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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요한 묵시록 바르게 읽기4: 일곱 교회에 보낸 편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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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05 조회수2,100 추천수0

[요한 묵시록 바르게 읽기] 일곱 교회에 보낸 편지 (1)

 

 

요한 묵시록에서 환시와 함께 구분될 수 있는 것은 ‘일곱 교회에 보낸 편지’입니다. 2-3장에서 만나게 되는 이 부분은 짧은 편지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을 읽어 보면 동일한 표현이 반복해서 사용된다는 점 역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일곱 교회에 보낸 편지는 공통적으로 “…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는 명령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천사는 각 공동체의 지도자를 상징할 수도 있지만, 요한 묵시록의 다른 곳에서 등장하는 천사들에 대한 언급을 생각해 본다면 공동체를 대표하는 수호천사 격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편지는 “귀 있는 사람은 성령께서 여러 교회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라. 승리하는 사람에게는 … 을 주겠다”는 표현으로 마칩니다. 이처럼 일곱 교회에 보낸 편지는 반복되는 표현으로 구성됩니다.

 

 

에페소

 

가장 처음 등장하는 것은 에페소 공동체입니다. 당시 에페소는 경제가 상당히 발전된, 소아시아의 주도主都였습니다. 에페소는 특별히 신약성경과 깊은 관련이 있는 도시였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그곳에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세웠는데, 그 후 선교 활동의 거점이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요한 복음서와 사목 서간이 그곳에서 쓰였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미 에페소에는 아르테미스 여신(여인들과 사냥의 수호신)을 위한 신전이 있었고, 도미티아누스 황제 때에는 자신을 위한 신전을 세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처럼 에페소는 소아시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도시였습니다.

 

 

니콜라오스파

 

에페소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낯선 두 표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도가 아니면서 사도라고 자칭하는 자들’과 ‘니콜라오스파’입니다. 에페소 공동체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이들의 잘못된 가르침을 거부하고 올바른 신앙을 지켜 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표현되는 거짓 사도들과 니콜라오스파는 같은 사람들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은 이들이 황제 숭배 의식과 관련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마도 그리스도교의 신앙과 황제 숭배를 접목한 가르침을 전하던 사람들일 것입니다.

 

이들의 구체적 소행은 페르가몬에 보낸 편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 걸림돌을 놓아 그들이 우상에게 바친 제물을 먹고 불륜을 저지르게 한”(2,14) 것입니다. 일곱 교회에 보낸 편지에 등장하는 거짓 사도들, 니콜라오스파, 발라암의 가르침, 그리고 여예언자 이제벨은 모두 동일한 가르침을 통해 신앙인들이 잘못된 길을 걷게 하는 부류였습니다. 아마도 이들로 인한 폐해가 신앙 공동체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묵시록 저자는 그것에 대해 여러 차례 이야기합니다.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내는 말씀

 

에페소 신자들에게 강조되는 것은 ‘회개’입니다. 이것을 요한 묵시록은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것”(2,4)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2,5)는 말씀을 전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회개의 의미입니다. 회개는 생각을 바꾸어 처음의 마음으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다시 찾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주어지는 약속은 “생명 나무의 열매를 먹게 해 주겠다”(2,7)는 것입니다. 생명 나무에 대해서는 22,19에서도 다시 표현됩니다. 생명 나무는 구원된 상태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표현은 창세기에 나오는 에덴 동산을 연상케 합니다. 에덴 동산의 한가운데에는 생명 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있었다고 전합니다(창세 2,9 참조). 이러한 암시에서 요한 묵시록이 전하고자 하는 새로운 창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스미르나

 

스미르나는 에페소 북쪽에 있는 바닷가에 인접한 도시로, 소아시아에서 형성된 초기 도시로 여겨집니다. 이미 26년에 스미르나에는 황제 티베리우스를 위한 신전이 세워졌다고 전해집니다. 70년 유다 전쟁으로 예루살렘과 성전이 무너진 후 많은 유다인이 이곳으로 이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스미르나 신자들에게 보내는 말씀

 

스미르나 교회에 소개되는 사람의 아들은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죽었다가 살아난 이”(2,8)입니다. 이 표현은 5,6에서 “살해된 것처럼 보이는 어린양”과 동일인물일 수 있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스미르나 공동체를 특징짓는 것은 환난과 궁핍입니다. 유다인들이 이방인들과 경제 교역을 피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유다인이 많이 모여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이 도시에서 그리스도인은 경제적으로 소외되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에 맞게 스미르나 공동체는 유다인과 갈등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유다인이라고 자처하는 자들”(2,9)은 니콜라오스파와 관련이 있다기보다 스미르나에 살던 유다인을 나타냅니다. 실제로 유다인은 소아시아 지방에서 종교생활의 특혜를 받으며 살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리스도인에게 박해가 닥치자 유다인은 자기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스도인과 구분되려고 노력했을 것이고, 이러한 배경이 요한 묵시록에 담겨 있습니다. 이렇듯 궁핍과 박해로 인한 환난에서도 신앙을 끝까지 지키라고 권고하는 것이 이 편지의 내용입니다.

 

이들에게 주어지는 약속은 생명의 화관입니다. 그 내용은 “두 번째 죽음의 화를”(2,11) 면하는 것입니다. 20,6.14과 21,8에서 두 번째 죽음은 천년의 다스림 후에 오는 것으로 완전한 파멸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죽음을 맞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은, 요한 묵시록이 전하는 환시에 따르면 새로운 예루살렘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라는 표현과 같습니다.

 

* 허규 신부는 서울대교구 소속으로 1999년 사제품을 받았다.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수학하였으며, 현재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에서 신약성경을 가르치고 있다.

 

[성서와 함께, 2015년 4월호(통권 469호), 허규 베네딕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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