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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사도행전 이야기42: 예루살렘 사도 회의(사도 1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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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12-10 조회수357 추천수0

[이창훈 소장의 사도행전 이야기] (42) 예루살렘 사도 회의(사도 15,1-21)


“할례와 율법 준수가 아닌 믿음으로 구원 받아야”

 

 

예루살렘 사도 회의는 유다인이 아닌 다른 민족들에 대한 선교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이룬다. 사진은 교회 쇄신과 현대화를 기치로 1962~1965년에 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체 회의 장면.



사도행전 저자 루카는 바오로와 바르나바 일행의 1차 선교 여행에 이어 예루살렘에서 열린 사도들의 회의에 관해 전합니다. 이 예루살렘 사도 회의는 하느님께서 “믿음의 문을 열어 주신”(14,27) 이방 민족들에 대한 선교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됩니다. 그 내용을 살펴봅니다.

 

 

충돌(15,1-6)

 

유다에서 어떤 사람들이 안티오키아 교회로 내려와 “모세의 관습에 따라 할례를 받지 않으면 여러분은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고 가르치는 바람에 바오로와 바르나바 두 사람과 그 사람들 사이에 적지 않은 분쟁과 논란이 일어납니다.(15,1-2ㄱ)

 

유다에서 내려온 이 사람들은 유다교에서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유다인들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유다교의 전통과 규범을 그대로 준수하고자 했습니다. 할례도 그 하나로 그들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의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안티오키아 교회의 파견을 받아 위험을 무릅쓰고 수천㎞를 다니며 복음을 선포하면서 “하느님께서… 다른 민족들에게도 믿음의 문을 열어 주신 것”(14,27)을 몸소 경험한 바오로와 바르나바에게는 이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의 주장이 얼토당토 않았습니다. 분쟁과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지요.

 

문제가 시끄러워지자 안티오키아 교회는 바오로와 바르나바 그리고 신자 몇 사람을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과 원로들에게 보내 자문을 구하도록 합니다. 이들은 페니키아와 사마리아를 거쳐 가면서 그곳의 형제들 곧 그리스도인들에게 다른 민족들이 하느님을 받아들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에 도착해서는 사도들과 원로들에게 “하느님께서 자기들에게 해주신 모든 일을” 보고합니다.(15,2ㄴ-4)

 

그런데 문제가 불거집니다. 바리사이파에 속했다가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 몇이 나서서 하느님을 받아들인 이민족들에게 “할례를 베풀고 또 모세의 율법을 지키라고 명령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사도들과 원로들이 이 문제를 검토하려고 모입니다.(15,5-6)

 

 

베드로의 발언(15,7-12)

 

논란 끝에 베드로가 일어나 말합니다. 베드로는 먼저 자신의 선교 체험을 이야기합니다. “형제 여러분, 다른 민족들도 내 입을 통하여 복음의 말씀을 들어 믿게 하시려고 하느님께서 일찍이 여러분 가운데에서 나를 뽑으신 사실을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하신 것처럼 그들에게도 성령을 주시어 그들을 인정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믿음으로 그들의 마음을 정화하시어, 우리와 그들 사이에 아무런 차별도 두지 않으셨습니다.”(15,7-9)

 

베드로의 이 말은 베드로가 환시를 보고 카이사리아에 있는 이방인 백인대장 코르넬리오를 찾아가 그 집에서 설교하자 말씀을 듣던 사람들에게 성령이 내리고 그들이 모두 세례를 받은 일(10,9-48)을 가리킵니다.

 

그런 다음에 할례를 비롯해 모세 율법 준수를 둘러싼 자신의 생각을 베드로는 이렇게 밝힙니다. “지금 여러분은 왜 우리 조상들도 우리도 다 감당할 수 없던 멍에를 형제들의 목에 씌워 하느님을 시험하는 것입니까? 우리는 그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주 예수님의 은총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믿습니다.”(15,10-11)

 

베드로는 이 말로써 이방인이나 유다인이나 할 것 없이 이제는 할례와 율법 준수를 통해서가 아니라 예수님께 대한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것을 표현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주님께서 보여주신 환시와 또 이방인인 코르넬리우스 집안의 개종에 대한 베드로 자신의 선교 체험에서 나온 확신이었습니다.

 

베드로의 말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잠잠해지자 바오로와 바르나바가 자신들이 한 선교 체험을 통해 하느님께서 다른 민족들에게 믿음의 문을 열어 주신 일을 말합니다.(15,12) 두 사람의 말은 베드로의 말을 뒷받침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야고보의 대안(15,13-21)

 

두 사람이 말을 마치자 이번에는 야고보가 나섭니다. 이 야고보는 열두 사도 가운데 한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의 형제 야고보입니다.(마르 6,3; 1코린 9.5 참조) 야고보는 먼저 시몬 베드로의 말을 요약하면서 베드로가 한 말이 예언자들의 말과 일치한다는 것을 아모스 예언서 9장 11-12절을 인용해 설명합니다.(15,13-18)

 

그런 다음에 야고보는 자신이 생각하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①“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하느님께 돌아선 이들에게”, 곧 말씀을 믿고 받아들인 이방인들에게 “어려움을 주지 말고” ②그들에게 편지를 보내 “우상에게 바쳐 더러워진 음식과 불륜과 목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와 피를 멀리하라”고 하자는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야고보는 자신이 이런 대안을 제시하는 근거를 설명합니다. “사실 예로부터 각 고을에는,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모세의 율법을 봉독하며 선포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15,19-21)

 

유다인들에게는 할례를 비롯해서 지켜야 하는 수많은 율법 규정과 또 시행 세칙이 있었습니다. 그 조목들은 너무 많아서 바리사이처럼 아주 열심한 유다인이 아니라면 다 지키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우리도 다 감당할 수 없던 멍에를 형제들의 목에 씌워 하느님을 시험하는 것입니까?” 하고 반문했던 것이고, 야고보는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하느님께 돌아선 이들에게 어려움을 주지 말자”고 말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유다인들이 특별히 혐오하거나 금기시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유다인 회당이 있는 곳이면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읽히곤 했습니다. 그 도시에 사는 주민들도 그런 것들이 낯설지가 않았고 유다인들이 그런 것을 얼마나 혐오하는지 대략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들이 △우상에게 바쳐진 음식을 먹는 일 △불륜을 저지르는 일 △목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를 먹는 일 △피를 먹는 일 등이었습니다. 피는 생명을 나타냈고 생명의 주인은 하느님이시기에 피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유다인들이 철저히 지켜야 하는 금령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피를 먹지 않았고 목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를 먹지 않았습니다. 목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에는 피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였습니다. 그래서 야고보는 일종의 중재안을 제안한 것입니다.

 

사도들과 원로들은 야고보의 제안에 동의하고 후속 조치를 취합니다. 다음 호에서 계속 살펴봅니다.

 

 

생각해봅시다

 

베드로 사도의 코르넬리우스 집안 선교 체험, 그리고 바오로와 바르나바의 키프로스와 소아시아 선교 여행은 하느님께서 유다인이 아닌 다른 민족들에게도 믿음의 문, 구원의 문을 열어 주셨음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열린 믿음의 엄격한 율법 준수를 고수하는 일부 유다계 그리스도인들로 인해 닫히게 될 위험스런 상황이 생겼습니다. 예루살렘 사도 회의는 주님의 형제 야고보가 내놓은 대안을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하게 됩니다. 예루살렘 사도 회의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12월 8일, 이창훈(한국평협 평신도사도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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