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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어, 외국어, 관련어, 문장으로 검색하세요. 예)부활,사순 시기, liturgy, Missa, 천사와 악마, 종부성사, 그리스도의 탄생,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 등

◆여성◆ 인쇄

한자 女性
영어 woman

   여성의 예종(隸從)은 인류역사의 여명기와 더불어 시작되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여성지위의 사회적 예종이 사회적 부정으로 취급되기 시작한 것은 겨우 150∼200년 이래 자본주의의 발전에 의하여 여성지위 변화에 따른 것이며, 사상적으로 프랑스 대혁명의 평등권에 의한 여성자각의 결과이다. 오늘날 여성문제는 사회에서나 교회에서 시급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산업화의 진행과 전통적인 여성해방운동은 남성중심의 사회에 대한 투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성해방은 남녀동등권을 부르짖는 것만으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여성과 남성을 서로 분리시켜 여성에게만 초점을 맞추어 이룩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여성문제는 근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합일적 존재로서의 인간문제이다. 그러므로 사회에서나 교회에서 진정한 의미의 여성지위 회복은 인간회복과 상통하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은 하느님 백성의 공통된 과제이다. 인간완성을 위해서는 남녀 차별이 있을 수 없으며, 오히려 남성과 여성이 상호보완적인 존재로서 긴밀한 일치를 이룩할 때 비로소 ‘이 땅에 빛’을 전하는 구원 사업에서 마리아처럼 그리스도와 함께 공동구원자(Co-redemptor)로서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 성식별(性識別)의 인간학적 기본유형 : 첫째 유형은 종속(從屬)과 동등(同等)의 동시모형이다. 이것은 여성의 봉사희생의 이중적 의미에서 흔히 나타난다. 이러한 모형에 가까운 예는 우리의 전통적 관습인 ‘여필종부’(女必從夫), ‘삼종지의’(三從之義)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테레르(A. Mitterer)는 1933년 토마스 아퀴나스의 생물학적 세계상과 현대의 세계상이라는 비교차원에서 여성의 생태적[女性生理], 질적[女性存在], 기능적[女性活動]인 미성숙으로 인하여 여성을 불완전한 존재로 보았다. 따라서 그는 여성이 성숙되기 위해서 남성과 관련을 가져야 한다고 하였다. 보레센(K.E. Borressen)에 의하면, 여성은 그의 본성적인 종속성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사제권능(司祭權能)을 이어 받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창세기 2장 18절을 보면, 여성의 육체적 성적상태가 구체적으로 남성으로부터, 남성을 위해서 창조된 것으로 제시되어 있다.

   남녀간의 자연적인 차이와 다양성 속에서 여성종속에 관한 문제들이 전개되어온 것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여성의 생태적 · 질적 · 기능적인 면에서 나타난 종속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하느님 앞에 남녀평등을 통해서 구원의 질서영역을 완성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이 지상의 모든 가치들이 그리스도적 가치로 전환되어야 한다면, 남녀의 관계는 지배와 종속이 아니라 상호봉사로서 사랑에 의하여 실현되어야 할 것 이다. 그리고 중세 신학에서 여성을 남성의 대용물로 취급하였다면, 그와 같은 인간학의 기본입장은 여성의 존엄과 가치를 부정하는 결과로서 아주 잘못된 것이다. 따라서 남성에 대한 여성의 종속은 가정(假定)될 수 없으며, 여성의 가치와 존엄이 부정된 것은 인간학의 근본개념으로 수용될 수 없다. 여성운동은 여성종속에 대한 의식적 무의식적 잔재가 남아 있는 곳에 인간학의 근본입장에서 올바르게 조명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유형은 동등성과 양극성의 가치 모형이다. 이모형은 남성과 여성을 상대적이거나 또는 적어도 상호 긴장 속에 존재하는 능력의 행동으로 보고 있다. 인간존재가 남녀의 상호보완 속에 실현된다면 성(性)의 자연적 식별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하락시킬 요인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성 식별을 완전히 수용한다는 것은 진실한 남녀동등의 가치를 인정하는 전제조건인 것이다.

