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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 축복의 근원이 된 밀: 가나안 축복 약속에 등장한 첫 식물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12 조회수3,036 추천수0

[성경 속의 동식물] 18 - 축복의 근원이 된 밀


가나안 축복 약속에 등장한 첫 식물

 

 

- '가라지의 비유', 12세기, 유리화, 영국 켄터베리 대성당. 상단에는 밀을 수확하는 농부가 있고 하단에는 주인 명령에 따라 가라지를 불태우고 있다. '가라지의 비유'는 세상에 선인과 악인이 뒤섞여 있지만 주님의 심판날이 되면 분명히 구별되어 영생과 영벌에 처해진다는 것을 말한다.

 

 

오늘날 밀이라고 하면 대부분 밀가루로 쓰인다. 서구 문화는 밀에 기초했다고 할 수 있다.

 

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곡물로 수십억 인류의 주식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밀은 지리학적 식물학적 고고학적으로 빙하기 말기인 기원전 1만5000년~l만년 께부터 이미 있었던 식물이라고 한다. 밀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코카사스까지에 이르는, 서아시아 지역이 원산지였을 것으로 추정되며 인류와 오랜 역사를 함께한 대표적 농작물이다.

 

그 흔적을 살펴보면 6700년 전 메소포타미아 옛 유적지에서 밀이 발견됐다. 이집트 고분과 신석기시대 유적지에서도 밀이 발견됐다. 또한 기원전 3000년 께 고대 이집트인들이 발효 빵을 만들었다는 학설도 있다.

 

발효 빵을 만들게 된 배경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이집트 어떤 게으른 사람이 밀가루를 반죽했다가 빵을 굽지 않고 그대로 두어서 하룻밤이 지난 뒤에 보니, 껍질이 썩은 것처럼 거품이 생겼다. 그래도 버릴 수 없어서 구웠더니, 딱딱한 무교병보다 연하고 맛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 후부터 밀가루에 효모를 넣는 제빵 기술이 개발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밀은 중국을 거쳐 들어왔다. 신라, 백제의 유적에서 밀이 발견된다. 확실한 도입 연대는 알 수 없지만  중국과 문물교환이 빈번했던 삼국시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밀은 성경에 수없이 등장하는 중요한 농작물이다.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시기로 약속한 젖과 꿀이 흐르는 풍요로운 땅, 가나안 축복 약속에 등장하는 일곱 가지 식물(밀, 보리, 포도, 무화과, 석류, 올리브, 대추야자) 중에서 첫째로 등장하는 중요한 곡물이 밀이다(신명 8, 8).

 

성경에서 밀이 처음 나오는 대목은 창세기에서 인간 형상을 한 하느님을 만나는 대목이다. 아브라함은 한창 더운 대낮에 천막 어귀에 앉아 있다가 지나가는 나그네를 만나서 자기 천막에 초대한다. 아브라함은 사라에게 고운 밀가루로 빵을 굽게 한다. 아브라함의 지극한 손님 접대로 사라가 자식을 얻을 것이라는 축복을 받게 된다(창세 18,1-15). 이런 이유로 밀은 축복의 근원이 됐다.

 

하란 고원은 밀의 풍산지로 알려져 있는데, 11~12월에 파종해 그 다음해 4~5월에 수확한다. 밀 수확기는 계절 구분의 하나다(탈출 34,22). 보리 수확기보다 약 1개월이 늦다. 밀의 첫 수확은 오순절 제사에 바쳤다. 이 시기에는 한 달씩이나 이삭줍기를 할 수 있었다.

 

고대 바빌론이나 시리아, 팔레스티나 등은 관개시설이 없어 자연강우에 의존해서 농사를 지었다. 가뭄으로 흉년이 들어서 기근에 허덕이는 것을, 성경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요셉 시대나 룻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집트는 관개시설이 잘 돼 있어서 농사가 잘 되기에, 기근으로 허덕이는 이웃나라들을 도왔다. 이처럼 이집트의 부유함은 나일강 물로 재배한 밀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집트는 로마제국이나 비잔틴제국의 곡창지대였다.

 

이스라엘은 솔로몬 왕조 이후 곡물을 수출하는 나라로 번성했다. 솔로몬왕은 성전 건축을 위해 티로임금 히람에게서 건축재를 제공받고 밀을 보내주었다(1열왕 5, 25). 밀은 가루로 만들어 하느님 제단에 드리는 제물용 빵을 만드는 재료였고(탈출 29,2), 혼합빵의 재료이며(에제 4,9), 발효빵을 만드는 재료였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은 한 알의 밀을 신앙에 비유했다(요한 12,24). 밀과 가라지 비유에도 나온다(마태 13,24-30). 예수님은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통해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30배, 60배, 100배 결실을 낸다고 하셨다(마태 13,3-8).

 

실제로 밀은 보통 한 알에서 평균 30배 수확을 거두며, 옥토에서는 지금도 100배 수확도 올릴 수 있으니 결코 과장된 표현은 아니다.

 

[평화신문, 2006년 10월 1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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