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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천’(天) 혹은 하늘의 의미는 동양의 종교 · 철학사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오랜 역사적 변천 속에서 여러 가지로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중국의 서주(西周)에서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에 이르기까지는 대부종교적인 의미의 천, 즉 인격천(人格天)이었다. 이 ‘천’은 의지를 가지고 인간의 화복을 주재한다. 그런데 주나라 유왕(幽王) 때(기원전 781∼771)에 종교적인 ‘천’의 권위가 무너지고 차츰 그 의미 변화가 생겼다. 춘추전국 시대에 이르러 제자백가가 일어난 뒤에도 인격천의 의미는 여전히 강대한 세력을 갖고 있었으나, 몇몇 철학자들이 ‘천’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였다. 그것은 바로 ‘천’의 도덕화(道德化)와 자연화(自然化)이다. 전자는 도덕의 근원으로서의 천으로서 의리(義理)의 ‘천’이라고도 한다. 후자는 자연변화의 규칙인 ‘도’(道)의 출현과 함께 단순히 자연이란 의미를 갖게 되었다. 한대(漢代) 동중서(董仲舒)는 ‘천’을 인격적이면서 자연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송대(宋代)에 이르러 천리(天理)사상이 출현하여 ‘천’의 인격적 요소는 사라졌다. ‘천’에 다시 주재적이며 인격적인 요소를 발견하여 이(理)를 방극(方極)[궁극적 실재]으로 보는 주자학을 비판한 것은 마태오 리치의 ≪천주실의≫(天主實義)에서였다. 이 책은 한국 천주교의 탄생과 성립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을 뿐 아니라 조선후기에 일어난 실학파의 세계관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제 ‘천’과 관련 있는 주요 개념들인 천제(天帝), 천명(天命), 천지(天志), 천도(天道), 천리(天理), 천주(天主) 등을 통하여 천의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천제(天帝) : 은대(殷代. 기원전 1300∼1000년)에는 조상신을 의미하는 제(帝) 또는 상제(上帝)만이 갑골문(胛骨文)에 보이고 천(天)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주대(周代, 기원전 1000∼770년)에 이르러 비로소 ‘천’자가 많이 쓰였다. 천제, 상천(上天), 상제는 모두 하늘에 계시인간의 길흉화복을 좌우하는 절대자인 최고신이었다. 고대 중국에 이미 토속신숭배의 사상이 있어 온갖 사물에는 신이 깃들이어 있다고 생각하였다. 뿐만 아니라 사람이 죽으면 잡신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자연신(自然神), 사직신(社稷神), 인물신(人物神) 등 잡다한 신이 있었는데 그 위에 이들을 관장하는 천과 제라는 최고의 신이 있다고 여겼다. 주나라가 통일왕조를 수립하기 이전에는 부락, 씨족 등이 제각기 자기네의 조상신을 섬겼다. 그것은 신과 인간이 서로 관계를 맺고 있어 조상신이 자기네의 씨족을 보호해 준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은나라의 ‘제’도 그들의 조상신이었다. 주나라의 정치적 통일과 함께 그들의 씨족신인 ‘천’은 자연히 모든 군신(群神)들의 상위에 있는 최고신으로 부각되었다. 그러나 상제의 인격적인 면이 ‘천’에 그대로 계승되고, 상제와 ‘천’은 인간을 생겨나게 하였을 뿐 아니라 그를 주재하여 복을 내려주기도 하고 화를 내리기도 한다고 믿었다. ‘천은 수많은 백성을 생기게 하셨다’(天生烝民)≪詩經, 烝民≫. “참으로 이르노니, 왕계야말로 상제께서 그 마음 이끄신다”"(維此王季, 帝度其心)≪詩經, 皇矣≫. “상제께서 너희를 굽어보신다”≪詩經, 大明≫. “아 천년이 가고 만년이 되도록 천의 복록을 받으시오니, 온누리의 백성이 찾아와 하례하도다”(於萬斯年, 受天之祜, 四方來賀)≪詩經, 木武≫. “삼대(三代)의 훌륭한 왕들은 모두 수백년 동안 천의 복을 간직하였다”(三代之今王, 皆數白年 保天之祿)≪左傳, 成公 8년≫. “천이 백성을 몹시도 사랑하신다. 어찌 한 사람으로 하여금 백성의 위에서 함부로 행동케 하여 음란함을 좇아서 천지의 본성을 버리게 하겠는가? 반드시 그렇지 않을 것이다”(天之愛民甚矣, 豈甚使一人肆於民上, 以後淫而棄天之性, 必不然矣)≪左傳, 襄公 14年≫. “상제와 귀신제사지내고, 천에서 복을 받도록 기구한다”(以祭祀上帝鬼神, 而求祈福於天)≪墨子, 天志≫. 이것은 모두 상제와 천이 인간에게 복을 주신다고 믿는 사례이다. 그러나 천은 인간의 조그만 잘못도 다 알고 계시므로 인간에게 벌과 화도 내리신다. 또 대리자를 통해서 내리기도 하였다. “설령, 천이 나를 벌주신다 하여도, 나는 그것을 원망하지 않는다. 