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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물] 티모테오의 할머니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게(에우니케) (2티모 1,3-5)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3 조회수4,099 추천수0

[성서의 인물] 디모테오의 할머니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게(2디모 1,3-5)

 

 

사도 바오로가 아들처럼 아꼈던 디모테오에게 편지를 썼다.

 

"디모테오! 나는 밤낮으로 기도하면서 그대를 기억하고 하느님께 감사 드린다오. 나는 그대가 눈물을 흘리던 일을 기억하고 있기에 그대를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소. 그대를 만나게 되면 내 기쁨은 한없이 클 것이오. 그대의 거짓 없는 믿음과 투철한 신앙심은 그대의 할머니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게로부터 전해 받은 것이오."(2디모 1,3-5)

 

믿음의 특성은 다른 이로부터 전해 받는 것이다. 특히 부모의 신앙은 대개 자녀들에게 전승되기 마련이다. 어린 시절의 가르침과 교훈은 일생을 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곤 한다. 디모테오 역시 할머니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게에게서 믿음을 배웠다. 로이스와 유니게는 성서에 단 한 번밖에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 사람은 위대한 사도 바오로에게 강한 인상과 감동을 주었다.

 

사도 바오로는 아들과 같이 사랑했던 디모테오의 됨됨이와 신앙의 자세가 그의 열심한 가정적인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을 알고 있었다. 디모테오의 가정은 신앙적으로 열심한 가정이었다. 로이스와 유니게, 그리고 디모테오에 이르는 삼대에 걸친 믿음의 고리는 이들을 육신적으로 뿐만 아니라 영적으로 서로를 일치시키고 있었다. 혈통이 이어지는 곳에 신앙도 함께 했던 것이다. 디모테오의 경우에서처럼 신앙의 인연 역시 한 사람의 영혼에서 다음 세대의 영혼으로 전수되는 경우가 많다. 하느님이 주신 신앙을 대대로 꽃 피워 가는 디모테오의 가정은 신앙인의 가정의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로이스와 유니게는 다른 열심한 유다인 가정처럼 디모테오를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교육시켰을 것이다. 디모테오는 일찍부터 히브리 성서와 기도생활에 몰두했다. 어린 시절의 학습과 배움이 일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침이 되는지는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유니게와 로이스 모녀는 어린 디모테오에게 주님께 헌신하는 삶을 미리 준비시킨 셈이었다. 훗날 이들의 참된 교육은 디모테오를 통하여 큰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로이스와 유니게는 디모테오의 결실을 자신들의 공로로 돌리지 않고 디모테오 뒤에서 돕는 것으로 기뻐했다.

 

이들은 겸손하고 참된 성품을 가진 신앙인이었다. 오늘날에도 훌륭한 사목자 뒤에는 훌륭한 부모님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분들은 결코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뒤에서 기도와 희생으로 사목자의 큰 용기와 힘이 되어준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교육은 태어나고 자란 가정에서 시작된다. 디모테오는 가정 안에서 사랑을 체험하면서 자랐을 것이다 유니게와 로이스가 디모테오에게 사랑의 마음을 심어주었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가르친 사도 바오로의 가르침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었다. 이처럼 기초가 있는 교육이 중요하다.

 

디모테오에게도 사랑의 체험이 훗날 사람을 사랑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어린 시절 부모의 사랑을 잘 체험하지 못하면 이웃 사랑과 하느님의 사랑의 올바른 개념을 갖기 어렵다고 한다.

 

사도행전에서 보면 디모테오와 사도 바오로가 겪은 복음 전도의 고난과 육체적 고생은 그 중요한 동기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자녀교육 문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오늘날 부모가 자녀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 안에서 사랑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자녀들의 잘못을 응석으로 받아주는 부모의 태도는 그들을 약화시키고 결국 자녀의 삶에 해를 끼치게 된다.

 

진실한 사랑은 그 사랑하는 자를 성숙시키며 자녀가 바르게 성장하도록 자유를 베푸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때로는 부모 자신이 아픔과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정 중심에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또한 모든 신자의 가정은 믿음을 계승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순수한 믿음은 부모가 자녀에게 남겨주는 가장 위대한 유산이다. 왜냐하면 험난한 세상 안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믿음은 부모가 자녀에게 강요한다고 해서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믿음은 부모 자식의 관계일지라도 인간적인 힘으로만 전해질 수가 없다.

 

그러므로 가정이 믿음으로 하나가 되고 한 가족이 믿음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다. 부모는 하느님께서 자녀들을 자신에게 맡겨주셨다는 사명감을 지녀야 한다. 그러나 자녀들의 성장을 가능케 하시는 분은 분명히 하느님이심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평화신문, 2002년 4월 28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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