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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화학] 구약성서에서 언급되는 무기화합물: 소금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6 조회수5,371 추천수0

구약성서에서 언급되는 무기화합물 : 산, 염기, 염 - 소금

 

 

식염(食鹽)이라고도 한다. 화학명은 염화나트륨 NaCl이다. 조미 ·염장 등 일상생활에 널리 사용되는 외에 소다(탄산나트륨), 그 밖의 공업 방면에서 대량으로 사용된다. 천연으로는 암염(岩鹽)이 다량 산출되며, 함호(鹹湖), 염정(鹽井) 등에는 용해하여 존재한다. 또 바닷물에는 3% 가까운 염분이 함유되어 있다. 암염은 굴삭하거나 물을 주입하여 녹여서 염수로 퍼 올려 그대로 또는 끓여서 재제염(再製鹽)으로 채취하는데, 외국에서 널리 시행되고 있다.

 

함호인 경우는 함수를 천일 결정시켜 채염하는데 이것은 그레이트 솔트호(미국), 맥레오드호와 레프로이호(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볼 수 있다. 바닷물을 원료로 하는 경우에는 천일제염법에 의하여 채염하며, 아시아 여러 나라의 연안, 홍해, 지중해 연안, 북아메리카, 멕시코 서부, 오스트레일리아 연안에서 볼 수 있다.

 

동물에게 소금은 생리적으로 필요 불가결한 것이다. 그 이유는 소금은 체내, 특히 체액(體液)에 존재하며, 삼투압의 유지라는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혈액 속에는 0.9 %의 염분이 함유되어 있다. 소금의 나트륨은 체내에서 탄산과 결합하여 중탄산염이 되고, 혈액이나 그 밖의 체액의 알칼리성을 유지하는 구실을 한다. 또 인산과 결합한 것은 완충물질로서 체액의 산, 알칼리의 평형을 유지시키는 구실을 한다. 따라서 어떤 원인으로 체내에 산이나 알칼리가 증가하여도 체내의 산, 알칼리도(度)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또 나트륨은 쓸개즙, 이자액, 장액 등 알칼리성의 소화액 성분이 된다. 만일 소금 섭취량이 부족하면 이들의 소화액 분비가 감소하여 식욕이 떨어진다. 또한 나트륨은 식물성 식품 속에 많은 칼륨과 항상 체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칼륨이 많고 나트륨이 적으면 생명이 위태롭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또 염소는 위액의 염산을 만들어주는 재료로서도 중요하다.

 

이상과 같이 염분이 결핍되면 단기적인 경우에는 소화액의 분비가 부족하게 되어 식욕감퇴가 일어나고, 장기적인 경우에는 전신 무력, 권태, 피로나 정신불안 등이 일어난다. 또 땀을 다량으로 흘려 급격히 소금을 상실하면 현기증, 무욕, 의식혼탁, 탈력 등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뚜렷한 기능상실이 일어난다. 소금의 필요량은 노동의 종류, 기후 등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보통 성인에서는 하루 12∼13 g이다. 한편 소금의 과잉은 고혈압증의 원인이 된다. 이것은 혈액 속의 염분 농도가 증가하면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많은 수분이 혈액 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한 진한 소금을 늘 섭취하는 것은 위암(胃癌)의 원인이 된다는 설도 있다.

 

 

1) 역사

 

인간에게 소금은 생존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소금을 얻기 위한 노력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이루어졌다. 원시시대에는 인간은 조수(鳥獸)나 물고기를 잡아 굶주림을 채웠던 것으로 추측된다. 초식동물은 식물 속에 함유된 미량의 염분을 몸속에서 농축하여 가지고 있으며,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을 잡아먹고 그 염분을 소금의 보급원으로 삼았다. 다시 그것을 인간이 먹는다는 순환을 되풀이하였다.

