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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물] 성서 동물의 세계: 소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5 조회수3,443 추천수0
파일첨부 성서동물_소.hwp [270]  

성서 동물의 세계 : 소(Box taurus)

 

 

옛날 주(周)나라에서 제물로 소를 잡아 산신(山神)에게 바친 것처럼 이스라엘인도 송아지를 잡아 제물로 하느님께 바쳤다(히브 9,12). 이 경우에 소나 송아지는 전혀 흠이 없는 살진 것을 택하였다.

 

그리고 잡아서 귀인에게 대접하는 소는 농사에 부리는 소가 아니었던 것 같다. "서로 미워하며 살진 쇠고기를 먹는 것보다 서로 사랑하며 채소를 먹는 것이 낫다."(잠언 15,17)는 말씀의 '소'는 식용우를 가리킨다. "솔로몬의 하루 양곡은 고운 밀가루 삼십 섬, 거친 밀가루 육십 섬, 기름진 소 열 마리, 목장소 스무 마리, 양 백 마리였고"(1열왕 5,2-3; 4,22-23), 팔레스타인에서는 식용의 소를 따로 키웠었다.

 

부유한 집에서는 송아지 흔히 수송아지를 식용으로 사용하였다. 탕자의 비유에서 아버지가 아들이 어쨌든 무사히 돌아온 것을 기뻐하여 살진 송아지를 잡았다고 하였다.

 

이스라엘인은 땅의 경작에 소를 사용했다. 그 때문인지 멍에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농경 생활에서 소는 매우 중요한 재산이었고 농작물을 경작하는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었다. 성서에서 멍에는 주로 책임과 그들 이스라엘이 져야할 엄청난 시련과 책임(창세 27,40; 레위 26,13; 신명 28,48; 1디모 6,1; 마태 11,28-30)등에 대하여 비유로 사용 하였다.

 

밭을 갈 때 농부는 뒤에서 길다란 막대기를 들고 소를 몬다. 힘센 사람이 이 막대기는 때로 무기가 되기도 한다. 판관 3, 31에 아낫의 아들 삼갈이 소 모는 막대기로 불레셋 사람 600명을 죽였다는 구절이 나온다. 불레셋인은 이스라엘인이 자주 무기를 들고 대적하지 못하도록 이스라엘에서 대장간을 없애고 철공 일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스라엘인은 농기구나 일상생활에 필요한 철기(鐵器)를 블레셋에서 구입해야만 하였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에서는 사울과 요나단 이외에는 검과 창을 가진 사람이 없었으나 유사시에는 농민들이 그 농기구를 들고 싸웠다. 이 농기구 중에서 가장 많이 쓰인 것이 소의 채찍이었다. 경작을 마치고 추수가 시작되면 소는 더욱 바빠진다. 곡물을 빻아 운반하는 일을 소가 해야 한다.

 

옛날에는 평평한 땅을 토방처럼 굳힌 다음 그 위에 곡물을 깔고 몇 마리의 소에게 밟게 한다. 그런데 그 후에 적당한 도구를 만들었다. "내가 너를 날이 선 새 탈곡기로 만들리라"(이사 41,15)와 2사무 24,22의 "탈곡기"가 그것이다. 곡물을 빻는 것은 소에게 큰 고역이다. 그래서 "곡식을 밟아 떠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지 말라"(신명 25,4)고 하였을 것이다. 농사에 부리는 소는 혹사당하기 마련이므로 곡식을 타작할 때만이라도 배불리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곡물은 짐수레에 실어 소가 운반한다. 그런데 이 수레의 굴대가 엉성하여 굴러가면서 크게 삐걱거렸다. 불레셋인이 야훼의 언약궤를 되돌려 왔을 때 언약궤를 실은 수레와 그리고 후에 그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겼을 때 사용한 수레는 두 마리의 소가 끌었다. 이것은 오늘의 마차와 비슷한 수레로 생각된다. 이밖에 소의 등에 짐(아모 2, 13 1역대 12, 40)을 지게 하는 경우도 있다. 농사에 부리는 소는 위에서 말한 대로 경작이나 탈곡에 사용할 동안은 집에서 여러 가지 풀을 먹여 기르지만 한가한 겨울에는 주로 보리 짚을 먹였다. 그러나 이사야 30,24의 이야기는 더 좋은 먹이를 먹게 될 것을 예언으로 표현한 것인데 당시의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 후하게 먹을 수 있으리라고 본 것이다.

