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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라삐 문헌 읽기: 바빌론 강기슭에서 시온을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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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11-24 조회수710 추천수0

[라삐 문헌 읽기] 바빌론 강기슭에서 시온을 생각함

 

 

바빌론 유배는 이스라엘이 하느님께 불순종한 죄에서 비롯한다. “너는 도리어 너의 죄로 나를 괴롭히고 너의 죄악으로 나를 싫증 나게 만들었다. … 그래서 나는 … 이스라엘이 모욕당하게 내어놓았다”(이사 43,24.28). 또한 그 죄악에 따른 하느님의 심판과 징벌의 결과이기도 하다. “하느님께서 명령하신 길에서 벗어나자, 그들은 … 이국땅으로 끌려갔습니다”(유딧 5,18). “당신께서는 그들을 뭇 나라 민족들의 손에 넘기셨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크신 자비로 … 그들을 내버려 두지도 않으셨습니다”(느헤 9,30-31).

 

시편 137편에서 유배자들은 ‘바빌론 강기슭에 앉아 시온을 생각하며 운다’(1절 참조). 이 시편은 시온에 대한 그들의 사랑과 충성을 노래하였다. 다음은 시편 시인의 슬픔과 비통함에 공감하며 유배자들의 고민과 하느님의 고통을 성찰한 미드라시들이다.

 

 

“바빌론 강기슭 거기에 앉아 시온을 생각하며 우네”(시편 137,1)

 

이스라엘은 바빌론 강기슭에서 왜 울었나? 라삐 요하난이 말하였다. 사악한 네부카드네자르가 이스라엘을 죽인 것보다 유프라테스강이 이스라엘을 더 많이 죽였다. 그들이 이스라엘 땅에 살 때는 빗물과 마른강(와디)의 물, 샘물만을 마셨는데, 바빌론에 유배를 와서는 유프라테스강 강물을 마셔 많이들 죽었다. 그래서 그들은 적들에게 살해된 이들, 길에서 죽어 묻히지 못한 이들, 강물을 마시고 죽은 이들을 두고 울었다.

 

한편 “칼데아인(바빌론인)들이 배 안에서(직역) …”(이사 43,14)라고 한 대로, 사악한 네부카드네자르는 지도자들과 신하들과 함께 온갖 악기를 가지고 배 안에 앉아 있고, 유다의 임금들은 쇠사슬에 묶여 헐벗은 채 강가를 걸어간다. 사악한 네부카드네자르는 눈을 들어 그들을 보며 신하들에게 말한다. “어찌하여 저들이 짐도 없이 거만하게 걷고 있느냐? 그들 목에 걸어 줄 짐이 없느냐?”

 

그들은 곧바로 양피지를 가져다 자루를 만들어 모래를 채우고는 유다 임금들의 허리가 꺾일 정도로 어깨에 짊어지게 하였다. “저희는 목에 멍에를 맨 채 심하게 내몰려 기운이 다 빠졌건만 숨 돌리기조차 허락되지 않습니다.”(애가 5,5)라고 한 대로이다. 그때 온 이스라엘이 울음을 터뜨렸으니 그들의 아우성이 (하늘) 높은 곳에 이를 정도였다.

 

라삐 아하 아바가 말하였다. 그때 거룩하시고 찬미받으실 분께서는 온 세상이 (차라리 창조 이전의) 혼돈으로 돌아가기를 바라셨다. “나도 손바닥을 치며 내 화를 가라앉히리라.”(에제 21,22)고 한 대로이다.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창조한 모든 것은 오로지 이스라엘을 위해서였다. ‘내 손이 땅의 기초를 놓았고 내 오른손이 하늘을 펼쳤다’(이사 48,13). 그러나 내 두 손으로 창조한 세상을 나는 파괴하리라.”

 

라삐 타할리파 바르 크로야가 말하였다. 그때 천사들이 모두 들어와 거룩하시고 찬미받으실 분 앞에 서서 아뢰었다. “세상의 주인이신 주님, 세상과 그 안의 것은 모두 주님의 것입니다. 아래의 집(성전)뿐 아니라 위의 집(하늘)도 파괴하십시오.”

 

그분께서 천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위로가 필요한 살과 피(인간)란 말이냐? 나는 모든 일의 시작과 끝을 안다. ‘너희가 늙어 가도 나는 한결같다. 너희가 백발이 되어도 나는 너희를 지고 간다’(46,4). ‘그래서 내가 말하였다. 내게서 눈을 돌려 다오. … 나를 위로하려고 애쓰지 마라’(22,4).”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내 앞에서 내려가서 내 아들들의 짐을 들어 주어라.” 천사들은 곧바로 내려가서 그를 짐을 들었다. 천사들만이 아니라 거룩하시고 찬미받으실 분께서도 그들과 함께 짊어지셨다. ‘너희 때문에 내가 바빌론으로 사람을 보냈다.’(43,14 참조)고 한 대로이다.