 

그러나 인간이 농경생활을 하게 되고 언제 잡힐지도 모르는 동물을 쫓지 않고 농사지어 만든 식물을 양식으로 섭취하게 되자, 생리적 요구를 충족할 만한 소금을 보급하는 일이 어렵게 되고, 또한 식물 속에 함유된 칼륨을 많이 섭취하게 되었기 때문에 균형상 소금을 더욱더 필요하게 되었다. 그러기 위하여 인간은 따로 소금을 만들어 이것을 식품으로 할 필요가 생겼다. 그 결과 이미 선사시대에 소금이 산출되는 해안, 염호나 암염이 있는 장소는 교역(交易)의 중심이 되고, 산간에 사는 수렵민이나 내륙의 농경민은 그들이 잡은 짐승이나 농산물을 소금과 교환하기 위하여 소금 산지에 모이게 되었다.

 

그 결과 유럽이나 아시아에서도 소금을 얻기 위한 교역로가 발달하였다. 그 중심지 가운데에는 소금을 만드는 집을 뜻하는 독일어의 할레(Halle), 할슈타트(Hallstatt)나 영어의 위치(-wich)가 붙은 드로이트위치(Droitwich), 낸트위치(Nantwich) 등의 지명으로 현재도 남아 있다. 미국의 솔트레이크시티(Salt Lake City)도 소금과 관련된 지명이다. 로마시대에는 소금이 관리나 군인에게 봉급으로 지불된 일이 있다. 봉급을 뜻하는 영어의 샐러리(salary)는 현물급여(現物給與)를 뜻하는 라틴어 살라리움에서 유래한다. 또 고대 그리스 사람은 소금을 주고 노예를 샀으며, 옛날에는 소금을 얻기 위하여 가난한 사람들이 자기 딸을 판 예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소금으로 큰돈을 번 도시도 있다. 6, 7세기까지 작은 어촌이었던 베네치아가 10세기 이후에 풍족한 해항도시(海港都市)로서 번영한 원인은 가까운 해안에서 산출되는 소금을 지중해 동쪽에 있는 여러 나라에 팔고, 그것으로 얻은 이국(異國)의 산물을 유럽에 팔아 큰 이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소금은 옛날부터 육류의 부패를 방지하고, 인간의 건강과 정력을 유지하는 힘이 있는 것이라 하여 신비적인 의미가 부여되어 청정(淸淨)과 신성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만들 때에 시체를 소금물에 담갔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토지를 비옥하게 하기 위하여 소금을 비료로 사용하였다. 또 그들은 인간의 생활에 중요한 소금을 신에게 바치고, 신에게 바치는 짐승의 고기는 짜게 하였다. 이런 풍습은 그리스 사람이나 로마 사람에게도 있었다. 그리고 소금이 물건의 부패를 방지하고, 물건을 불변으로 하는 힘이 있다고 하여 고대인은 소금을 변함없는 우정, 성실, 맹세의 상징으로 생각하였다. 성서의 ‘소금의 맹세’는 이런 데서 생긴 것이다. 아랍인은 함께 소금을 먹은 사람을 친구로 여기는 풍속이 있다. 소금의 이러한 생활상의 중요성, 귀중성, 신성한 성질 때문에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아들일 사람을 ‘땅의 소금’이라고 하였다.

 