   남성의 세계가 행동 · 투쟁 그리고 이성적 징성(徵性)을 보인다면, 여성의 세계는 우아하고 부드러우며 감성적으로 규정된다. 그리고 남성의 특생이 협력 · 이해력 · 설득력 · 결정력에 있다고 본다면, 여성의 특징은 인내 · 온화함 · 모성애에 있다. 여성의 특색이 남성의 특색을 위해서 질료(質料)가 된다면, 반대로 남성의 특색은 여성의 특색을 위해서 형상(形相)인 것이다. 따라서 남녀구별은 남녀본성의 동등성 속에서 강조된다. 세계관의 측면에서 남녀가 성숙하게 된다는 것은 형상질료 사이의 관계, 이성과 감성 사이의 관계, 엄격함과 온화함 사이의 관계, 용기사랑 사이의 관계 등이 질서 있게 조화된다는 것이다. 역사적 측면에서도 양극성의 가정은 남녀동등권을 보장하는 데 공헌하였다고 할 수 있겠으나, 형이상학적 원칙으로 설명될 위험성도 동시에 내포할 것이다. 왜냐하면 양극성 모형은 여성의 섬세하고 나약한 면을 무기력이나 종속으로 이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우에르(L. Bouyer)는 신학적 관점에서 여성적인 요소를 강조하였다. 여성은 모성애를 통하여 자신을 헌신하는 구원사랑을 실현한다. 그러므로 여성이 자아실현을 시작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모성애에 가치를 두게 된다. 여성은 모성애를 통하여 타인의 삶에 참여하며, 그 참여를 통하여 고통기쁨을 수용하는 영적 자세를 실현한다. 여성의 영적 자세는 자발적인 희생 안에서 기쁨을 누리게 된다. 반면에 모성애를 상실한 여성은 이기적인 자기 보호에서 나오는 자아만족, 타인의 인정과 칭찬을 받으려는 욕구, 타인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부질없는 호기심, 그리고 남의 이야기에 열중하고 남의 사생활에 경솔하게 깊이 파고들게 된다.

   따라서 타고난 모성애는 주어진 상태 그 자체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성애는 계속 개발 · 형성되어야 한다. 시몬 베이유가 "여성은 태어나 다시 길러져야 된다"고 말했을 때, 그 의미는 모성애가 이미 완성된 기성품으로서의 가치 판단의 대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남녀 삶의 관계를 통하여 가꾸고 형성되어야 할 내용으로서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여성의 삶이 남을 위해서 존재하고, 이러한 삶이 가정에서 형성되고 이웃 사랑이 된다면, 그 삶은 더 이상 남성의 것도 여성의 것도 아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진정한 자유인의 것이다.

   셋째 모형은 성의 추상적인 동등모형이다. 이 모형에서는 남녀간의 계급적 질서관과 성 식별을 부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계급적 질서관이나 성 식별이 여성의 가치와 품위를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의 추상적인 동등모형은 양극성의 이론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성 차이성의 이면에 성의 동일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성 식별은 자녀 출산기능에서 나타난다. 여성들은 최종적으로 그들의 생물적 재생산기능의 자연적인 강요에서 자유롭게 되기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재생산은 여성의 성격변화를 가져왔다. 다만 생물학적 신체적 재생산이 중요하다고 생각된 시기에는 사회적 관계들이 그 자체의 목적으로 되었다.

   이러한 기본적 요구에서 새로운 여성 해방운동이 성 윤리 · 산아 제한 · 이혼 그리고 낙태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며 우선 여성 자신이 다시 시작하는 변화인 것이다. 여성 자신의 시작을 위한 모성애는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남성세계에 긍정적인 가치를 준다. 그러한 여성주의는 남성을 해방시키며, 그와 같은 여성의 도전은 자유로운 인간을 창조한다. 따라서 여성운동은 인간해방을 위한 급진적이고 정치적인 운동인 것이다. 여성운동의 최종적 결과는 ‘해방운동의 길’을 마련한다.

