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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복음 이야기25: 대사제와 사제들 (하)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05 조회수3,317 추천수1

[복음 이야기] (25) 대사제와 사제들 (하)


의식 거행과 성소재산 관리, 재판도 맡아



레위인들이 성전 봉사에 앞서 주님의 뜰에서 몸을 씻는 정결예식을 하고 있다. 출처=ubdavid.ord


대사제를 제외하고 예루살렘 성전에서 성무에 종사한 제관들은 아론과 차독의 후예인 사제들과 레위인들이었다. 이들은 24개 조로 나뉘어 성전 일을 했다. 각 조는 순번에 따라 일주일씩 당번을 섰다. 정해진 날에 복무 당번이 돌아오면 팔레스티나 각 지역에 흩어져 살던 사제들은 예루살렘으로 올라왔다.

성전 사제들의 당번 일은 언제나 안식일 밤부터 시작됐다. 사제들은 당번 첫날밤을 성전 뜰에서 지냈다. 이 뜰에 모여 그들은 ‘13의 복무’ 제비를 뽑았다. 즉 희생을 바치는 자, 희생을 준비하는 자, 또 제물을 씻는 자, 향을 피우는 자, 나팔을 부는 자, 사람들을 축복하는 자 등등의 일을 제비뽑기로 구분했다.

그들은 또 당번 주간 중 성전 주님의 뜰 감시와 성소 재산 관리를 책임졌고, 그 안에서 범죄가 일어났을 때 재판도 했다. 아울러 안식일 당번 사제들은 삼 분의 일씩 짝지어 성전 문지방과 왕궁, ‘초석 대문’을 지켰다(2역대 23,4).

요한 세례자의 아버지인 즈카르야는 유다 임금 헤로데 시대에 아비야 조에 속한 사제로 향을 피우는 당번으로 제비 뽑혀 제단에 분향하고 있을 때 천사가 나타나 아들 요한의 잉태 예고를 듣게 된다(루카 1,5-20). 즈카르야는 아비야의 아들로서 가장 명성 높은 조의 하나인 여덟 번째 조에 속해 있었다.

대축제에 당번이 되면 사제들은 필요한 희생을 바치고 합당한 의식을 거행했다. 이때에는 여느 때보다 많은 헌금과 제물이 봉헌돼 당번이 된 사제들은 단단히 한 몫을 챙기기도 했다.

레위는 우리말로 ‘연결하다’ ‘잇다’의 뜻으로 직무와 연관해서는 ‘하느님께 봉헌된 자’ ‘성소에 봉헌된 사람’을 가리킨다.

성경에 레위라는 이름을 가진 이는 모두 네 명이 나온다. 야곱과 레아 사이에서 셋째 아들로 태어나 레위 지파의 선조가 된 레위(창세 29,34; 탈출 1,2; 1역대 2,1)와 예수님의 족보에 나오는 멜키의 아들이요 마탓의 아버지인 레위(루카 3,24), 또 시메온의 아들이며 마탓의 아버지인 레위(루카 3,29)와 카파르나움 세관으로 있다가 예수님의 제자가 된 알패오의 아들 레위(마르 2,14)이다.

레위인의 조상인 레위는 원래 약탈을 일삼는 잔인한 사람으로 성경에 나온다. 레위는 그의 형제인 시메온과 함께 여동생 디나를 욕보인 대가로 스켐 성읍에 들어가 칼로 남자들을 모조리 죽였다(창세 34,25-31). 이 일로 아버지 야곱은 죽을 때 그들을 축복하지 않았다(창세 49,5-7). 이런 이유로 창세기에는 레위가 열두 지파의 하나로 나와 있지만(창세 49,3-27), 민수기에는 요셉의 아들인 에프라임과 므나쎄로 대체돼 레위가 열두 지파에 속하지 않고 있다(민수 1,5-15).

레위의 아들 게르손과 크핫, 므라리(창세 46,11)는 레위 지파 세 분파의 선조들인데 이들은 성전을 지키고 만남의 장막에서 여러 직무를 수행했다. 또한 사제 직무를 수행한 레위인과 아론 및 차독계 대사제들도 모두 레위에게서 유래됐다.

성경에는 레위 지파에서 분명히 제사장의 임무를 맡은 것이 나온다(탈출 2,1 이하; 6,20; 35,25 이하; 신명 33,9 이하).

하지만 요시아 왕이 예배 개혁을 시행한 후 레위인들은 예루살렘의 사제들보다 낮은 등급의 사제로 성전에서 봉사했다. 이에 레위인들은 희생 짐승의 각을 내고 가죽을 벗기는 사제의 조수, 제물에 쓰일 빵을 만드는 일, 창고 간수, 거룩한 수조를 감시하는 일을 맡아 했다.

레위인들은 십일조의 절반을 받은 것 외에는 모든 세금을 면제받고 병역에서도 면제됐다(민수 1,48-54). 레위인들은 성경에 따라 25세부터 50세까지 성전에서 일하고 은퇴했다(민수 8,24-26).

레위인들은 율법에 따라 하느님께 봉사하도록 봉헌돼야 할 첫 아들의 대리자였지만 그 지위에 비해 지나친 멸시를 받았다. 레위인들은 성소에 출입할 수 없었고, 제단에 접촉할 수도 없었다. 이 금령을 어기면 사형에 처해졌다. 이처럼 레위인들은 아론의 후손인 사제들에 비해 참으로 보잘것없는 존재들이었다. 사제들과 성전 경비대장은 레위인들을 가혹하게 다뤘다. 탈무드에는 성전 경비대장이 순찰을 하다 졸고 있는 레위인을 발견하고는 곤봉으로 구타하고 옷에 불을 지른 일이 기록돼 있는가 하면 주님의 뜰에서 레위인들이 매 맞고 비명을 지르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제들의 일상이 소개되고 있다.

신약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서간의 저자는 아브라함에게 십일조를 받은 멜키체덱의 사제직에 따른 예수님의 사제직은 영원히 완전하여 레위의 불완전한 사제직을 완성하신다고 고백하고 있다(히브 7,11-28).

[평화신문, 2014년 8월 3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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