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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마르코 복음서9: 베드로의 고백(마르 8,27-33)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31 조회수3,366 추천수1

[윤일마 수녀의 신나는 성경공부 - 마르코와 함께 쓰는 나의 복음서] (9) 고백(마르 8,27-33)


나 예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진실한 마음의 고백은 받아들임과 용서, 사랑을 불러온다. 신앙인들은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갖고,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고백할 힘을 얻는다. 

 

예수님은 카이사리아의 필리피라는 곳으로 가셨다. 이곳은 헤로데 임금이 일찍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목신 '판'이라는 신에게 신당을 지어 준 곳이다. 옛날 사람들은 판을 모든 자연의 신으로 믿었다. 이곳은 헤로데 임금의 아들 헤로데 필리포스가 기원전 2년께 헤르몬 산 밑에 샘이 솟아 오르는 곳에 세운 도시 중 하나로 잡신이 많다. 

 

예수님이 처음으로 나를 누구냐고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던지셨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죽음 이후에 돌아올 찬란한 영광의 부활을 체험하지 못한 상태다. 예수님도 자신이 행하신 기적과 가르침으로 인해 자신을 메시아로 고백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더 중요한 것은 죽음을 통해 메시아로서 드러나는 것이다. 예수님의 구원 사명은 당신이 행하신 기적으로써가 아니라, 우리 죄를 위해 기꺼이 선택하신 당신의 죽음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우리 마음 속에 신앙이 온전히 자리 잡게 되는 것은 제자들이 체험한 십자가 죽음과 부활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많은 기적을 행하시고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실 때까지, 또 예루살렘에서 수난의 길을 걸으셨을 때도 제자들은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지 못했다. 

 

유다는 예수님을 돈 주고 팔아넘겼다. 다른 제자들도 겟세마니 동산에서 예수님이 잡혀가실 때 모두 도망갔다. 사람들이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은 그들이 고대하던 메시아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유다인들은 로마 제국을 무너뜨리고 악인들에게 하느님의 심판을 선고할 메시아를 기대했다. 

 

그러나 예수님의 구원은 인간을 죄와 죽음에서 해방시켜 참 생명을 누리게 하는 것이다. 예수님이 주고자 하신 구원은 힘과 권력으로 억압하는 악인들을 똑같은 힘과 권력으로 제압하는 게 아니다. 더 큰 사랑으로 감싸 안음으로써 회개와 용서로 구원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구원받은 사람만이 하느님 앞에서 참 자유와 생명을 누릴 수 있다. 

 

예수님은 당신이 원하시는 제자를 직접 뽑으셨다. 예수님은 율법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세우지 않고, 하늘나라를 토대로 제자들의 공동체를 세우셨다. 율법의 참된 의미인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가르쳐 주시면서, 하느님 현존 안에서 하느님 자녀로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말씀과 삶으로 보여주셨다. 

 

예수님은 어떻게 세상을 구원하실지를 제자들에게 가르쳐주신다. 스스로 죽음이라는 사건을 앞두고, 두려워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당신의 부활을 기다리게 하는 힘을 불어넣어 주신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르 8,27) 하고 질문하신다. 제자들이 대답했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고 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마르 8,28)라고 답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과 동시대에 등장한 인물이다. 요한은 유다 지역에서 강력한 세례 운동을 펼친 분 중 한 분이다. 다가올 심판, 종말을 위해 회개하라는 징표로 세례를 베풀었다. 구약의 엘리야를 연상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의 공생활은 세례자 요한에게 받으신 세례로 시작됐다. 

 

예수님이 다시 제자들에게 물으신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베드로가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했다. 

 

마태오 복음에서는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대답한다. 루카 복음에서는 베드로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한다. 이는 역사상 최초의 신앙고백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수난과 부활을 통해 자신이 어떤 그리스도인지를 분명하게 이야기해주고 계신다. 

 

베드로가 듣고 있다가 예수님께 반박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수난을 당하고 죽으셔야 한다는 말을 듣고 "예수님이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십니까? 예수님이 가셔야 할 길은 그 길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답답하게 생각했다. 제자들 생각은 그리스도는 반대자들에게 배척받고 죽는 분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물리치고 하느님의 왕국을 세우는 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마르 8,33) 하고 호통을 치셨다. 

 

예수님이 모범으로 보이신 진정한 승리와 영광은 남을 지배하는 힘과 능력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변화시킬 수 있는 진실과 사랑으로만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이것을 잊지 않고, 사랑의 십자가를 지고 살 때 예수님은 우리에게 살아갈 힘을 주신다. 그 힘을 바탕으로 우리는 죄를 끊어버릴 수 있다. 예수님은 우리 사이에 분열보다는 일치를 이루는 힘을 주신다. 하느님을 온전히 신뢰할 수 있고, 하느님을 바라볼 힘을 주신다. 나는 예수님께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평화신문, 2013년 9월 1일, 정리=이지혜 기자]

 

※ 방송시간 : 화 오전 8시, 수 새벽 1시ㆍ오후 1시 40분, 금 오후 8시, 토 오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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