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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성경 속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 지혜문학과 시편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13 조회수3,590 추천수1

[성경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 지혜문학과 시편



구약성경은 하느님께서 선민 이스라엘 백성과 나누시는 길고도 긴 영적 나눔을 담은 책입니다. 구약에는 이스라엘이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분을 만나는 체험이 담겨있습니다. 지혜문학을 요약해주는 대표적 구절로 다음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주님을 경외함이 곧 지혜다.”(욥 28,28; 참조: 시편 111,10; ; 잠언 1,7; 2,5; 9,10; 14,2; 15,33; 집회 1,14)


이스라엘 신앙의 중심은 무엇입니까?

이스라엘 민족의 믿음은 ‘야훼께서 이스라엘의 하느님이시다. 이스라엘은 그분의 백성이다.’ 라는 신앙고백에서 출발합니다. 곧 주 하느님께서 이스라엘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 자신을 계시하셨다는 것입니다.


야훼께서 이스라엘에 무슨 일을 하셨다는 것입니까?

그분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이집트 종살이에서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시켜주셨고 이스라엘과 계약을 체결하셨으며 선조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가나안 땅을 선사하셨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굳게 믿으며 이를 후손대대로 전하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야훼께 대한 믿음, 그분께서 이루신 위업을 후손에게 어떤 방법으로 전하고 있습니까?

입에서 입으로, 곧 구전전승을 통한 방식으로 전합니다. 이스라엘은 그들과 하느님의 특별한 관계를, 무엇보다도 하느님 예배를 통하여 경신례 안에서 현재화시켜 나갑니다. 곧 하느님께 예배드릴 때 그분께서 늘 이스라엘과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기억하도록 되풀이해서 고백해왔습니다.

히브리말 성경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첫 번째로 ‘율법’, 두 번째로 ‘예언서’, 세 번째로 ‘문서집(커투빔)’으로 되어있습니다. 문서집에는 여러 종류의 책들이 포함됩니다. 특히 욥기, 시편, 잠언 등 세 책은 늘 하나로 묶여 등장합니다. (가톨릭 성경은 히브리말 성경의 분류를 그대로 다 따르지는 않습니다.)


지혜문학(시서와 지혜서)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지혜문학 작품들이 모세오경과 예언서들과 다른 점은? 모세오경과 예언서들의 주요 주제가 하느님의 이스라엘 선택, 계약체결과 율법, 사제와 성전, 예언과 메시아 희망 등입니다. 그러나 지혜문학은 그와 같은 주제에 대하여 거의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지혜문학은 고대 근동지방의 지혜 문학작품들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요?

이 둘은 상호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혜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들을 대라면 솔로몬 임금을 비롯하여 그 시대의 현인들을 꼽을 수 있습니다. 국제교역이 활발히 이루어지던 당시 특히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교류하는 가운데, 이스라엘 현인들이 그 지역에 두루 퍼져있던 지혜문학을 받아들여 율법과 예언자들의 사상과 조화시켜나갔다고 봅니다.


외교인들의 지혜와 사상을 어떻게 구약 율법과 예언사상에 조화시킬 수 있었는지요?

세속적 지혜사상, 지혜문학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 아닙니다. 외교문화, 세속적 지혜문학을 이스라엘 종교에 걸맞은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받아들인 것입니다. 대장간에서 여러 모양의 칼과 창을 녹여서 가정에서 필요한 낫과 부엌칼로 만들 듯이 말입니다. 그리하여 외교문화와 외교인들의 지혜문학을 재해석하고 수정 보완하여 ‘야훼신앙’으로 승화시켜나갔던 것입니다.


지혜문학은 무엇을 추구합니까?

지혜문학의 주체, 곧 구약의 현인들은 지혜의 원천이요 지혜의 뿌리이신 하느님을 찬미 찬송하는 가운데 그분께 세속에서 구할 수 없는 참지혜를 간청합니다.


현인들은 왜 참지혜를 간청합니까?

지혜의 샘이신 주 하느님께서 이 세상 나그넷길, 불확실성 속에 헤매는 우리 인간을 슬기로운 삶으로 인도해주시도록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러한 간청에는 늘 고통과 불행에 떨어지는 뭇 민족의 체험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간의 한계성 체험의 예를 하나 든다면?

다음 시편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답을 던져줍니다. “당신께서는 인간을 먼지로 돌아가게 하시며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아, 돌아가라.’ 정녕 천 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야경의 한때와도 같습니다…. 저희의 햇수는 칠십 년 근력이 좋으면 팔십 년. 그 가운데 자랑거리라 해도 고생과 고통이며 어느새 지나쳐 버리니, 저희는 나는 듯 사라집니다.”(시편 90,3-10)

시편은 아주 오랜 세월동안 불러오던 노래들로서, 오랜 과정을 거쳐 내려오면서 다양한 시기에 형성되었습니다. 시편은 그 내용에 따라서 ‘찬양시편, 탄원시편, 감사시편, 교훈시편’ 등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됩니다.

특히 시편 전체의 시작인 시편 1-2는 시편의 서문 역할을, 마지막 시편 150은 시편 전체의 맺음찬양 역할을 합니다. 시편 150은 일곱 가지 악기로써 피조물 전체에게 창조주 하느님을 찬양하도록 독려해줍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시편 150을 ‘대찬양 시편’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시편 전체의 서문 곧 이끎말 역할을 하는 첫 번째 시편을 봅니다. “행복하여라! 악인들의 뜻에 따라 걷지 않고 죄인들의 길에 들지 않으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그분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겨 제때에 열매를 내며 잎이 시들지 않는 나무와 같아 하는 일마다 잘되리라.”(시편 1,1-3) 이 시편은 우리가 읽거나 듣기만 해도 마음이 가다듬어지고 진지해집니다.

시편집 전체는 찬양시편들(시편 146-150편)로 끝납니다. 이 찬양시편 첫 부분은 “할렐루야!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로(시편 146,1) 시작하여 “주님께서는 영원히 다스리신다. 시온아, 네 하느님께서 대대로 다스리신다. 할렐루야!”로(시편 146,10) 끝납니다.


이 시편이 “할렐루야!”로 시작하여 “할렐루야!”로 끝나는 데 특별한 뜻이 있는지요?

잘 아시듯이 ‘할렐루야!’는 히브리말 ‘할렐루’(너희는 찬양하여라)에 하느님 이름 ‘야훼’의 약자 ‘야’를 합쳐놓은 문자입니다. 그러니까 ‘할렐루야!’는 ‘너희는 [야훼]를 찬양하여라!’는 뜻입니다. 찬양시편은 이렇게 ‘하느님을 찬양하라!’는 외침으로 끝맺습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1월호, 신교선 가브리엘 신부(인천교구 작전동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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