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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사도행전 이야기5: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사도 2,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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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04 조회수2,025 추천수0

[이창훈 위원의 사도행전 이야기] (5)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사도 2,14-36)


성령의 힘으로 그리스도 증언한 베드로

 

 

성령의 힘을 가득 받은 베드로는 유다인들 앞에서 “여러분이 죽인 예수님을 하느님께서 주님과 메시아로 삼으셨다”고 용기있게 설파한다. 그림은 프라 안젤리코(1395~1455)의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

 

 

사도들을 비롯한 첫 제자들에게 성령이 내려 그들이 모두 다른 언어로 말하는 것을 본 유다인들은 신기하고 놀랍게 여기지만 더러는 새 포도주에 취했다고 빈정댑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열한 사도와 함께 일어나서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먼저 베드로는 이 이상한 일이 구약 예언의 성취임을 이야기합니다.(2,14-21) 다음으로 다윗을 인용하면서 이 예언이 예수 그리스도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제시합니다.(2,22-36)

 

 

예언의 성취(2,14-21)

 

베드로 사도는 먼저 서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이 아침 아홉 시”임을 들어 이들이 술에 취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합니다. 오히려 이 일은 요엘 예언자의 예언이 성취된 것이라면서 구약성경 요엘서 3장 1-5절을 인용합니다. 

 

요엘은 기원전 400년 전후에 활동했던 예언자로, 당시에 메뚜기떼로 엄청난 재앙을 겪는 이스라엘에 단식과 참회를 촉구합니다. 그래야 하느님께서 속마음을 보시고 재앙을 멈추게 하시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주님의 날인 마지막 날, 곧 종말의 날을 이렇게 예언하지요. “그런 다음에 나는 모든 사람에게 내 영을 부어주리라. 그리하여 너희 아들 딸들은 예언을 하고 노인들은 꿈을 꾸며 젊은이들은 환시를 보리라. 그날에 남종들과 여종들에게도 내 영을 부어주리라. 내가 하늘과 땅에 징조를 보여주리니 곧 피와 불과 연기 기둥이다. 그 크고 두려운 주님의 날이 오기 전에 해는 어둠으로, 달은 피로 바뀌리라. 그때에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으리라.”(요엘 3,1-5)

 

베드로 사도는 요엘서의 이 말씀을 인용하면서 지금 일어난 이 일이 하느님의 영 곧 성령을 받아서 이루어진 일임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베드로의 말을 듣는 이들은 지금이 바로 종말의 때이자 구원의 때임임을 알아들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모두 “독실한 유다인들”(2,5)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에게서 실현된 예언(2,22-36)

 

베드로 사도는 이제 요엘 예언자의 예언과 예수님을 결부시킵니다. 우선 나자렛 사람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여러 기적과 이적과 표징으로 여러분에게 확인해 주신 분”(2,22ㄴ)이라는 것입니다. 무엇을 확인했다는 것인지 이 말 자체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어 오는 “하느님께서 그분을 통해서 여러분 가운데서 그것들을 일으키셨습니다”(2,22ㄷ)라는 말은 ‘확인했다’는 의미를 좀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말하자면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해 여러 이적과 기적과 표징을 일으시키심으로써 예수님이 바로 하느님에게서 오신 분,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 하느님의 사람임을 확인해 주셨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베드로가 하는 그다음 말은 알쏭달쏭합니다. “하느님께서 미리 정하신 계획과 예지에 따라 여러분에게 넘겨지신 그분을, 여러분은 무법자의 손을 빌려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2,23) 베드로의 이 말은 유다인들이 “무법자” 곧 율법을 모르는 이교인의 손을 빌려, 말하자면 로마 총독과 군사들의 손일 빌려 예수님을 죽였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베드로는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탓이 유다인에게 있음을 분명히 합니다. 그러면서도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의 손에 넘겨지신 것은 “하느님께서 미리 정하신 계획과 예지”에 따른 것이라고 하니 쉽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계획과 예지가 강조되면 예수님의 죽음도 유다인들의 탓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따른 것이라는 이른바 ‘예정설’을 따르는 것이 되고 맙니다. 반면에 예수님을 죽게 한 유다인들의 책임이 강조되면 “하느님께서 미리 정하신 계획과 예지에 따라”라는 말은 빈말이 되고 맙니다.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은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섭리 안에 있지만, 사람은 또한 자기가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지요. 

 

그런데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그다음 말입니다. 베드로는 다윗 왕과 다윗 왕이 노래한 시편을 인용하여 다소 길게 이야기하는데(2,25-31. 34-35), 핵심은 분명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이미 다윗 왕이 시편 노래를 통해서 예언한 대로라는 것입니다. 유다인들에게 다윗 왕은 우리에게 세종 임금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더 친숙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독실한 유다인이라면 베드로가 인용한 시편 내용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베드로는 다윗 왕을 인용해서 예수님의 부활이 다윗 왕이 시편으로 노래한 예언의 성취임을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베드로는 “이 예수님을 하느님께서 다시 살리셨고 우리는 모두 그 증인”이라고 설파합니다. 그러면서 일부 유다인들이 새 포도주에 취했다고 여기는 이 이상한 현상이 부활하시어 하느님의 영광에 드신 예수님께서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성령을 부어주신 결과라고 설명합니다.(2,33-35)

 

베드로는 오순절 설교를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온 집안은 분명히 알아두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님을 주님과 메시아로 삼으셨습니다.”(2,36) 베드로는 예수님 생전에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하는 물음에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루카 9,20) 예수님께서 붙잡히셨을 때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했던 했던 제자 베드로는 이제 성령을 가득히 받고는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을 주님이요 메시아 곧 그리스도라고 당당하게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 정리

 

1. 우리가 새 포도주에 취한 것이 아니라 요엘 예언자의 예언대로 된 것이다.

2. 그 예언은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게서 실현됐다. 여러분은 그분을 죽였지만, 하느님께서는 다시 살리셨다. 

3. 우리는 모두 예수님 부활의 증인이다. 

4. 예수님께서는 약속하신 성령을 우리에게 부어주셨고, 여러분은 그 현장을 보고 있는 것이다. 

5. 하느님께서는 그 예수님을 주님이요 메시아로 삼으셨음을 여러분은 분명히 알아라.

 

 

생각해봅시다

 

1.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는 듣는 사람들이 모두 쉽게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은 독실한 유다인들이었기에 요엘 예언자와 다윗 왕을 인용한 베드로의 설교가 낯설지 않았음이 분명합니다. 

 

2. 베드로는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님을 따랐기 때문에 그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3. 어부 출신인 베드로가 오순절에 예루살렘에 있던 독실한 유다인들에게 확신에 차서 설교할 수 있었던 것은 성령의 능력에 힘입어서입니다. 

 

이 세 가지는 복음을 선포할 때 지녀야 할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또는 갖추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줍니다. 

 

첫째, 듣는 사람들에게 친숙한 용어와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우리가 선포하는 복음 메시지의 핵심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셋째, 우리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에 힘입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성령의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2월 3일, 이창훈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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