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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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화◆ 인쇄

한자 義化
라틴어 justificatio
영어 justification

   하느님의 은총으로 인간 안에 일어난 내면적인 변화. 이 말은 바울로가 다수 유태교도들의 율법적이고 종말론적인 구원개념을 은총으로 변화된 그리스도교인의 처지에 응용한 것이다.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하느님은 종말에 가서 율법의 준수 여부에 따라 인간을 의화나 단죄로 선언하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바울로는 그리스도 안에 신앙으로 의화된다고(로마 3:28) 하였는데 그 이후 신학은 의화를 은총의 주입으로 보았다. 신앙하느님의 말씀동의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나, 이는 먼저 인간신앙에로 부르시는 하느님의 은총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 은총인간의 업적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의 무한하신 자비의 발로로 주어지는 것이기에 무상이다. 그렇다고 하여 은총으로 구원하시는 하느님은 인간으로 하여금 수동적으로 머무르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구원의 길을 함께 가도록 해방시켜 주신다. 그러므로 인간자유가 전적으로 소멸되는 것이 아니며 인간은 하느님의 은총에 협력하는 것이다.

   인간 안에서 실현되는 의화의 내용은 죄의 용서와 내면적 쇄신이다(로마 5:1-5). 죄란 과거에 이행된 행위일 뿐 아니라 하느님의 진노 아래 놓여 있는 지속적인 상태이다(로마 1:18-3:20, D. 793). 죄를 극단적으로 이해하여 단순히 도덕규범을 위반한 행동뿐, 인간 실존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이라든가, 탐욕과 동일시하여 불가피한 인간성의 한계로 보는 태도는 양자 모두 지양되어야 한다. 죄란 인간으로 하여금 하느님과의 내밀한 일치(지복직관)를 이향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인간 실존에 영향을 미치고 인간 자신의 힘으로 타락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려고 헛되이 몸부림치도록 방치한다. 죄는 결코 인간 본성을 완전히 부패시키는 것이 아니요, 인간의 궁극목적이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바꿔 놓는 것이 아니다. 죄인의 처지란 인생의 궁극목적과 그 목적을 지향하는 현실간의 불일치를 뜻하며 죄의 용서란 이 지향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양자를 일치시키는 것이다. 죄의 용서를 받은 인간은 잃었던 우애를 되찾고 양자(養子)의 지위를 회복한다. 이것이 성령의 내주(內住), 새로운 창조 등으로 표현되는 은총의 상태요, 은총이 작용한 결과 변화된 인간의 내면적 쇄신이다.

   종교개혁자들에 의하면, 범죄한 인간은 자신의 자유를 완전히 상실하고 본성이 부패하여, 범죄할 능력 외에는,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므로, 만사는 은총의 소산이라 하며, 은총인간을 변화시키지 않고 하느님이 당신을 우리에게 내세우는 새로운 관계라고 한다. 이에 대하여 트리엔트 공의회는 의화교령(義化敎令)에서 “인간이 인간 본성의 힘에 의하여 성취되는 자신의 업적을 통해서, 현존하는 하느님의 은총 없이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 앞에 의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단죄하는 기본입장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통한 구원과정에 인간자유로운 협력 가능성을 인정하고, 의화시키는 은총인간 안에서 참된 효과를 발휘하여, 죄인의 처지에서 하느님의 자녀로 되며 구원에로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능력을 받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루터은총의 우위성을 강조하면서도 이에 관통되어 있는 인간도 보고 있으며 트리엔트 공의회은총입은 인간에 관하여 말하고 있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주도적인 은총행위의 전제 하에서 보여지고 있다는 인식이 역사가 흐르면서 분명해지게 되었다.

   사실 의화는 오로지 은총만에 의하여 이루어지되 인간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으며, 오로지 신앙만이 의화시키나 진정한 신앙에는 선행이 없지 않다. 의화는 유일회적(唯一回的) 사건이면서도 일생에 걸친 과정이다 하느님 앞에서 인간은 아무 것도 내세울 수 없으나 성서공로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다.
출처 : [가톨릭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