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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국역◆ 인쇄

한자 聖書國譯

   그리스도교 신앙의 전거(典據)는 바로 성서(聖書)다. 그리스도교 전파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성서는 세계 1,900여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그리스도 교인에게는 신앙의 길잡이로, 비그리스도 교인들에게는 정신가치의 척도로 전 인류에게 막대한 영향을 주어 왔다. 우리나라의

   성서국역사(聖書國譯史)는 18세기말 천주교의 부분적인 성서국역을 시작으로 19세기말과 20세기초 개신교의 본격적인 성서국역을 거쳐 1960년대 후반 천주교개신교의 공동 성서국역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종교사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그리스도교 문화가 수용 소화되는 소위 토착화의 일면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문화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① 천주교성서구역 : 우리나라에 있어서 성서국역은 천주교회의 창설 직후부터 시작된다. 1790년대초에 최창현(崔昌顯) 등 일부 신자들에 의해 ≪성경직해≫(聖經直解), ≪성년광익≫(성년광익) 등 성서의 일부가 수록된 책이 번역되었고, 또 메스트르(Maistre, 李) 신부의 편지에는 1839년 앵베르(Imbert, 范世亨) 주교 때에 역시 성서의 일부가 수록된 ≪천주성교공과≫가 있었음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자들은 모두 일상의 기도생활에 필요한 일부 성서만을 번역한 것이었을 뿐 본격적인 성서국역의 작품은 아니었다. 오히려 본격적인 성서국역은 천주교보다 1세기 늦게 우리나라에 들어온 개신교인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개신교에서는 1882년 최초의 한글성서 ≪누가복음≫을 간행하고 이어 1900년 ≪신약전서≫를, 1911년 ≪구약전서≫를 각각 완역, 간행하였다. 이에 비해 천주교에서는 1910년에야 본격적인 성서국역 작품인 ≪사사성경≫(四史聖經)을 간행하였다. 이는 라틴어 성서를 번역한 것으로 4복음서 중 마태오 복음서는 손성재(孫聖載, 야고보) 신부가, 나머지 세 복음의 번역과 전체의 역주는 한기근(韓基根, 바오로) 신부가 담당, 뮈텔(Mutel, 閔德孝) 주교가 감준한 것이다. 1922년 다시 한기근 신부의 번역으로 사도행전 번역서인 ≪종도행전≫(宗徒行傳)이 간행 되었고, 그 후 8.15 광복이 되고 한국인 성서학자들의 배출로 성서국역의 토착화와 주체성 확립의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 선종완(宣鍾完), 윤형중(尹亨重), 최민순(崔玟順) 신부서창제(徐昌濟) 교수 등에 의해 히브리어 구약성서가 1959년부터 1963년까지 13권으로 나뉘어 번역, 간행되었다. 그 후 2차 바티칸 공의회그리스도교 재일치를 위한 노력은 우리나라에도 파급되어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1968년 개신교와 합동으로 신 · 구약성서 공동번역위원회가 조직되어 여기에서 1971년 ≪공동번역신약성서≫, 1977년 ≪공동번역성서≫가 번역, 간행되었다. 그리고 1977년에는 다시 200주년 기념성서라는 시리즈로 해제와 역주를 곁들인 구약성서가 서인석(徐仁錫) 신부의 번역으로 간행되었고, 1981년부터 김병학(金炳學), 박상래(朴祥래), 서인석, 정양모(鄭良謨), 랑(Elmar Lang, 張), 팀프테(Thomas Timpte, 陳) 신부에 의해 200주년 신약성서라는 시리즈로 신약성서가 번역, 간행되고 있다.

   ② 개신교성서국역 : 개신교는 우리나라에 진출하기 전에 이미 성서국역을 시작하였다. 만주(滿洲)에서 전교하던 로스(John Ross, 羅約翰) 목사, 평신도 이응찬(李應贊), 백홍준(백홍준) 등에 의해 1882년 ≪누가복음≫이, 1887년 ≪예수성교전서≫가 간행되었고, 1883년 일본에서 개신교인이 된 이수정(李樹廷)은 ≪현토 한한신약성서≫(懸吐 漢韓新約聖書)를 간행하였다. 이와 같이 개신교에서는 우리나라 진출 전에 이미 한글역 성서를 간행하여 1882년 한미조약(韓美條約) 이후 미국 선교사들은 ≪마가복음≫ 국역성서를 갖고 입국하였는데 이는 세계선교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념비적 사실이었다. 그 후 개신교 선교사들은 보다 시대에 맞는 성서를 번역하기 위해 1887년 성서번역위원회와 성서위원회를 조직, 1900년 ≪신약전서≫, 1911년 ≪구약전서≫를 번역, 간행하였고, 다시 이 둘을 합본한 ≪성경전서≫를 간행하였다. ≪성경전서≫는 1956년 개정되어 이후 ≪성경전서개역 한글판≫으로 간행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③ 천주교개신교의 공동 성서국역 :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의 그리스도교 재일치를 위한 노력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이에 대한 현상의 하나로 성서국역의 공동작업이 시작되었다. 1968년 초 천주교개신교의 대표들로 구성된 공동 위원회에서는 세계 성서공회연합회(世界聖書公會聯合會)와 로마교황청에서 합의된 내용(Guiding Principles)에 따라 성서를 원전(原典)으로부터 새롭게 공동번역하기로 하고 그 기본원칙을 확정하였다. 그 후 7년이 지난 1977년 부활절에 총 2,420면에 달하는 신 · 구약공동번역성서가 간행되었지만 이것이 완전한 것만은 아니었다. 개신교 보수신학자들은 공동번역성서비판회(共同飜譯聖書批判會)를 개최하여 교리사적(敎理史的) · 해석학적(解釋學的) 관점을 비난하였고, 천주교 측에선 제2경전(第二經典)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며, 일반학계에서는 국문학적(國文學的)인 논란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 그리스도교사에 있어서 교파(敎派)에 관계없이 성서번역의 토착화를 위하여 공동노력을 해온 것에 대해서는 새로운 역사적인 의의를 갖는다.

   [참고문헌] 李元淳, 聖書國譯史論考, 民族文化, 제3집, 民族文化推進會, 1977 / 閔泳珍, 성서의 한글역본, 聖書百科大事典 6권, 聖書敎材刊行社, 1980.
출처 : [가톨릭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