   여성신학에서 중요한 점은 정신적 · 정치적 · 경제적 · 사회적 해방이론을 전제로 하며, 그 이론들은 다양한 해방운동의 급진적 변형으로서 이해된다. 급진적인 여성해방론자들은 성서에서 제시한 남성위주의 세계상을 문제점으로 제기하고 있다. 성서에서는 하느님상(像)이 아버지와 아들로 상징화됨으로써, 마치 남녀의 관계가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로 제시되었다. 그리고 창조와 구원의 관계를 하느님과 동정녀, 그리스도와 어머니로 보았기 때문에 동정녀와 어머니인 교회는 여성의 해석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하느님을 남성적 해석학의 입장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여성해방론자들은 성서를 가부장적(家父長的) 경향으로서 보았다. 다만 그들은 가부장적 경향을 새로운 안목에서 이해하였고(예를 들면 루가복음 ‘마리아 찬미가는 도전의 찬미가다’), 새로이 설명하였으며(예를 들면 ‘하느님 사랑속에 여성의 희생이 드러난다’), 그리고 다시 기록하였다. 마리아상은 순수한 봉사희생을 고려해서 억압의 상태를 넘어 얻어진 공적(Verdienst)이며, 사실 급진적 변형인 것이다. 왜냐하면 마리아는 긍정적으로 해방과 형제자매로서의 예언자적 능력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리아상을 찾기 위해서 여성의 인간화문제는 필연적이다. 무엇보다 여성의 자아실현은 인격성에 두어야 한다.

   2. 그리스도인간학과 여성 : 그리스도적 기본관점과 관련해서 성서적 · 역사적 · 사회적인 남녀동등 문제를 취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여성의 본성과 소명문제, 인간주체의 규정으로서의 성문제(性問題)를 다루어 보기로 한다.

   ① 여성의 ‘본성’과 ‘소명’문제 : 여성의 본성과 소명은 ‘삶에 대한, 그리고 인간적인 삶의 조건에 대한’ 책임 속에 나타난다. 이러한 책임은 남자에게도 동일하다. 여성의 특성을 가족과 가정의 영역에서 살펴보면, 대가족제도에서의 주부와 핵가족에서의 현대여성의 생활공간이 얼마나 다른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사회역사적으로 보면 가정에 대한 의미변화는 남녀본성에 대한 재인식을 갖게 하고 있다. 경험적 차원에서 보더라도 사회학자들은 여성의 인간학적 위치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중요시하였으며, 인류학자들은 오랫동안 성식별의 현상적 가치에 대한 일치점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생물학과 인간학에서는 성의 특별한 틀을 제시하고 있다. 외적 현상의 상징에서 보더라도 남녀의 신체적 능력과 감각기능의 지각은 다르다. 여성이 남성보다 특별한 영역에서 훨씬 탁월한 능력을 갖는다고 해서 남성보다 고차원의 기능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성의 소명이 자녀출산기능의 의미로 고정될 수 없다. 그러나 여성 본성의 능력이 부정된다면 여성의 소명은 파괴되고 말 것이다.

