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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화학] 구약성서에서 언급되는 유기화합물: 사과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7 조회수4,111 추천수0

구약성서에서 언급되는 유기화합물 : 사과(Apple)

 

 

빈파(瀕婆), 평과라고도 한다. 사과는 수분 85∼90%, 펙틴질과 섬유질 1%, 말산(malic acid) 0.5% 내외를 함유하며, 그 밖에 회분(灰分)·단백질 등을 소량 함유하고 있으며 비타민을 과육(果肉) 100g 중 A 60g(β-카로틴으로서), B1 0.01mg, C 3∼8mg 내외 함유한다. 주로 날것으로 먹거나 잼, 주스, 애플사이다, 사과주, 사과초, 애플파이 등에도 이용된다.

 

사과라고 하면 에덴의 동산에서 이브가 아담에게 준 ‘금단의 나무의 과실’(존 밀턴은 “실낙원” 제1권에서 그렇게 부르고 있는데), 뉴턴의 사과 및 그리스 신화에서 언급되는 황금 사과를 연상하게 된다.

 

그러나 창세기의 어디를 보아도 그러한 사과의 표현은 없다. 성서에서 언급되는 사과 및 사과나무에 대한 이미지는 다음과 같다. 달고 매력적이고(아가 2,3), 향기가 있고(아가 7,8), 색깔은 금빛이고 은빛이 나는 잎이 있으며(잠언 25,11), 과즙은 원기를 주고(아가 2,5), 나무는 그늘을 지울 만큼 높고 크다(아가 2,3; 아가 8,5).

 

이처럼 성서에서 언급되는 것에 한정한다면, 사과의 이미지는 일반적으로 매우 좋다. 예를 들면 다정한 애정을 쏟을 대상을 "눈동자처럼"(the apple of the eye)이라고 말한다. 신명기 32,10에서 "당신의 눈동자처럼 지켜주셨다"(He kept him as the apple of his eye), 그리고 시편 17,8절에서 "당신의 눈동자처럼, 이 몸 고이 간수해 주시고"(Keep me as the apple of the eye). 잠언 7,2에서 "내 훈계를 지키고 내 가르침을 네 눈동자처럼 간직하여라."(Keep my commandments, and live, and my law as the apple of thine eye) 눈동자는 인간의 신체 부위 중 가장 귀중한 것일 뿐 아니라, 가장 쉽게 다칠 수 있는 약한 부위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말은 최우선적으로 아끼며 아주 조심스럽게 보호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아가 2,3에서 "사내들 가운데 서 계시는 그대, 나의 임은 잡목 속에 솟은 능금나무"(As the apple tree among the trees of the wood, so is my beloved among the sons), 또한 아가 2,5에서 "사랑에 지친 이 몸, 힘을 내라고, 기운을 내라고, 건포도와 능금을 입에 넣어주시네"(Comfort me with apples, for I am sick of love)라고 표기하고 있다.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중세의 성모자화(聖母子畵)에는 어린 예수에게 사과를 드리는 천사나 성모의 모습이 잘 묘사되고 있다.

 

성서에 표기된 사과나 많은 고전 문학작품에 언급되는 사과가 진정한 사과인지는 많은 의문이 있다. 사과는 분명히 팔레스타인의 토종 품이 아니며, 중국에서의 사과는 작고, 신맛이 나는 것으로 표기되고 있다. 적어도 품종개량이 되지 않았던 옛날의 사과가 황금색이라는 표현으로는 적합하지 않으며, 사과나무가 크지 않았다.

 

