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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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어, 외국어, 관련어, 문장으로 검색하세요. 예)부활,사순 시기, liturgy, Missa, 천사와 악마, 종부성사, 그리스도의 탄생,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 등

◆지옥◆ 인쇄

한자 地獄
라틴어 infernus
영어 hell

   일반적인 용법으로는, 못 견디게 고통스럽거나 더 없이 참담한 형편이나 환경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불교에서는 ‘극락’(極樂)의 반대말로서, 현세에서 악업(惡業)을 행한 자가 죽어서 가는 곳인데, 염마대왕(閻魔大王)이 다스리며 죄인에게 갖은 고통을 준다는 ‘naraka’(奈落)이다. 그리스도교에서는 큰 죄를 지은 채 죽은 사람의 영혼이 신에게 떠나 악마와 함께 영원히 벌을 받는 곳이며, ‘천당’, ‘천국’의 반대말이기도 하다. 가톨릭 신학상으로 ‘지옥’은 악마인간이건 저주받은 자가 영벌(永罰, eternal punishment)을 받는 곳이다. 즉 타락한 천사와, 의식적으로 신의 사랑으로부터 떠난 상태로 죽은 인간이 영원한 벌을 받는 장소와 상태를 지칭한다.

   지옥에는 두 가지의 벌이 있다. 하나는 하느님지복직관(至福直觀)을 잃어버린 고통이고, 다른 하나는, 외계의 물질로부터 가해지는 감각적인 고통이다. 지옥의 벌은 영원한 것이다. 이는 최후의 날을 예고한 그리스도에 의한 선언(마태 25:26), 악인은 “악마와 더불어 영원한 벌을 받는다”는 제4차 라테란 공의회(1215년)의 정의(Denz. S 801)에서 명백하다. 지옥의 존재하느님정의(正義)에 일치하고 있다. 하느님인간자유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지옥에 떨어지는 자는 하느님으로부터의 은총에 저항함으로써 자기 자신에게 현실적으로 지옥의 벌을 선고하고 있음이다. 선인(善人)이 그 덕행에 대한 보수로서 천국에서 복을 누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악에 대한 벌은, 덕에 대한 보상(報償)과 대응되는 것이므로, 내세에 있어서도 죄에 대한 벌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악인이 죽은 뒤에 벌을 받는다는 관념은 각 민족 사이에 있어 왔으며, 이러한 인류공통의 신념은 지옥의 존재에 대한 부수적인 증명이라고 볼 수 있겠다. 성서는 지옥의 벌의 영원성을 뚜렷이 설명하고 있다(묵시 14:11, 19:3, 20:20, 마태 25:46).

   대죄(大罪)를 의식적으로 범한 자가 가는 곳이 지옥임에 비하여, 대죄를 모르고 범했거나 또는 소죄(小罪)를 범한 의인의 영혼이, 그 죄를 정화하기 위해 가는 곳은 연옥(煉獄, purgatory)이다. 그런데 ‘정화를 위한 벌’이 연옥에서 가해지는 고통인데 반하여, ‘지옥의 불’(Fire of Hell)은 지옥에 떨어진 자를 괴롭히는 외적인 고통이며, 이는 대상을 다 태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즉 물질적인 불이라면 영혼의 순수한 영적인 실체(實體)에 영향을 줄 수가 있는 것이다.

   교리의 영역에서 볼 때, 지옥의 존재는 용인하면서도, 그 벌의 영원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어왔다. 그노시스(gnosis)파의 발렌티노(Valentinus)파는, 악인의 영혼이 일정한 벌을 받은 뒤 모조리 없어진다는 설을 신봉하고 있었고, 후기에 와서는 아르노비오(Arnobius)와 소치노(Socinus, 1539∼1604)파도 그러하였다. 또한 오리제네스(Origenes)파를 비롯하여 아우구스티노(A. Augustinus)가 지적한 ‘자비자’(慈悲者)(Misericordes, 神國論)의 주장은, 악마를 포함한 모든 저주받은 자, 적어도 인간영혼의 전부가 결국 행복에 도달한다고 보았다. 가톨릭의 입장에서도 히르셰르(J.B. von Hirscher, 1788∼1865), 셸(Herman Schell, 1850∼1906)은 대죄를 범하고 죽은 자는 그들이 지나치게 사악하지 않고 너무 고집 세지 않는 한, 개심(改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참고문헌] J. Sachs, Die ewige Dauer der Hollenstrafe, 1900 / F.X. Kiefl, Die Ewigkeit der Holle, 1905 / A. Lehaut, L'eternite des peines de l'enfer, 1911 / B. Bartmann, Lehrbuch der Dogmatik Ⅱ, Aufl.7, 1928 / M. Carrouges, C. Spicq, G. Bardy, Ch.Ⅴ. Heris, D. Berival, J. Guitton, L'Enfer, Paris 1950 / R. Schnackenburg, God's Rule and Kingdom, tr. J. Murray New York 1963 / John A. Hardon, S.J., Modern catholic Dictionary, Now York 1980.
출처 : [가톨릭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