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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유다인들은 왜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이지 않았나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18 조회수2,864 추천수1
[성경 속 궁금증] (72) 유다인들은 왜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이지 않았나요?

유다인, 민족 해방 가져올 정치적 메시아 고대


유다인들은 예수를 정치적 메시아로 기대했다. 그림은 '전능하신 분, 만물을 다스리시는 그리스도'(이탈리아 체팔루성당 모자이크, 1170년경).


성경에서 일컫는 '메시아'는 믿는 이들이 기다리는 구세주(救世主)를 뜻한다. 메시아는 히브리어로 '기름 부음을 받은 자', '축성된 자'란 뜻이다. 그리스어로는 기름 부어 세운 영도자를 의미하는 그리스도(Christus)를 뜻한다.

유다인에게 메시아는 임금이나 대제관으로 뽑혀 머리에 기름 부음을 받음으로써 하느님의 직책을 수여받은 자이다(다니 9,25).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이 고대하던 바로 그 메시아라는 것은 초대교회 복음 선포자들이 전한 복음의 핵심이기도 했다(사도 2,31-32; 로마 1,3-4 참조). 그래서 초대교회는 유다인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 어떻게 예수님께서 구약의 예언들을 성취하셨지를 보여줘야만 했다. 루카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공적인 직무를 시작하시며 회당에서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이 이뤄졌음을 밝히고 있다(루카 4,18-21).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메시아라는 칭호와 메시아로서의 직무를 받아들이셨지만 공개적으로 메시아라고 불리기를 원하지 않으셨다(마태16,16-17.20). 그 이유는 메시아(그리스도라는 칭호)라는 용어를 자신에게 사용하도록 내버려 둘 경우 사람들이 당신을 정치적인 임금으로 오해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다인들이 기다리던 메시아와 그리스도는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었다. 유다인들은 메시아라고 하면 전쟁에서 승리하고 자기 민족을 억압이나 압제로부터 구해줄 수 있는 대단한 영웅으로 믿었다. 이스라엘 백성이 기다리는 메시아는 행복에 대한 염원을 풀어주고, 어둠을 헤치고 광명을 주실 백성의 왕이었다. 결국 유다인들이 기대한 메시아는 이민족의 지배에서 벗어나게 하는 세속적이고 현세적인 메시아, 민족 해방을 가져오는 소위 정치적 메시아로서 만민을 정복하고 그들을 무릎 꿇게하는 이 세상에 속하는 메시아였다. 그래서 유다인들이 기대하는 메시아는 다윗 왕과 같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신을 정치적인 해방자로서가 아니라 고통받는 사람의 아들로, 그리고 이사야서의 고통받는 주님의 종으로 이해하고 계셨다(이사 52,13∼53,12). 그래서 예수님은 자신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배척받아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치셨다. 그들의 잘못된 메시아 개념을 올바로 잡아주셨다고 볼 수 있다(마르 8,30-33).

유다인들은 처음에 예수님을, 이스라엘을 로마의 통치로부터 해방시켜 줄 정치적인 메시아로 기대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시는 방법은 인간이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따라서 유다인들은 자신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행동하셨던 예수님께 실망했고 급기야 예수님을 처형하라고 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것이다. 예수님은 유다인들이 기대했던 메시아와 동일한 메시아가 아니다. 메시아이신 예수님은 이스라엘의 기대를 뛰어넘는 분이셨다. 메시아이신 예수님은 한 나라를 통치하는 정치 지도자가 아니라 인간을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시는 진정한 구세주이시기 때문이다.

[평화신문, 2013년 5월 19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실 수석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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