성서에서 표현된 사과에 어울리는 것으로 오렌지(Citrus sinensis), 시트론(Citrus medica) 등 몇 가지가 언급되고 있으나, 가장 적합한 것은 살구(Prunus Armeniaca)로 알려져 있다. 살구나무는 구약시대에 팔레스타인 지방에서 자라고 있었고, 약 10m 정도 자라며 팔레스타인 지역 곳곳에 자생하는데, 그 열매 또한 황금빛을 내고 냄새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사이프러스(Cyprus)에서는 이 살구들을 "황금의 사과"라고 부르고 있다. 이 나무는 요엘 1,12에도 언급되고 있는데 공동번역본에서는 이를 능금나무로 옮기고 있다. 감람나무, 무화과나무 등과 같이 팔레스타인에서 소중히 여겨지던 나무였던 것 같다. 꽃들은 분홍빛이 있는 흰색이며 옅은 색의 잎들의 뒷면에는 솜털(down)로 덮여 있어서 '은색'으로 보인다. "경우에 닿는 말은 은쟁반에 담간 황금사과다"(잠언 25,11). 한글 개역에서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의 표현은 문자적으로 ‘은 그림들에 있는 황금색 사과들’(A word fitly spoken is like apples of gold in pictures of silver: KJV). 20세기에서 간행된 성경(NKJ, NIV, RSV)에서는 ‘은으로 꾸며진 배경에 있는 황금색 사과들’(A word fitly spoken is like apples of gold In settings of silver.)로 이해된다. 익은 살구가 열린 살구나무를 쳐다볼 때, '은색'으로 보이는 배경에 노란 살구가 놓인 정경을 연상한 것인지도 모른다. 눈동자를 사과로 표현하였는데, 크기로 보아서 사과보다는 살구가 더 적절하다고 본다. 그 크기 면에서는 살구 가 어울릴 줄 모르나 성서 안에서의 사과는 '타프아흐'로 나무 열매로 5회, 고장의 이름으로 6회, 사람의 이름으로 1회 나타난다. 능금나무가 중동 지방의 선사 유물 중에서 나타난 것은 없으나 람세스 2세(기원전 1235∼1298년) 때의 고대 이집트 문서에 기록된 나일 강 삼각주의 평야에 석류, 능금, 올리브, 무화과 등이 많았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이스라엘에는 기원전 4000년에 이란이나 아르메니아에서 도입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잎과 열매가 사과나무와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잎·화경 및 꽃받침에 털이 없거나 또는 적다. 따라서 털이 없다는 뜻에서 민사과로 구별하여 부른다. 이런 점에서 살구보다는 능금이 더 잘 어울리는 번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서양의 고전문학에서 이 황금의 사과가 자주 등장한다.

 

1) 불화의 사과(apple of discord) : 그리스 신화에서 펠레우스(Peleus)와 테티스(Thetis)의 혼례식에 불화(不和)의 여신(女神) 에리스(Eris)만 초대를 받지 못했으므로, 화가 난 에리스가 몰래 혼례식장에 들어가서, ‘가장 아름다운 분에게’(for the fairest)라고 써서 여러 여신들 가운데 황금 사과를 던져 넣었다. 그것을 둘러싸고 헤라(Hera), 아테나(Athena), 아프로디테(Aphrodite)가 크게 다투게 되었는데, 결국 인간인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Paris)에게 심판을 맡겼다. 파리스는 그리스 제일의 미녀를 주겠다고 약속한 아프로디테에게 사과를 준 것이 원인이 되어 트로이 전쟁이 일어났다.

 

2) 그리스 신화에서 걸음이 빠른 미모의 처녀 아탈란타(Atalanta)와 결혼하기를 희망하는 자는 그녀와의 경주에서 이겨야 하며, 만약에 지면 피살되었다. 결국 히포메네스라는 청년이 아프로디테에게서 받은 3개의 황금 사과를 달리면서 떨어뜨렸기 때문에 그녀가 그것을 줍는 사이에 경주에 이겼다. 또한 아탈란타의 이야기는 스윈번(Swinburne)의 시극 “칼리돈의 아탈란타”(Atalanta in Calydon)의 주제로도 되었다.

 

3)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클레스(Herakles, 영어로는 Hercules)가 헤라(Hera)의 미움을 받아서 그 수행을 명령받은 "헤라클레스의 12가지의 어려운 일" 중에서 11번째는 헤스페리디스(Hesperides)의 동산에 있는 황금 사과를 따오는 것이었다. 제우스와 헤라의 결혼 때에, 땅의 여신 가이어(Gaea)가 황금 사과가 많이 열린 나무를 심은 것을 선물하였다. 제우스는 이것을 헤스페리디스라는 3인의 아가씨에게 이 신성한 사과의 동산을 지키는 임무를 부여하고, 100개의 머리를 가진 용에게 이 사과의 나무를 지키게 하였다. 많은 도둑들이 이 사과를 훔치려고 하였으나, 모두 실패하였다. 그런데 다만 헤라클레스만이 이 사과를 따는 데 성공하였다. 셰익스피어의 “사랑의 헛수고” 4막 3장에 이 신화를 바탕으로 한 헤라클레스가 등장한다. 밀턴의 “실낙원”에서 창세기 3장이 주제로 되고 있다.

 

“실낙원”1권 1-3행에서 인용한다.

 

“인간이 태초에 하느님을 거역하고, 금단의 나무 열매 맛보아 그 치명적인 맛 때문에 죽음과 온갖 재앙이 세상에 들어와”

"Of Man's first disobedience and the fruit of that forbidden tree whose mortal taste Brought death into the world and all our woe, "

 

“실낙원” 9권 585-586행에서

 

“나는 이 아름다운 사과를 맛보고 싶은 나의 간절한 식욕을 채우기 위하여 주저하지 않을 것을 결심했더이다.”

