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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성경 맛들이기: 복음서를 계속해서 읽어야 하는 이유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10-24 조회수1,457 추천수0

[성경 맛들이기] 복음서를 계속해서 읽어야 하는 이유

 

 

복음서는 ‘문헌 작업’이나 ‘정보 축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예수님에 대해 가르치고 그분의 삶을 본받고 살아가고자 한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규범적이고 윤리적인 요구 때문에 필요했습니다. 복음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 복음서가 처한 시대적 상황과 배경을 알아야 합니다. ‘삶의 자리(Sitz im Leben)’가 다르다는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과 이야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신약 성경이 쓰일 당시 신앙 공동체의 삶은 팍팍하고 위험했기에, 예수님의 메시지는 ‘복음’, 즉 ‘기쁜 소식’이어야 했습니다.

 

복음서가 쓰인 시대에 교회 공동체는 내부적인 조직화 문제와 더불어 외부적인 반감과 저항에 예수님의 정신으로 맞서 싸워야 할 숙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복음서는 사도와 바오로 서간으로부터 이미 전해 내려온 ‘복음’을 교회적 · 사회적 차원에서 다시금 정리하고 서술하면서,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이 신앙 공동체의 내면적 회개와 외면적 무장을 위한 결연한 가르침이 되길 원했습니다. 복음서의 ‘복음’은 예수님 삶의 사실적 서술이나 묘사가 아니라 예수님의 삶이 1세기를 살아가는 신앙 공동체에 어떠한 삶의 규범으로 작용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입니다.

 

복음서 저자들은 예수님의 이야기를 각자의 공동체를 위한 ‘복음’으로 전해야 했습니다. 각 복음서 저자들은 그 시대를 읽었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그 시대를 살아갈 기쁨과 희망으로 바꾸어야 했습니다. 즉, 저자들은 예수님의 스펙트럼으로 자신의 역사를 이야기한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복음서 읽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사적 배경에 대한 다양한 지식입니다. 어떤 공동체에 살았고, 어떤 삶과 가치를 지향했는지 살펴보는 것은 복음서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전제 요소입니다.

 

동시에 그런 역사적 상황이 ‘이야기의 세상’ 안에서 어떻게 구성되고 각색되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야기의 세상’은 편집과 구성에 따라 실제 세상과 구별되는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 갑니다. 복음서 저자들이 자신의 신학적 의도로 문학적 다양성과 그 구성을 엮어냈다면, 그것은 실제 세상을 저자들의 삶의 자리와 독자들을 위해 ‘새로운 세상’으로 창조해 낸 것입니다. 새로운 세상은 글로 쓰인 문학적인 세상인 동시에 그것을 읽어내는 초기 그리스도교 신앙 공동체, 나아가 지금 복음서를 읽고 있는 ‘신앙 공동체’가 살아갈 지표와 규범을 제시하는 복음 선포의 장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복음서 읽기는 복음서라는 ‘새로운 세상’ 안에서 초기 그리스도교 신앙 공동체의 기쁨과 희망을 오늘에 되살려 내는 새로운 ‘신앙의 주체’를 지향하는 창조적 작업입니다.

 

우리는 복음서를 통해 이야기된 예수님을 만나게 되고, 이야기하는 복음서 저자들의 고민과 사상을 접하며, 그로 말미암아 변화할 ‘나’, ‘새로운 나’를 만날 기회를 얻기 위해 꾸준히 복음서를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1-32).

 

[2022년 10월 23일(다해) 연중 제30주일(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 전교 주일) 수원주보 3면, 이승환 루카 신부(수원교구 복음화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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