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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두가지 질문(하느님의 아들과 대사제) 카테고리 | 성경
작성자안승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15 조회수496 추천수0 신고

2) 그리스도의 대사제직은 옛 대사제직과 비교하여 어떻게 다른가?

 

   유대인들의 법규에 따라 모든 제관은 레위 가문 출신이어야 했다(에즈 2,61-63; 느헤 7,63-65; 출애 28,1 이하; 민수 3,10 참조). 그런데 예수께서는 제관직을 혈통으로 이어받는 레위인들과는 거리가 먼 유다 지파의 후손이시다(마태 1,1.2; 루가 3,33; 묵시 5,5; 창세 49,10 참조). 유다 지파 출신이 제단에 봉사하였다는 기록은 없다. 창세기 14,17-20에서 전하듯이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을 축복해 주고 그로부터 전리품의 십분의 일을 받는 등 제관으로서의 직무와 권리를 행사하였다(7,1-2). 그런데 창세기 14장에서는 멜기세덱의 기원이나 가문에 대하여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저자는 당대의 관념에 따라 혈통이나 족보에 대한 침묵을 인간적이고 지상적인 제도나 요소를 초월한 천상적이고 영원한 존재를 암시하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므로 멜기세덱은 레위 가문에 속하지 않은 불법적인 제관이 아니라, 하느님의 아들을 닮아 하느님 자신이 친히 임명하신 천상적인 영원한 제관이라는 것이다. 멜기세덱은 이렇게 가문이나 시간이나 죽음 등의 제한을 받지 않은 초월적인 제관이라는 점에서 부활하시어 영원한 대사제가 되신 그리스도의 예형이 된다(7,8.5-17 참조). 레위 제관직의 특징은 육적 규정의 법에 따라 구성되는데, 이것은 인간 혈통을 따지는 족보 규정에 매여 있고 시한적이며 불완전하다. 반면에 그리스도의 제관직은 영원히 살아 계신 하느님의 능력과 영원한 하느님 생명의 힘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영구적이고 완전하다.

   레위 제관들은 율법의 규정에 따라 임명되었으며 그들의 제관직에 관한 하느님의 맹세는 성서 어느 곳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옛 제관직은 어디까지나 임시로 설정된 불완전한 제도였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제관직은 시편 110,4가 증언하듯이 결코 취소하거나 후회하지 않는 하느님의 맹세로 이루어진 영구적인 제도이다(7,20-22).

   또한 레위 제관들은 죽기 때문에 그들의 제관직은 그 후손들이 계속해서 이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잠정적이고 많은 사람으로 이어지는 제관직은 구원에 완전하게 기여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제관직은 유일하고 영구적이다. 그분은 영원히 살아 계시기 때문에 그 제관직도 죽음으로 바뀌지 않는 종말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7,23-25).

   구약의 대사제는 거룩하고 무죄하며 순결하신 하느님께 예배를 드리고 그분께 가까이 나아가는 임무를 맡았기 때문에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누구보다도 순결하고 거룩하여야 했다(출애 30,19-21; 레위 10장; 21장; 22,2-9 참조). 구약의 여러 제사 예식은 성화를 위한 방법이었고, 제사 예식들의 기본적 성격은 사람, 장소, 시간, 제물 등에 있어서 분리의 방법이었다. 경신례에 있어서 거룩함에 대한 이러한 강조로 인해 구약의 대사제는 죄인에 대한 동정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출애 32,25-29; 민수 25,6-14). 그런데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사정을 몰라주시는 분이 아니셨으므로, 구약의 대사제처럼 성(聖)과 속(俗)을 구별하여 분리하시지 않고 죄인들에 대한 연민과 동정심을 표현하셨으며, 그들과 함께 하는 연대성과 참여를 강조하셨다.

   레위 대사제들은 반복하여 속죄의 제사를 드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서 자신을 제물로 바치심으로써 제관이자 동시에 제물이 되시어 단 한 번에 완전한 속죄의 제사를 드리셨다. 그리스도께서 드리신 단 한 번의 제사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충족시키는 완전한 제사였다. 그분께서 단 한 번 자신을 바치신 궁극적인 제사를 통해 온 인류는 완전히 속죄되었고, 따라서 그분은 구약의 대제관들처럼 날마다 자신과 백성들을 위한 제사를 되풀이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레위 대사제들은 대속죄의 날에 먼저 황소를 죽여 그 피로 자기와 자기 집안의 죄를 벗기는 예식을 거행하였고(레위 16,11-14), 그 다음에 숫염소를 죽여 그 피로 백성이 지은 죄를 벗기는 예식을 거행하였다(레위 16,15-16).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짐승의 피를 바쳐 속죄의 제사를 바치신 것이 아니라 죄가 없으셨지만 자신이 제물이 되시어 당신 자신의 피로 한 번이자 영원히(7,27; 10,12) 속죄의 제사를 바치시고 완전하고 영원한 구원을 마련하셨다.

 

신학과 4학년 2학기 가톨릭 서간 과목

저의 레포트의 일부를 옮겨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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