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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성서의 해: 마르코 복음서 (1) 최초의 복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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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30 조회수179 추천수0

[2020년 사목교서 ‘성서의 해 II’ 특집] 마르코 복음서 I – ‘최초’의 복음서

 

 

네 복음서 중에 두 번째로 등장하는 마르코 복음서는 불과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교회 내에서 그리 좋은 대접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일단 분량이 많지 않고, 내용도 풍요롭지 못한 데다가 몇몇 이야기들은 다소 거칠고 투박하게 예수님과 제자들을 묘사하기 때문에, 초대 교회 시절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이 복음서를 비교적 덜 중요하게 취급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18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공관(共觀) 복음서 연구를 통해서 마르코 복음서가 가장 먼저 작성되었음이 밝혀지고, 또 마태오와 루카 저자가 마르코 복음서를 토대로 자신들의 복음서를 저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복음서의 위상은 한층 높아지게 됩니다. 예수님의 다양한 행적과 가르침을 연대기적 순서에 따라 하나의 이야기 형태로 엮어낸 최초의 복음서인 마르코 복음서는 다른 복음서들의 형성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 역사와 신학적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새로운 평가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죠.

 

그렇다면 이 복음서의 저자는 누구일까요? 복음서 본문에서는 저자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교회의 오랜 전통은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마르코”라는 인물을 저자로 지목합니다. 사도행전(12,12.25; 15,37; 15,39)과 바오로 서간(필레 24; 콜로 4,10; 2티모 4,11), 그리고 베드로 1서(5,13)는 마르코라는 인물을 언급하는데, 만약 이들이 모두 같은 인물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그는 예루살렘 출신으로 베드로의 통역관이자 바오로 사도의 선교 활동을 도운 협력자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마르코가 지금의 복음서를 기록했다는 데에 회의적입니다. 오늘날의 마르코 복음서 연구에서는 역사상 실제 저자가 누구였는지에 대한 관심보다는, 복음서 본문의 내용을 통해 드러나는 저자의 모습에 더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리스어로 복음을 기술한 저자는 아람어나 히브리어가 등장할 경우에, 항상 그리스어로 다시 번역을 해주고(마르 3,17; 5,41; 7,11.34; 14,36; 15,34), 또 이방인에게 생소했을 법한 유다인들의 풍습을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7,3-4; 14,12; 15,42).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마르코 저자는 디아스포라 출신의 유다계 그리스도인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마도 그는 로마에서 기원전 70년경에, 유다인의 풍습과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이방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공동체를 위하여 복음서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마르코 복음에서 “갈릴래아”와 “예루살렘”은 예수님께서 활동하신 두 개의 주요 지역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기준으로 복음서를 전반부(1-10장)와 후반부(11-16장)로 간단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둘로 나누기보다 셋으로 구분하는 것이 마르코 복음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갈릴래아”에서의 예수님(1,1-8,26); 2.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의 예수님(8,27-10,52); 3. “예루살렘”에서의 예수님(11,1-16,8).

 

첫 번째(“갈릴래아”) 부분과 세 번째(“예루살렘”) 부분은 두 번째(“길”) 부분을 중심으로 대칭적인 구조를 형성하면서 서로가 대조를 이루는 내용을 전합니다. 갈릴래아에서의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권위 있는 가르침을 주시고, 병든 이들을 치유하시고, 악령들을 쫓아내시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항상 많은 군중을 몰고 다니십니다. 반면에 예루살렘에서는 예수님을 따르던 무리들이 점점 흩어지게 됩니다. 결정적인 수난의 시간이 다가오자 늘 함께하던 제자들마저 예수님을 버리고 모두 달아나 버립니다. 그리고 돌변한 군중들의 함성과 모욕 속에서 예수님께서는 비참하게 십자가 죽음을 맞이하십니다. 첫째와 셋째 부분 사이에 위치한 “길” 단락은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단락으로,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갈릴래아를 떠나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첫째와 셋째 부분에서 예수님을 둘러싼 이들이 그에게 호의적인 군중이거나 아니면 그의 적대자들이었다면, 중간 부분에서는 제자들이 이야기의 중심에 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길을 걸으시며 당신을 따라 제자들이 예루살렘으로 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끊임없이 설명하십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구성을 통해서 저자는 어떤 예수님의 모습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마르코 복음서가 그리는 “메시아”의 모습을 다음 주에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20년 6월 28일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인천주보 3면, 정천 사도 요한 신부(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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