 

네부카드네자르가 와서 성전을 불태우고 이스라엘을 포로로 잡아 유배를 보낼 때, 그는 이스라엘 땅 어디에도 수용소를 만들지 않았다. 그들을 쫓아 보냈다. 왜 그들을 쫓아 보냈는가? 그는 두려워 말하였다. “이들 민족의 신은 이스라엘이 회개하기를 기다린다. 그들이 자기네 땅에 있는 동안 회개라도 할 경우, 아마도 그 신은 산헤립에게 하였듯이(2열왕 19,35-37 참조) 우리에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스라엘 땅 어디에도 수용소를 만들지 않은 것이다.

 

그들은 바빌론 강기슭에 와서 이스라엘이 그들 땅에 직접 자리 잡은 것을 보자 곧바로 수용소를 만들었다. 어떤 이들은 먹고 마시고, 어떤 이들은 울며 애도하였다.

 

네부카드네자르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왜 앉아서 우느냐?” 그는 레위 지파를 불러 말하였다. “너희는 준비해라. 우리가 먹고 마시는 동안 너희는 내 앞에 서서 손가락으로 비파를 연주하길 바란다. 너희가 성전에서 너희 하느님 앞에서 연주하던 방식대로 하여라”(시편 137,3 참조).

 

그들은 서로 바라보며 말하였다. “우리가 잘못하여 성전을 파괴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네부카드네자르 앞에서 비파까지 연주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들은 모두 서서 함께 결심하였다. 그곳에 있는 버드나무에 비파를 걸고(2절) 저마다 마음을 다잡으며 손가락 끝을 입 속에 넣어 깨물었다. “우리 어찌 주님의 노래를 남의 나라 땅에서 부를 수 있으랴?”(4절) 그들은 손가락을 보여 주며 말하였다. “저희 손바닥은 쇠처럼 무뎌지고 손가락은 잘렸습니다. 보십시오. ‘어찌 … 부를 수 있겠습니까?’(4절)”(프시크타 라바티 31,4; 얄쿳 시므오니 시편 883)

 

 

“주님의 양 떼가 포로로 끌려갔기 때문에 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리라”(예레 13,17)

 

이스라엘이 유배 가기 전에는 무리끼리 제각각이었다. 사제는 사제 무리끼리, 레위인은 레위인 무리끼리,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무리끼리. 유배를 가게 되자 모두 하나의 무리가 되었으니, ‘주님의 양 떼(무리)가 포로로 끌려갔기 때문이다’(예레 13,17 참조).

 

라삐 요하난 벤 자카이가 말하였다. 이스라엘은 어찌하여 다른 나라보다 바빌론으로 더 많이 유배를 갔는가? 그곳에 아브라함의 고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일은 무엇과 비슷한가? 이는 남편을 배신한 아내에 비유할 수 있다. 그는 자기를 배신한 아내를 어디로 보내겠는가? 자기 아버지 집으로 보냈다(애가 라바 서문 25; 토셉타 바바카마 7,3).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아”(이사 40,1)

 

라삐 베레크야 하코헨이 말하였다.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아. 어떤 사람에게 포도밭이 있었는데 도둑들이 들어와 그것을 잘라 버렸다면 누구를 위로해야 하는가? 포도밭인가 포도밭 주인인가? 어떤 사람에게 집이 있었는데 도둑들이 들어와 집을 불태웠다면 누구를 위로해야 하는가? 집인가 집주인인가? 너희는 나의 포도밭이다. 네부카드네자르가 쳐들어와 나의 포도밭을 파괴하고 너희를 유배 보냈으며 내 집을 불태웠다. 내가 위로받아야 한다.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아.”(이사 40,1)라고 한 대로이다(프시크타 라바티 29,9).

 

바빌론 유배자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종교 문제였다. 예루살렘 성전에 뿌리내린 자신들의 신앙을, 다른 신들이 지배하는 낯선 땅에서 어떻게 지켜야 할지가 큰 고민이었을 법하다. 시편 137편 저자 또한 이방인 앞에서 시온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 곧 예루살렘에 대한 배신이라 믿는다. 라삐들은 이러한 유배자들의 슬픔과 고민을 되새기는 한편, 이스라엘을 징벌하신 하느님이야말로 도둑을 맞은 포도밭 주인과 집이 불다 버린 집주인처럼, 진정 위로받아야 할 장본인이심을 성찰하였다. 하느님의 고통이 이스라엘의 슬픔을 뛰어넘었다.

 

* 강지숙 빅토리아 – 의정부 한님성서연구소에서 구약 성경과 유다교 문헌을 연구하고 있다.

 

[경향잡지, 2020년 11월호, 강지숙 빅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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