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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복음 이야기16: 할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12 조회수4,068 추천수2

[복음 이야기] (16) 할례


하느님 백성의 표식 새기는 정결 예식



태어난지 여드레 날을 맞은 한 유다인 아기가 가족 친지들의 축복 속에 할례 예식을 하고 있다.

 

 

유다인들은 가정에 아기가 출생하면 곧 이 소식을 동네에 알리고 기쁨을 나누기 위해 친척, 친구, 이웃을 초대해 큰 잔치를 연다. 유다인에게 아기는 하느님의 은혜요 선물이기 때문이다. “보라, 아들들은 주님의 선물이요 몸의 소생은 그분의 상급이다”(시편 127,3). 그래서 랍비들이 “아이 없는 자는 목숨이 끊어진 자로 보아도 좋다”고 경멸할 정도로 여성에게 불임은 ‘치욕’이었다(루카 1,25).

구약 시대 여성은 아이를 가지는 것이 큰 소망이었기 때문에 순산을 자랑했다(탈출 1,19 참조). 해산 때에는 안식일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됐다. 남편은 아내가 해산하는 것을 어떠한 경우든 지켜봐서는 안 됐다. 해산하면 제일 먼저 남편이 와서 갓난아기를 무릎에 받아 안았다. 아버지는 아기의 피부를 튼튼하게 하도록 소금으로 비벼 몸을 씻기고 강보에 싼 다음 가족과 친지, 이웃에게 아기를 선보였다. 아기가 사내면 극진한 축사를 들었지만, 딸이면 그렇지 못했다. 훗날 결혼해 다른 집 식구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탈무드는 “딸들은 거짓 보배요. 일상 그들을 감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 첫 아기가 사내면 그 기쁨은 대단했다. 첫 아들은 아버지의 힘이요 청춘의 첫 소생으로 장자권이 보장됐기에 히브리 말로 ‘베코르’라 불렀다. 쌍둥이가 태어날 경우 먼저 난 아기의 발에 빨간 실을 매어 장자를 구별했다.

어머니는 아기가 2~3살 될 때까지 의무적으로 젖을 물려야 했고, 젖을 뗄 때에는 희생 제물을 바치고 잔치를 열었다(창세 21,8).

유다인에게 첫 아들과 짐승의 맏배, 첫 수확 농작물은 하느님 것이었다. 그래서 맏배의 대속물로 은 다섯 세켈을 바쳐야 했다(민수 18,15). 요셉과 마리아도 모세의 이 율법에 따라 예루살렘 성전을 찾아가 아기 예수를 봉헌하고 제물을 바쳤다(루카 2,22-24).

이스라엘의 모든 사내아이는 율법에 따라 할례를 받았다(창세 17,9-14. 21,4; 레위 12,3). 구약시대부터 생후 일주일이 지나 여드레째 되는 날 할례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다. 예수님께서도 이 관습을 따르셨다(루카 1,59). 할례 날이 안식일이라도 할례를 받지 않으면 안 됐다(요한 7,23). 모든 유다인 사내들이 할례를 하는 유래는 ‘하느님께서 당신과 아브라함, 또 그 후손과 맺으신 계약의 표지로 할례를 요구하셨기 때문’(창세 17,10-11)이다. 즉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할례를 ‘하느님 백성의 참된 표지’로 여겼다. 예수님 시대에는 이 할례를 계약의 육체적 표지뿐 아니라 정결 예식으로 여겼다.

할례를 받은 아기가 곧바로 가족들에게 이름을 받고 있다. 출처=이강근 히브리대 교수

 

 

유다인은 아기가 할례를 받는 날 아이의 이름을 지었다. 요셉도 아버지가 아들의 이름을 지어주는 유다 관습에 따라 “여드레가 차서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루카 2,21; 마태1,21).

유다인 이름은 우리처럼 가문을 나타내는 ‘성’(姓)이 없었다. 아들의 이름에는 의무적으로 아버지의 이름을 덧붙여 “누구의 아들”이라고 불렀다. 아들을 뜻하는 히브리말은 ‘벤’이다. 그래서 유다 사회에서 예수님을 부를 땐 ‘예슈아 벤 요셉’(요셉의 아들 예수)이라고 불렀다.

아이의 이름은 신앙을 담은 것도 있고, 동물과 식물, 자신의 소망을 표해 지은 것 등 다양하다. 예수는 ‘하느님은 구원이시다’ , 요한은 ‘하느님에 의해 소망 되었기에’, 미리암은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자’라는 뜻이다. 또 ‘끝순이’처럼 ‘자우레’(귀찮은 딸) ‘타만’(인제 그만)이란 이름도 있다. 그리고 ‘데보라’(꿀벌) ‘요나’(비둘기) ‘타마르’ (종려나무) ‘에론’(떡갈나무) 같은 장수를 기원한 동식물 이름도 성경 시대에 흔했다.

이스라엘의 모든 산모는 ‘정결례’로 속죄 예식을 바쳐야만 정상적으로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다. 율법은 산모를 시체를 만진 남자의 경우처럼 또 월경할 때와 같이 부정한 몸으로 규정했다. 피로 더럽혀진 산모의 몸이 정결하게 될 때까지 기간은 사내를 낳은 경우 40일, 딸을 낳으면 그 두 배인 80일이었다. 이 기간에 산모는 어떤 거룩한 것에 몸이 닿거나 성소에 들어갈 수 없었다. 몸이 정결하게 될 때까지 오직 자기 집 안에서 머물러야 했다. 기간이 차면 산모는 아들이나 딸을 위해 번제물로 바칠 1년 된 어린 양 한 마리와 속죄 제물로 바칠 집비둘기나 산비둘기 한 마리를 사제에게 바친다. 양 한 마리를 바칠 형편이 안 되면 집비둘기나 산비둘기 2마리를 바치면 된다. 예물을 받은 사제가 산모를 위해 속죄 예식을 행하면 산모는 정결한 몸이 된다(레위 12,1-8).

[평화신문, 2014년 5월 11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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