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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 고대 이스라엘 발원지, 시리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7 조회수3,722 추천수0

[성서의 풍속] 고대 이스라엘 발원지, 시리아

 

 

- '시리아 광야 한가운데에 위치한 팔미라 유적지'. 자료제공=정웅모 신부(서울대교구 성미술 감독).

 

 

지난 봄 미국과 이라크 전쟁 때에 텔레비전에 자주 비쳐진 나라 중 하나는 시리아였다. 이라크와 국경을 이웃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시리아는 숨겨진 보배라고 부르듯이, 베일 속에 감추어진 나라이다.

 

특히 우리나라와는 수교조차 되어 있지 않아 비자를 받아 입국하기가 수월치 않은 나라 중에 하나이다. 그런데 시리아는 고대 인류문명의 요람지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시리아에 가게 되면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적 유적지들을 만나게 된다.

 

3500년 전에 이미 강력한 도시 국가를 이루고 고도의 문명을 꽃피웠던 곳이 바로 시리아 지역이었다.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를 건설했고 알파벳을 발명했다.

 

시리아는 북쪽 터키 고원과 남쪽 아라비아 반도의 접촉지대이고 지중해와 닿아 있어 동서간 교통의 요충지였다. 이러한 지리적 환경으로 여러 민족이 이 땅에 들어와서 다채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성서에서도 시리아는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데라는 아들 아브람과 아들 하란에게서 난 손자 룻과, 아들 아브람의 아내인 며느리 사래를 데리고 갈대아 우르에서 가나안을 향하여 길을 떠나다가 하란에 이르러 거기에다 자리잡고 살았다. 데라는 이백오년을 살고 하란에서 죽었다"(창세기 11,31-32 참조).

 

이스라엘 사람들의 원 조상은 셈(Sem)족이라고 본다. 이들은 반 유목민이었는데 차츰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때로는 원주민을 내쫓거나 그들 위에 군림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원전 2000년대를 전후하여 메소포타미아, 시리아, 팔레스티나에 정착하게 되는 아모리 사람들과 이보다 뒤늦은 기원전 13세기께 시리아에 정착한 아람 사람들이었다.

 

갈대아 우르를 떠나 아브라함과 그의 친족들이 처음에 몸붙여 살게 된 장소는 하란이었다. 이 지역은 오늘날에는 시리아 북부 지역에 해당된다. 하란은 현재 터키의 영토지만 과거에는 줄곧 시리아에 속해 있었다.

 

또한 시리아인들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조상들이었다(창세기 11-12장 참조). 그래서 혈통적으로도 고대 이스라엘의 발원지가 되는 셈이다.

 

시리아는 팔레스타인 북쪽에 위치한 지역이어서 초대 교회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특히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는 사도 바오로가 그리스도교도들을 박해하려고 왔다가 부활하신 예수를 만나 회개하고 독실한 그리스도의 사도가 되었던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장소이다.

 

"바르나바는 사울을 찾아 다르소로 가서 그를 만나 안티오키아로 데리고 왔다. 거기에서 두 사람은 만 일년 동안 그곳 교회 신도들과 함께 지내면서 많은 사람들을 가르쳤다.

 

이때부터 시리아의 안티오키아에 있는 초대 교회의 신자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게 되었다"(사도행전 11,25-26). 안티오키아에서 신자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들로 불린 것은 그만큼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복음적 삶이 이교도들에게 뚜렷하게 제시되었기 때문이었다.

 

시리아는 성서 전승 과정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초기의 성서 번역본들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오래된 것은 시리아어와 라틴어 번역본이다.

 

옛 시리아 역본(Old Syriac)은 요한묵시록이 기록된 이후 50년도 지나기 전에 번역된 것이다. 이것들의 대부분은 그리스어 사본들이 필사되기 이전에 번역된 초기 번역본들이다. 그리스도 구원의 복음은 먼저 동쪽에서 전파되었다.

 

유다에서 가장 가까운 시리아의 안티오키아에서 교회가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시리아어 성경의 필요성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안티오키아 신자들이 신약성서가 완성되고 나서 곧 바로 자기들의 모국어로 성경을 번역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정확한 번역본은 150년께에 만들어졌는데, 그 아름다움과 단순함 때문에’역본의 여왕’이라고 불린다. 시리아 역본은 필사본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졌는데 현재 대부분 대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처럼 시리아는 초대 교회의 복음 선포 과정을 이해하는 데 지나칠 수 없는 중요성을 지니고 있는 나라이다.

 

[평화신문, 2003년 7월 20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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