원시시대에는 바닷물을 증발시켜서 채취하거나 해조(海藻)를 태워서 얻기도 하였는데, 사막의 오아시스에는 염분을 함유한 물이 솟아 나와 대상(隊商)은 그것에서 소금을 얻었다. 유럽에서는 철기시대부터 암염이 이용되고, 때로는 암염이 있는 곳에 물을 붓고 소금이 녹은 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채취한 일도 있다. 또, 사해(死海)나 솔트레이크와 같은 염호에서 얻은 조염(粗鹽)을 녹여 증발시키고 정제하여 소금을 얻었다. 동양의 문헌에서는 양(梁)의 도홍경(陶弘景)이 엮었다고 전해지는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의약 중의 하나로 기록되어 약물 중독의 해독제로 소개되어 있고, 그 밖에 기원전 27세기 재상 숙사씨(宿沙氏)가 처음으로 바닷물을 끓여 소금을 채취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한국에서는 고려 이전의 소금에 대한 문헌은 매우 적다. 다만 “삼국지” ‘위지동이전’(魏志東夷傳) 고구려조에 소금을 해안지방에서 운반해 왔다는 대목이 있을 뿐이다. 신라나 백제에서도 해안지방에서 소금을 얻었을 것으로 추측될 뿐이다. 고려 시대에 들어와서는 도염원(都鹽院)을 두어 염분(鹽盆)을 국가에서 관장하여 직접 소금을 제조 ·판매하여 재정수입원으로 삼았으며, 충렬왕(忠烈王) 때 사유로 이관하였다가 다시 1309년(충선 1) 염정을 민부(民部)에 이관하고 유통부분에서는 중국의 입포매법(立賣法)과 계구매법(計口賣法)을 모방하여 포(布)를 납부하게 하여 소금을 구입하게 하였다.

 

조선 시대에는 연안의 주군마다 염장(鹽場)을 설치하여 관가에서 소금을 구워 백성들은 미포와 환물하였는데, 1411년(태종 11)에 염장역미법(鹽場易米法)을 폐지하였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소금은 국가의 중요한 재정 세원이었다. 그리고 궁가와 아문(衙門)경영의 소금은 일부 현물로 수납하고, 일반 민영은 세금을 과해 왔다. 그 후 한말을 거쳐 일제강점기가 되자 소금은 완전히 전매제(專賣制)가 되었고, 1961년에 염전매법이 폐지되자 종전의 국유염전과 민영업계로 양분되었다.

 

 

2) 신앙

 

소금은 인간에게 있어서 생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소금에 관한 여러 가지 전설이나 신앙이 생겼다. 또 소금은 흔히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다고 믿었다. 소금 생산에 있어서 여러 가지 의식이 행해지는 것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라오스의 염전이 있는 지방에서는 매년 소금을 채취하기 전에 제사를 올리고 그 지역의 모든 제염 관계자가 모여 수호신으로부터 우물에 들어갈 허가를 얻는다. 돼지나 거북 ·물소 등 희생으로 바치는 동물도 해마다 달랐다. 또 소금은 사신(邪神)이나 마귀를 쫓는 힘이 있다고 가장 널리 믿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나쁜 것을 쫓는 데 소금을 뿌리는 습관이 있고, 타이에서는 출산 후 매일 소금과 물로 몸을 씻으면 악령으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다고 하며, 모로코에서는 어두운 곳을 다닐 때에 소금을 지니고 있으면 유령을 쫓을 수 있다고 한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마녀가 들어와 술을 썩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당액(糖液)을 담은 통 위에 소금 한 줌을 던지는 습관이 있다. 이 밖에 소금은 흔히 금기(禁忌)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힌두교도 사이에서는 상중(喪中)에는 소금을 먹어서는 안 되고, 이집트의 사제(司祭)는 일생 동안 소금을 먹지 못하였다.

 

인도에서는 젊은 학생이 선생에게 가거나 젊은이들이 결혼하면 3일 동안 소금을 먹을 수 없다. 또 그리스도의 최후의 만찬을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에는 소금 단지가 쓰러져 있다.

 

 

3) 맛

 

소금이 가진 맛은 미각의 4원미(原味) 중의 짠맛을 대표하는 중요한 맛이다. 특히 소금은 모든 식품에 대하여 그것이 가지고 있는 맛을 더욱 돋우는 구실을 한다. 보통 요리할 때 조미하는 것을, 소금맛을 뜻하는 ‘간본다’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짠맛의 맛있는 범위는 국과 같은 액체인 것에서는 매우 좁아서 보통 0.8∼1.2%이다. 국에서는 1%, 찌개에서는 2%가 짠맛의 기본이다. 짠맛은 온도가 높아지는 데 따라 미각이 약해진다. 식은 요리가 짜게 느껴지는 것은 미각이 약하게 느껴지는 높은 온도에서 간을 맞추었기 때문에 식으면서 점차 짠맛이 강하게 느껴지게 되기 때문이다.