 

팔레스타인의 남부 지방은 날씨가 따뜻하여 언제나 푸른 풀이 잘 자라고 북부지방은 겨울이 되면 눈이 내렸다. 이 남부지방은 소의 사료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으나 북부지방은 사료가 모자랐다. 그래서 겨울에는 멍에를 벗어난 소들이 고삐까지 풀려 자유롭게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기도 했다.

 

"황소들이 떼 지어 에워쌌습니다. 바산의 들소들이 에워쌌습니다."(시편 22,12)라는 시편 시인의 기도는 위험한 처지로 몰린 자신에 대한 한탄으로 당시의 방목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훼여, 내가 주께 부르짖습니다. 들판의 목장이 타 버렸습니다. 벌판의 나무들이 모조리 타 버렸습니다. 물줄기들은 모두 마르고 들판의 목장도 모두 타 버려 가축들이 벌판에서 주께 부르짖습니다."(요엘 1,18-20). 소에게 이런 때처럼 괴로운 일이 없다. 팔레스타인에는 심한 가뭄으로 이렇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것은 오늘날 아프리카에서도 간혹 볼 수 있다.

 

이집트와 주위의 지방에서는 집에서 기르는 소에게 각각 부첩(符牒)이라 하여 소의 뿔에 소인을 하고 경작기가 되면 이 소인에 의해 겨울에 풀어 놓아 기르던 소를 정확하게 되찾는다.

 

옛날 이스라엘에서는 목축을 귀한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것은 조상이 목축에 종사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므로 소를 기르고 양을 치는 사람으로서 높은 신분을 갖는 것을 조금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그리하여 사울은 왕으로 뽑힌 후에도 목축을 하고 있었다(1사무 11,5). 그리고 사울이 신임한 신하인 도엑은 사울의 목자들 중 가장 힘이 센 자로 그들 목자의 우두머리였다(1사무 21,7).

 

이집트인도 인도인과 마찬가지로 소를 공경하였으며 이스라엘인에게는 이런 풍습에 얼마간 물들어 있었다. 이집트인이 특히 공경한 것은 아피스 신이라는 성우(聖牛)였다. 이것을 무지한 사람들은 신상(神像)으로서 경배하고 지각 있는 사람들은 신의 상징물로서 경배했다. 이 성우는 특별한 소이다. 털이 검고, 이마에 네모난 흰 반점이 있고 오른쪽 늑골 부분에 달의 무늬가 있고 등에는 솔개의 형상이 보이고 혀바닥 밑에는 이집트인이 귀히 여기는 풍뎅이 같은 혹이 있고 꼬리 끝의 털은 두 가닥으로 갈라져 있어야 했다.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을 갖추고 태어난 소는 신으로 공경을 받지만 늙으면 엄숙한 의식을 올리고 나일강에 잠가 숨을 거두면 미라(mirra)로 만든다. 이 소가 죽으면 이집트인은 모두 상복을 입고 비탄에 빠지며 이 비탄은 신관(神官)이 다른 성우를 발견할 때까지 계속된다.

 

아론이 황금송아지를 만들어 경배하게 된 것도(출애 32,4) 이집트의 이 대제의 영향을 받은 때문일 것이다. 이 풍속이 후대에 이어져 여로보암도 금송아지 상을 경배했다(1열왕 12,20-).

 

지금까지 말한 것은 보스 소(Bos taurus)지만 오늘날 팔레스타인에는 물소(Bos bubalis)도 살고 있었다. 이 물소는 인도산과 같으며 야생 물소와 이를 길들인 물소도 있었다. 이 물소들은 성서시대에는 살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한다. 요르단 강변에서는 오늘날에도 이 물소가 경작에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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