"Of tasting those fair apple, I resolved No to defer, hunger and thirst at once,"

 

밀턴은 그의 “실낙원” 제1권에서 ‘금단의 나무의 열매’라고 불렀고, 제5권에서 ‘황금색으로 윤기가 나는 껍질을 가진 열매’로, 제9권에서 ‘아름다운 사과’로 표현하였다. 이렇게 된 원인으로서, 하나는 금단의 나무의 열매가 고전문학에서 언급된 불화와 분쟁의 이미지의 사과와 혼동되고 있는 것도 있을 것이고, 또한 다른 이유로서, 사과의 학명으로서의 속명(屬名 Malus)과 라틴어로 ‘惡’(malum)이 유사하여 혼동한지도 모른다.

 

밀턴은 서사시인 “실낙원”에서 보다 오히려 산문인 “아레오패지티카”(Areopagitica)에서 확실하게 ‘선과 악의 지식이 쌍둥이처럼 함께 엉켜서 이 세상으로 뛰어 들었던 것은 맛을 본 한 사과의 껍질로부터였다’(It was from out the rind of one apple tasted that the knowledge of good and evil as two twins cleaving together leaped forth into the world)라고 언급하고, 이 열매가 사과인 것을 확신을 갖고 인정하고 있다.

 

또한 성서에서는 명확하게 서술되어 있지 않지만, 성서와 결부시켜 생각된 것에 소돔의 사과(apple of Sodom)가 있다. 신명기 32,32에 소돔의 포도(vine of Sodom)가 언급되고 있다. 작가들은 소돔의 사과를 포도처럼 자라는 식물로 언급하고 있다. 유사한 식물로 박과(科) 수박속(屬)의 일종(Citrullus colocynthis)이 언급되고 있다. 이 식물은 담이나 나무 위로 뻗어 나가고 노란 색과 푸른색의 줄무늬가 있고 오렌지처럼 둥근 열매가 열린다. 내부의 과육(果肉)은 독성이 있고 쓰며 하제(purgative)로서 사용될 수 있다. 이 식물은 사해(Dead Sea) 주변에서 보통 발견된다. 바이런(Byron) 은 “귀공자 하롤드의 편력”(Child Harold's Pilgrim)에서 이 사과를 겉보기에는 아름다우나 ‘재의 맛뿐이다’(all ashes to the taste), ‘사해 기슭의 사과’(the apples on the Dead Sea shore)라고 불렀다. 밀턴도 소돔의 사과를 ‘소돔이 불탔던, 역청의 사해 기슭에서 자란’(which grew near that bituminous lake where Sodom flamed) 과실이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서도 아마도 이 소돔의 사과를 의미한다고 생각되는 표현이 있다. 안토니오가 샤일록이 멋대로 성서를 인용하는 것을 타이르며, ‘좋게 보이는 사과이지만 속은 썩었다’(a goodly apple rotten at heart) 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1막 3장).

 

미술 작품에서 사과에 관련된 것으로 몇 가지를 소개한다. 16세기 독일 화가인 크라나흐(Lucas Cranach, 1472-1553)의 작품으로 “사과나무 밑의 성모자(聖母子)”(1525경, 캔버스에 유채화, 레닌그라드 에르미타지 미술관 소장), 같은 화가의 작품으로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1530년, 빈(Wien) 미술사박물관 소장품) 등이 있다. 그리스 신화로 불화의 사과를 주제로 한 것으로 루벤스(Pieter Paul Rubens)의 작품인 “파리(Paris)의 심판”(1635년, 목판에 유채화, 런던 국립회화관 소장품)이 있고, 같은 제목으로 “파리(Paris)의 심판”(1638-1639)년 캔버스에 유채화,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소장품이 있다.

 

최근에는 사과의 원산지가 코카사스 지방에서부터 중국 천산 산맥에 이르는 매우 광범위한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는 주장이 우세한 실정이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2세기경부터 사과 종류인 '임금(林檎)이나 '내(柰)'가 재배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능금은 그 재배가 오랜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신라 때의 노래인 “처용가”(處容歌) 879에 보이는 ‘머자’라는 과실이 능금의 일종인 내(木奈)라고 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헌상으로 능금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고려시대의 “계림유사”(鷄林類事, 1096)와 “고려도경”(高麗圖經, 1124)에서 보인다. 16세기에 최세진이 저술한 “사성통해”(四聲通解, 1517)와 “훈몽자회”(1527)에서도 당시에 재배되고 있었던 다양한 능금 종류를 언급하고 있다. ‘檎 넝금; 俗稱은 沙果이고, 또 小林이라고도 한다.’ '사과(沙果)'라는 말이 최초로 등장하고 있는데, 이것은 작은 능금인 임금(林檎)의 속칭(俗稱이었다. 중국에서 새로운 품종인 빈파(瀕婆)가 조선시대에 전래되어서 종래의 품종과 구별하기 위해서 사과(査果)라 부르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능금(林檎)'이 요컨대 모든 능금 종류(apple)를 총칭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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