 

 

4) 조리와 소금

 

소금은 삼투압이 강하므로 재료에 스며들기 쉽다. 또 삼투압 작용에 의해 생물체의 수분을 강하게 밖으로 빨아내는 작용이 있다. 배추를 소금으로 절이면 풀이 죽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게 소금은 요리할 때 맛 이외에 각종 물리적인 작용을 식품에 미친다. 삼투압 외에 밀이나 어육(魚肉) 단백질에 대해서는 농도가 낮을 때에는 용해하도록, 농도가 높을 때에는 응고시키도록 작용한다. 또 소금은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작용도 있다. 달걀요리에 소금을 쓰면 단단해지며, 생선살코기에 소금을 뿌리면 살이 단단해진다.

 

생선을 구울 때 소금을 뿌리면 덜 탄다. 소금에는 방부작용이 있지만, 농도를 12% 이상으로 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소금은 사과 등을 갈색으로 만드는 폴리페놀산화효소 등의 효소의 작용을 막아 갈변을 방지하거나 비타민 C의 공기산화(空氣酸化)를 방지하는 작용이 있다. 토란 ·문어 ·전복 등의 끈끈한 점액을 없애는 데도 소금이 유효하다.

 

짠맛은 신맛[酸味]을 더해주며 맛을 부드럽게 할 수 있다. 반대로 신맛이 강한 것은 소금을 치면 부드럽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소금은 단맛에 대해서는 단맛을 강화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설탕 양에 대하여 소금이 0.2%인 때 단맛이 최고가 된다. 단팥죽의 맛은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5) 성서

 

팔레스타인의 남부에 위치하는 사해(死海)는 오랜 성서의 본문에는 "짠물 호수(鹽海)"(창세 14,3; 민수 3,16. 12,3)로 서술되어 있다. 사해의 해수의 성분은 고형 성분으로서 25%의 염을 포함하고 있으며, 일반 해수의 농도의 약 7배이다. 주된 광물질은 나트륨, 마그네슘, 칼슘, 칼륨의 염화물과 브롬화마그네슘이다. 사해에서 다량으로 발견되며, 쉽게 구입할 수 있었던 소금은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소금은 생활에 필요한 필수품의 하나로서, 포도주, 밀, 기름과 함께 열거되고 있다(에즈 6,9; 7,22). 따라서 "나라에서 녹을 타 먹는 몸으로"(에즈 4,14)라는 표현은 왕으로부터 급료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급료(salary)는 라틴어의 소금(sal)에서 유래하였다. 소금은 음식에 양념으로(욥기 6,6), 그리고 물건이 부패하는 것을 막는 데 사용되었다(출애 30,35). 약용으로서 소금의 성질에 관한 지식은 예언자 엘리사(Elisha)가 악성 전염병으로 감염되었던 요르단 강을 치유하기 위해서 물들의 원천으로 나아가서 소금을 뿌리는 것으로 설명된다(2열왕 2,20. 21). 그리고 신생아에게 탯줄을 끊은 후에 소금을 뿌렸다(에제 16,4).

 

