샘으로, 곧 하느님 말씀, 전례, 하느님을 향한 삶, 구체적 상황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오늘’로(36) 인도하기 위하여 서품된 사람들이다.
- 2687 수많은 수도자들이 그들의 전 생애를 기도하는 데에 바쳤다. 이집트 광야에서, 많은 은수자들과 남녀 수도자들이 하느님을 찬양하고 백성을 위해 전구하고자 일생을 보냈다. 봉헌 생활은 기도하지 않고는 유지되거나 확산되지 못한다. 기도는 교회 안에서 관상 생활과 영성 생활이 솟아나는 원천 중 하나이다.
- 2688 어린이들과 젊은이들과 어른들을 위한 교리 교육의 목표는 개인 기도 중에 하느님 말씀을 묵상하고, 전례 기도 중에 하느님의 말씀을 현재 상황과 연결시키며, 또한 그 말씀을 항상 내면화하여 새로운 삶 안에서 열매를 맺도록 하는 데에 있다. 교리 교육은 대중 신심을 잘 검토하여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37) 기본적인 기도문을 암기시키는 것은 기도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기초를 닦는 일이다. 그러나 그 기도문의 의미를 음미하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38)
- 2689 ‘기도 모임’, 또는 ‘기도 학교’가 이 시대에 그리스도교적 기도의 진정한 원천에서 물을 길어 낸다면, 교회 안에서 기도를 쇄신시키는 징표와 자극제가 될 것이다. 친교에 대한 열망은 교회 안에 참다운 기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징표이다.
- 2690 성령께서는 기도라는 공동선을 위해 일부 신자들에게 지혜와 믿음과 식별의 은총을 주신다(영적 지도). 그러한 은총을 받은 남녀 신자들이 곧 기도의 살아 있는 전통을 위한 참다운 봉사자들이다.
- 그러므로, 십자가의 요한 성인이 권고하는 바와 같이, 완덕의 길로 나아가려고 하는 사람은 “누구의 손에 자신을 맡길 것인지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 스승에 그 제자,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기 때문이다.” 십자가의 요한 성인은 덧붙인다. “지도자는 지혜롭고 현명할 뿐 아니라, 경험도 풍부해야 한다.……만일 지도자가 순수하고 참된 영성 생활의 경험이 없다면, 하느님께서 맡기시는 영혼들을 영성 생활로 인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지도 못할 것이다.”(39)
- 기도에 적합한 장소
- 2691 하느님의 집인 성당은 본당 공동체가 바치는 전례 기도에 적합한 곳이다. 본당은 또한 성체 안에 실제로 현존해 계시는 그리스도를 흠숭하기에 가장 알맞은 장소이기도 하다. 적합한 장소의 선택은 진실한 기도와 무관하지 않다.
- - 개인 기도를 드리기 위한 장소로는, 우리 아버지 앞에서 ‘은밀하게’ 머무르기 위해,(40) 성경과 성화들이 비치되어 있는 ‘기도의 골방’이 적합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의 가정에서는, 기도를 드리는 이러한 조그만 공간이 가족의 공동 기도를 촉진시켜 준다.
- - 수도원이 있는 지역의 경우에, 수도 공동체는 신자들과 함께 성무일도를 드리도록 노력하며, 더욱 열렬한 개인 기도를 위해 필요한 은거를 유지해야 할 소명이 있다.(41)
- - 순례는 지상에서 하늘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여정을 상기시켜 준다. 전통적으로 순례는 기도를 쇄신하게 하는 매우 좋은 기회로 간주되어 왔다. 자신들의 살아 있는 샘을 찾는 순례자에게 성지는, 그들이 ‘교회로서’ 그리스도교 기도를 체험하는 특별한 곳이다.
- 간추림
- 2692 지상에서 순례하고 있는 교회는 기도를 통하여 성인들이 드리는 기도에 결합되며, 교회는 이 성인들에게 전구를 청한다.
- 2693 그리스도교의 다양한 영성은, 기도의 살아 있는 전통에 참여하며, 영성 생활을 위한 매우 소중한 길잡이이다.
- 2694 그리스도인 가정은 기도를 가르치는 첫 번째 장소이다.
- 2695 서품된 봉사자들, 봉헌 생활, 교리 교육, 기도 모임, ‘영성 지도’ 등은 교회 안에서 기도하는 데 도움을 준다.
- 2696 기도를 드리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는 개인이나 가정의 기도실, 수도원, 순례 성지들이고, 특히 성당은 본당 공동체가 드리는 전례 기도를 위한 고유한 장소이며, 성체 조배를 위해서 가장 알맞은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