   ② 인간전체의 규정으로서의 성 : 인간은 동성(同性, unisex)의 본질이 아니며, 남녀의 이중성 속에 나타난다. 남녀는 근본적으로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존엄성을 지님에 있어서 완전히 동등하다. 그러나 남녀가 근본적으로 평등하다고 해서 그 기능면에서도 똑 같다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께서 남성과 여성에 주신 육체적 정신적 특성은 서로 다르다. 따라서 남성과 여성은 이와 같이 서로 다른 특성들을 인정해야 한다. 여성은 여성의 특성에서 인격을 가지며, 또한 그와 같은 인격이 남성의 인격보다 열등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하느님께서 여성에게 주신 고유한 임무는 모성이다. 여성의 일차적이고 본질적인 임무는 아내와 어머니로서 가정의 심장구실을 하는 것이다. 모든 여성은 육체적 의미 뿐 아니라 정신적 의미에서도 어머니가 되도록 창조되었다. 그러므로 진정한 여성은 인간생활의 모든 문제를 가정의 입장에서 보게 되는 것이다. 여성의 인격적 성숙은 예수 그리스도인간성과 깊은 관계를 갖는다. 여성은 인류를 위하여 자신을 봉헌하고 동시에 자신의 육신까지도 바치면서 십자가 아래 서 있다. 예수 그리스도 역시 인류를 위해 자기를 버리고 자신을 하느님의 뜻에 완전히 맡기며 자신을 십자가에로까지 낮춤으로써 희생을 바쳤다. 여성은 여성자신 속에서 그의 존엄과 가치를 갖는다. 여성의 인격 존엄은 존엄자체로 있어야 할 여성의 고유한 자신이다. 여성이 다만 자신의 인격존엄만을 인정한다면 자신의 사명과 희생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알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완전히 갖는 자만이 완전히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남녀는 전인(全人)을 함께 실현하며, 공동체적 사명에 대한 질서는 개별적으로 이룰 수 없고 상호보완 속에 이루어진다. 남녀의 상호보완관계는 인격적인 대응이며, 인격적인 상호관계이다. 보완의 개념은 다른 사람이 다만 나의 자아실현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나도 다른 사람의 자아실현을 위해서 도움이 되어 주도록 서로의 품위와 가치를 일깨우기 때문에 먼저 방법적으로 선택된다. 남녀는 이러한 동일한 인격적인 존엄 속에 삶의 공동체를 실현하며, 삶의 공동체성서가 제시한 대로 ‘한몸’인 것이다(창세 2:24, 마태 10:1 계속, 1고린 6:16, 에페 5:31 참조).

   3. 가톨릭 여성론 : 교회 안에서의 참된 여성상은 구원자의 어머니상이다. 민족복음화의 도상에서 민족의 삶이 스스로를 버리는 봉사자세를 요청한다면 여성은 특히 사도들의 어머니상 안에서 정신적 · 영적 자세를 배워야 할 것이며, 그러한 영적 자세를 취한 여성은 우리 가정사회와 국가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세계에 빛과 위로를 줄 것이다. 현대 산업사회의 기계화된 일상생활의 소음도 고요하고 포괄적인 여성의 인격을 통해서 평화사랑으로 전환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랑만이 오늘의 기계문명을 하느님의 질서로 이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어머니로서의 여성은 가정의 교사요 사회의 지도자이다.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고 있는 현대에 있어서 참다운 여성은 가나의 혼인잔치에서처럼 부족된 것을 살피고 배려하는 어머니의 슬기로움을 배워야 한다. 참다운 여성은 십자가 아래에서 자신의 아들이 하느님께 인류의 구원을 위한 화해제물로 스스로를 바치는 고통에 동참하는 어머니의 희생정신을 익혀야 한다. 그러한 여성은 어디서 무엇을 하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하느님의 뜻을 선포하며 인간의 마음에 하느님의 사랑을 심을 것이다. 이처럼 가톨릭 여성의 생활자세는 동정녀 마리아와 더불어 모든 인류에게 축복을 선사하는 어머니의 초월적 능력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데 있다. (金正熙)

   [참고문헌] A. Mitterer, Mann und Frau nach dem biologischen Weltbild des heiligen Thomas und dem der Gegenwart, Wien 1947 / Hans Urs von Balthasar, Die Wurde der Frau, In: Internationale Kath, Zeitschrift 11 jg 1982, S. 346-352 / Simone de Boauvoir, Das Andere Geschlecht, Hamburg 1980 / D.E. Zimmer, Der Mythos der Gleichheit, Munchen 1980 / Margaret Mead, Mann und Weib, Hamburg 1958 / Louis Bouyer, Die Frau und Kirche / Edith Stein, Die Frau / 이효재, 여성해방의 이론과 실재, 창작과 비평사, 1979 / 이효재 · 김주숙, 한국 여성의 지위, 이화여대 출판부, 1976.
출처 : [가톨릭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