또한 소금은 분명히 파괴의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아비멜렉(Abimelech)이 언약을 깬 세겜(Shechem)을 점령하고, 그 징벌로 풀도 나지 않게 소금을 뿌렸다(판관 9,45). 소금을 비유적으로 소돔과 고모라의 소금 구덩이는 황량함과 불모의 모습을 나타내었다(신명 29,23; 스바 2,9). 사해의 진흙 구덩이와 늪은 소금이 주어질 것이다(에제 47,11). 소금 기둥으로 변해버린 롯(Lot)의 아내의 유명한 이야기(창세 19,26)는 아마도 소돔과 고모라의 지역에서 자연적인 암염(rock salt) 형성을 설명하는 듯한 전설이다. 사해의 동남쪽에 있는 만(灣)의 서남 해안을 따라 약 5마일 이상 길이에 걸쳐서 결정성 소금의 100피드 층이 그 위에는 점토와 석회석으로 덮여서 뻗어 있다. 이 전체 덩어리는 예벨 우스둠(Jebel Usdum, "Mount of Sodom")으로서 알려져 있다. 이 이름이 평원의 도시(Cities of Plain)와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동굴 같고 또한 갈라진 틈이 있는 소금 층은, 마치 롯의 아내와 소금 기둥의 이야기를 할 때, 전설에서 지적되는 뾰족한 탑을 반복하여 이루었던 것처럼 보인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에는 흔한 소금에 대해서 실질적인 또한 비유적인 암시가 많다. 소금은  종교적 의식에 사용되었다. "너희가 드리는 곡식예물에는 반드시 소금을 쳐야 한다. 너희는 곡식예물에 너희 하느님과 계약을 맺을 때 치는 소금이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너희가 바치는 모든 예물에는 소금을 쳐야 한다."(레위 2,13) 소금은 부패를 방지하며, 누룩이나 꿀의 발효작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고대 서아시아 지방에서는 쌍방이 소금을 먹음으로써, 언약을 맺는 풍습이 있었다. 소금 언약(covenant of salt, 민수 18,19)은 야훼와 다윗과 그 자손과 맺은 언약처럼(2역대 13,5), 영원히 지속하는 언약인 것이다.

 

신약성서에서도 소금에 대한 비유가 있다(마태 5,13; 마르 9,49-50; 루가 14,34; 골로 4,6).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만일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만들겠느냐? 그런 소금은 아무데도 쓸 데 없어 밖에 내버려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마태 5,13).

 

"소금은 좋은 물건이다. 그러나 만일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하겠느냐?"(루가 14,34; 마르 9,50)라는 구절에서 소금은, 먼저 ‘언약의 소금’과 관련지어 설명할 수 있다. 즉 하느님과의 언약이 깨어지면, 그것을 다시 맺을 수 없다는 의미이다.

 

마태오 복음 5,13은 소금에 관한 해석에 따라서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도 있다. 즉 신앙인은 ‘땅의 소금’(the salt of the earth)이고, 하느님과의 언약을 통해서 인간의 세계를 부패하지 않도록 하고, 그것에 맛을 내게 하지 않으면 안 되고, 그것이 되지 않으면 버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루가 14,35). "소금은 좋은 물건이다. 그러나 만일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하겠느냐?"(마르 9,50)라는 구절은, 바오로가 일상생활에서 소금을 알맞게 맛을 내듯이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진실함과 너그러움으로 대하여야 함을 강조한 골로사이 4,6의 훈계로 잘 설명될 것이다. 희랍어의 '소금'은 '지혜' '재치'를 상징한다.

 

마태오 복음 5,13을 달리 해석할 수 있다. 예수가 산상수훈에서 언급하였던 "땅의 소금" 혹은 맛을 잃은 소금은 불순한 염화나트륨이었고, 염화나트륨이 녹아버린 후에는 맛이 없는 잔유물로서 남고, 그리고 원래의 소금과는 구별하기 어려운 흰 점토(또는 아마도 석고)가 함유되었다(마태 5,13; 마르 9,49-50; 루가 14,34). 그래서 소금이 맛을 잃었다고 말하였다.

 

