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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사람의 아들에 거스러는 말을 한 자는 용서받을 수 있다? 카테고리 | 성경
작성자이성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03 조회수628 추천수0 신고

아래 내용은 부산교구 박상대신부님의 강론(루카 12,8~12)입니다.

참조하시어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오늘도 주님 말씀과 함께하는 은총 가득한 좋은 하루되세요.

 

 

예수님을 모독해도 그 죄는 용서받을 수 있지만, 성령을 모독하는 죄는 용서받지 못한다는

오늘 복음 말씀은 참으로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도대체 성령께서는 어떤 분이시기에 그분께 잘못한 것은 용서받지 못하는 것입니까?

성령께서는 희망이십니다. 희망을 거스르는 죄는 절망입니다. 하느님께 절망하는 자는 하느님께서도 어쩔 수 없으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반대로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어떤 죄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말씀도 됩니다.

성령을 모독하지 맙시다. 희망을 거스르지 맙시다.

하느님께서는 용서를 청하면 언제나 용서해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유산을 물려받아 모두 탕진한 둘째 아들이 돌아오기를 날마다 동네 어귀에서 기다리시는

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복음선포와 성령의 활동



바로 앞절 루카 12,1~7에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포함한 많은 군중을 향하여

 

첫째, 바리사이들의 누룩을 조심할 것,

둘째, 하늘 아래 세상에서 감추어진 것이라고는 없으므로 예수님의 복음선포가 언젠가는

        세상 천지에 알려질 것, 그리고

셋째,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해야 할 분은 영(靈)과 육(肉)의 세계를 모두 다스리시는 하느님이심을

        가르쳐 주셨다.

 

오늘 복음은 서로 관계가 없어 보이는 세 가지의 단절어를 전해주고 있다.

첫째는 세상에서 예수를 안다고 증언하는 사람은 예수께서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해 주실 것이나, 모른다고 하면 예수께서도 모른다고 증언하실 것이라는

      종말론적 동태(同態) 보상률에 관한 말씀이다.(8-9절) 좀 인색하게 들리겠지만 누구든지

      예수를 위해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다.

둘째는 사람의 아들을 거역한 죄는 용서받지만 성령을 모독한 죄는 용서받을 수 없다는

      단호한 말씀이다.(10절)

셋째는 박해하는 자들 앞에서 항변할 언변을 성령께서 일러주신다는 말씀이다.(11-12절)



자세히 살펴보면 오늘 복음의 세 가지 단절어는 어제 복음의 두 번째 가르침에 해당하는 복음선포와

관련이 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성령의 활동과 복음선포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시대에는 예수님 스스로 하늘나라가 도래했다는 기쁜 소식을 선포하셨다.

이 복음선포에는 예수님의 기적적인 활동도 포함된다. 아직은 베일에 가려 있지만,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아버지의 우편에 앉아 아버지와 함께 세상에 성령을 보내주실 것이다.

하느님 성령은 성자의 구원사업을 오직 교회와 그 구성원을 통하여 계속하실 것이고 미구(未久)에는

완성하실 것이다. 따라서 성령 하느님의 활동은 복음선포와 선포자 활동의 내적 원리이다.

요한복음이 성령 하느님을 선포되는 복음의 핵심인 ‘진리’의 성령이요, 복음선포자의 내적 ‘협조자’로

계시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요한 14,15-17; 15,26-27; 16,7-16) 요한복음의 이 대목들과

마태오복음의 관련대목(마태 10,17-33)을 잘 읽어보면 오늘 복음에 관한 의문의 반 이상은 해결된다.

남은 문제는 사람의 아들을 거역한 죄는 용서받지만 성령을 모독한 죄는 용서받을 수 없다는 단호한 말씀이다.(10절) 이 단절어는 마태오복음과 마르코복음에도 똑같이 발견된다. 그러나 문맥상 다른 곳에 배치되어 있고, 좀 다른 의미로 언급되어 있다. 두 복음사가는 예수께서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적수들의 모함에 대적하는 의미로 용서받지 못할 성령께 대한 독성죄를 보도하고 있다.(마태 12,24; 마르 3,22) 실제로 마르코는 예수께서 “나는 분명히 말한다.

사람들이 어떤 죄를 짓든 입으로 어떤 욕설을 하든, 그것은 다 용서받을 수 있으나, 성령을 모독하는

사람은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것이며 그 죄는 영원히 벗어날 길이 없을 것이다.”고 말씀하셨으며,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신 것은 사람들이 예수를 더러운 악령에 사로잡혔다고 비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마르 3,28-30) 마태오는 여기에 ‘인자를 거역하여 죄를 범한 사람은 용서받을 수 있으나,

성령을 거슬러 범한 독성죄는 현세에서도 내세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임을 덧붙였다.(마태 12,32)

왜 루가복음사가는 성령 독성죄에 관한 말씀을 오늘 복음에 배치해 놓았을까?

그 이유는 다시금 ‘복음선포와 성령 하느님의 활동’ 안에서 발견된다.

많은 사람들, 특히 유대인들은 하느님나라에 관한 원초적인 복음선포자인 예수님을 거역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그들은 예수님을 죽이기까지 했다. 하느님을 죽인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 예수는 죽음으로부터 다시 살아나셨다.

하느님은 영과 육의 모든 세계를 지배하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 성령강림사건은 이 땅에 성령 하느님의 시대를 열었다.

따라서 이제는 하느님 아버지와 성자의 세상에 대한 모든 활동은 진리이시며 협조자이신

성령 하느님의 활동으로 계속되며, 그 주된 활동이 바로 세상 끝까지를 향한 복음선포인 것이다.

성자는 비록 세상의 손에 죽었다.

세상이 계속해서 복음선포자를 죽일 수는 있어도 더 이상 하느님을 죽일 수는 없다.

세상이 할 일은 복음선포자가 성령과 함께 전하는 복음을 받아들이든지 않든지 하는 것이다.

이 때 세상은 수용과 거부의 자유를 가진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세상이 복음을 수용하는 행위는 성령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복음을 거부하는 행위는 곧 성령을 거역하는 것임을 아는 것이다.

그렇다고 교회나 우리가 복음을 거부하는 사람을 두고 성령모독죄를 운운할 자격을 가진 것은 아니다. 아무에게도 그런 권한은 없다.

오직 인자(人子)만이 유죄와 무죄를 선언할 것이며, 그분만이 구원의 가부(可否)를 판가름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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