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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0답] 급히 구운 빵, 부패의 상징... 카테고리 | 성경
작성자성서와함께 쪽지 캡슐 작성일1999-06-12 조회수4,321 추천수2

급히 구운 빵

누룩 없는 빵은 특정한 빵은 아니었습니다.

롯이 낯선 손님을 대접한 빵(창세 19,3),

판관 기도온이 야훼의 천사를 대접한 빵(판관 6,19-22),

엔도르의 무당이 사울 왕에게 차려 준 빵(1사무 28,24)

모두 누룩 없는 빵이었습니다.

즉 누룩 없는 빵은

누룩 넣을 사이도 없이 갑작스럽게 방문한 손님을

대접하는 데 쓰인 빵이라 하겠습니다.

이집트를 탈출하기 전에 먹은 빵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오늘날까지

과월절 축제 때 이 누룩 없는 빵을 먹으며

이집트 종살이에서 쫓기듯 탈출한 것을 기억하고 있지요.

 

"그들은 빵 반죽이 부풀기도 전에

그릇째 옷에 싸서 어깨에 둘러 메고 나섰다"(출애 12,34).

"그들은 에집트에서 가지고 나온

누룩 없는 빵 반죽으로 과자를 구워야 했다.

에집트에서 경황없이 나오느라고

먹을 것을 미처 장만하지 못했던 것이다"(출애 12,39).

"그(과월절) 후 이렛 동안도

누룩이 들지 않은 쓴 떡을 먹어야 한다.

너희는 에집트 땅에서 쫓기듯이 나왔는데,

그렇게 하여 에집트에서 나올 때의 일을

평생 기억하게 될 것이다"(신명 16,3).

 

누룩이란?

일반적으로 누룩은 주로 밀로 만들지만,

보리, 옥수수, 콩 등

곡류나 밀기울, 쌀겨 등을 물에 담근 후 쪄서

거기에 누룩곰팡이를 번식시긴

발효제 덩이를 말합니다.

이 누룩 자체는 먹을 수 없지만

누룩 성분 속에 든 여러 효소 작용을 이용해서

술이나 엿, 간장, 된장을 만들곤 하지요.

 

부패와 타락의 상징?

그런데 이러한 효소의 분해 및 발효 과정은

물질이 썩는 것으로 이해되었고,

따라서 부패와 타락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런 이유로 해서

인간과 하느님이 화해하고

인간의 영성을 드높이는 거룩한 제사의식에는

누룩이 들어가지 않은 빵을 사용했던 것입니다.

다만 사제나 봉헌자의 몫이 되는 일부 제물에는

누룩 넣은 빵도 허용되었지요(레위 6,9-10; 23,17-20).

 

후대로 가면서

이스라엘의 해방을 기리고

하느님과의 관계를 갱신하는 주요 행사인 과월절 의식에

쓰이는 이 누룩 없는 빵에는 이러한 의미까지 첨가되었습니다.

즉, 급히 탈출하게 되었던 상황을 기억할 뿐 아니라

도덕적 타락을 뜻하는 누룩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하느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인간 안에서 끊임없이 악한 행위를 하도록

부추기고 꼬드기는 충동이나 요인을 누룩이라 표현한 것은

신약의 예수님의 말씀과 바울로 사도의 말씀에서도 나타납니다.

"여러분은 바리사이들과 사두가이들의 누룩을

주의하고 경계하시오"(마태 16,6; 마르 8,15; 루가 12,1).

"우리는 묵은 누룩을 쓰지 말고

곧 비행과 악습의 누룩을 쓰지 말고,

순결과 진실이라는 누룩 없는 빵을 가지고

축제를 지냅시다"(1고린 5,8; 참조 갈라 5,9).

 

위의 내용은 도서출판 성서와함께에서 발행한

<어서 가거라> - 성서가족을 위한 출애굽기 해설서,

176-178쪽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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