구약성서에서 몇 번 소금 골짜기(valley of salt)가 언급되었다. 암염(rock salt)과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 소금 골짜기의 정확한 위치가 논의되었다. 브엘세바(Beer-sheba)의 동쪽에 있는 와디 엘-밀(Wadi el-Milh, salt)은 이름이 유사다. 더욱 그럴듯한 위치는 에스-셉카(es-Sebkha)로서 사해의 남쪽의 황량하고 사람이 살지 않는 소금 땅(a salt land; 렘 17:6)이다. 먼드렐(Henry Maundrell)이 1699년 시리아의 알렙포(Aleppo, 성서에서의 Berea)에 도착하였을 때, 그는 부근에 있는 소금 골짜기(salt valley)를 방문하였다. 암맥(岩脈)에서부터 소금의 일부를 맛을 보았을 때, 바위에 부착되었던 부분은 소금기가 있었지만, 비에 노출되었던 부분은 완전히 맛을 잃었었던 것을 발견하였다. 반세기 후에 성지를 방문했던 하셀퀴스트(Hasselquist)는 사해 부근의 토양을 소금으로 충만한 무른 점토로서 서술하였다. 커티스(W. E. Curtis)는 건조기에 사해 부근의 메마른 땅은 소금과 석회로 덮혀 있었다고 하였다. 스트라본(Strabon, 기원전 63년 - 기원후 25년)은 18년에 암염의 채굴과 염천(鹽泉)에서 소금을 제조하는 것을 기술하였다.

 

셰익스피어의 “햄릿”(Hamlet) 1막 2장 158-160행에서 인용한다.

Ere yet the salt of most unrighteous tears

Had left the flushing in her galled eyes,

She married.

(거짓 눈물의 소금기로 인해 충혈된 눈의 핏발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결혼을 하다니).

 

인류가 지구상에서 생존하기 시작한 수렵(狩獵)·어로(漁撈) 시대에는 짐승과 생선 등의 고기에서 적당한 염분을 섭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달리 소금을 구할 일이 없었다. 그러나 농사를 주로 하며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게 되자, 자연히 생리적으로 소금을 필요하게 되었다.

 

소금은 음식물의 소화(위산)에 관여하여 단백질의 용해와 아밀라제의 활성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소금을 만드는 것은 신석기 시대로부터 시작하였다고 생각된다.

 

중국의 오랜 문헌인 “상서”(尙書) 설명편(說命篇)에서 은대(殷代)에 이미 조미료서 소금이 사용되었다고 기술되고 있다. “주례”(周禮)에는 염인(鹽人)이라는 관직이 있고, 고염(苦鹽), 산염(散鹽), 형염(形鹽), 이염(飴鹽)이라는 네 종류의 소금을 관리하였다. 고염(苦鹽)은 쓴 맛이 나는 소금으로 마그네슘염을 많이 함유한 것일 것이다. 산서(山西)의 운성염지(運城鹽池)의 소금이다. 산염(散鹽)은 결정의 입자가 작은 소금으로 바닷물을 증발시킨 것이다. 형염(形鹽)은 결정의 입자가 큰 것으로 암염(岩鹽)이라고 생각된다. 이염(飴鹽)은 맛이 좋은 소금으로 현재의 청해성(靑海省)에서 생산하였다. 약리학과 본초학(本草學)에 대한 오랜 문헌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천일염(天日鹽)과 암염(岩鹽)이 기술되어 있다.

 

주(周)의 초기에 제(齊, 현재의 산동성)에 임명된 강상(姜尙)은, 대규모의 제염업을 일으켜 나라의 재정을 풍성하게 하였다. 춘추시대, 제(齊)의 관중(管仲, 기원전 645년 사망)이 전매제도를 만들었다. 한(漢)의 무제 원수 4년(武帝 元狩4年, 기원전 114년)에 소금의 생산 운송 판매의 전부를 관청에서 운영하였다.

 

우리나라의 제염업의 기원을 정확하게 추정하기는 곤란하지만 매우 오래 전에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에 의하면 고구려 대무신왕 13년에 옥저를 귀속시키고, 고구려인을 배치하고 조세(租稅)로 고기와 소금을 거두는데 감독하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12세기 이후 소금 생산의 발전을 배경으로 하여 고려 충선왕 원년(1309년)에 소금 전매제도를 시행하였다. 염호(鹽戶, 소금을 생산하는 집)가 생산한 소금을 관청이 직접 판매함으로써, 국가에서 소금의 유통을 장악하며 재정 수입을 얻고자 하였다. 1907년 우리나라에서 천일제염이 시작되기 전에는 바닷물을 가열하여 수분을 제거하여 소금을 얻는 방법(煎熬製鹽法)에 의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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