오직 그 죄는 큰 데도 있지 않고, 많은 데도 있지 않다. 게다가 아무리 작고 적다 하더라도 천에는 밝게 들린다고 말하지 않았는가?”(爽惟天其罰殛我, 我其不怨, 惟厥罪無在大, 亦無在多, 矧曰其尙顯聞于天)≪書經, 康誥≫. “천은 환난을 내려 나라와 임금을 멸망케 한다”(天降喪亂, 滅我立王)≪詩經, 桑柔≫. “이제 나 희발은 오직 천의 벌을 공경스럽게 행할 뿐이다”(今予發, 惟恭行天之罰)≪書經, 牧書≫. “하씨(夏氏)는 죄가 있다. 나는 상제를 두려워하여 감히 바로잡지 않을 수 없다”(夏氏有罪, 予畏上帝, 不敢不正)≪書經, 湯誓≫고 하였고, 공자는 “천에 죄를 지으면, 빌 데가 없다”(獲罪於天, 無所禱也)≪論語, 八佾≫고 하였는가 하면, 천은 속일 수 없는 존재로 보았다. “내가 누구를 속일까? 천을 속이겠는가?”(吾誰欺 欺天乎?)≪論語, 子-≫. 자기의 아끼는 제자를 잃고 나서 공자는 “천이 나를 버렸도다”(天喪予!)≪論語, 先進≫라고 탄식하였다. 묵자(墨子)는 “이 세상 모든 백성이 천자(天子)와 뜻을 같이 하면서 천과 같이 하지 않으면, 재해가 아직 사라지지 않는다. 이제 태풍이 불고 억센 비가 내리는 것은 모두 백성들의 천에 따르지 아니함을 천이 벌 주기 위한 까닭이다”(天下之百姓皆 上同於天子而 不上同於天, 別災猶末去也. 今若天飄風苦雨 湊湊而至者, 此天之所以罰 百姓之不同於 天子也)≪墨子, 上同≫라고 하여 천의 뜻에 순종하지 않으면 벌을 받게 된다고 생각하였다. 이것은 모두 의지를 가진 천을 말한 것이다. 국가의 존망도 천에 달려 있다고 보았다. “진(晋)나라 초(楚)나라는 오직 천이 준 것이다. 무슨 걱정이 있으랴. 문자(文子)가 칼을 들고 좇아 갔다. 나라의 존망은 천에 달려 있다는데?”(晋楚唯天所授, 伺患焉? 文子執戈逐之 曰國之存之, 天也)≪左傳, 成公 16년≫.

   2. 천명(天命) : 하(夏)나라와 은(殷)나라는 귀신을 잘 섬겼으나 결국 망하고 말았다. 그 이유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주나라 사람들은 ‘천’은 어떤 특정한 씨족국가를 골라 그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천명을 내리지 않고 덕이 있는 이에게 천명을 내려 다스리게 한다고 생각하였다. 하나라와 상(商)나라가 모두 그 덕을 공경하지 않았으므로 천명을 잃게 된 것이라 하였다. 그리고 이런 교훈을 통하여 주나라 통치자들은 하나라, 상나라 유민들이 천명을 거역하지 못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기의 자손들에게도 힘써 덕을 닦아 천명이 다른 데로 옮겨가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하였다. 그리하여 “천명은 어는 한 사람에게만 늘 내리지 않는다”(天命靡常)≪詩經, 文五≫는 사상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때의 ‘천’은 의지적이며 주재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천은 덕 있는 이에게 명을 내려 왕으로 삼아 백성을 다스리게 한다. 왕은 이미 천명을 받아 만민의 통치자가 되었으니 그는 천의 대리자이므로 주나라 사람들은 그를 천자(天子)라고 일컬었다. 천자는 천을 대신하여 만민을 다스리고 또 만민을 대표하여 천에 제사를 바친다. 그러므로 주대(周代)에는 오직 천자만이 천에 제사를 지낼 수 있었고, 천자 이하의 제후(諸侯), 경(卿), 대부(大夫)는 천자의 신하였으므로 천에게 제사를 지낼 수 없고, 단지 천 아래의 제신(諸神) 즉 사직신, 산천신(山川神) 등에게만 제사를 지낼 수 있었다≪춘추≫. 공양전(公羊傳)에서 “천자는 천에 제사 지내고 제후는 토(土)에 제사 지낸다”(天子祭天, 諸侯祭土)≪禧公 13年條≫. “천자는 상제제사지내고 공후(公侯)는 백벽(百辟)에 제사지낸다”(天子祭上帝 公侯祭百辟)≪國語, 晋語 8≫고 하였다. 이와 같이 천자는 정치제사를 함께 주관하는 최고 책임자이므로 덕을 닦아 언제나 삼가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그가 천덕(天德)을 어기고 백성들에게 포악한 정치를 하면, 황천(皇天)의 상제는 원래 내렸던 명을 바꾸어 버린다. 이 혁명개념은 뒷날 중국 윤리 정치사상에 큰 영향을 주었다.

   천명사상은 또 인간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운명의 천으로 해석되었다. “오랜 삶과 일찍 죽음, 가난과 넉넉함, 안정과 위험, 다스려짐과 어지러움에는 본래 천명이 있으니 덜거나 보탤 수 없다”(壽夭, 貧富, 安危, 治亂, 固有天命, 不可損益)≪墨子, 非儒下≫. “천이 현명한 이에게 [天子의 자리를] 주고 싶으면 그에게 주고, 아들에게 주고 싶으면 아들에게 준다. … 그 아들이 똑똑하고 못난 것은 천이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되는 것은 천이고, 불러오지 않았는데도 이르는 것은 명이다”(天與賢則與賢, 天與子則與子. … 其子之賢不肖, 皆天也, 非人之所能爲也, 莫之爲而爲者天也, 莫之致而致者, 命也)≪孟子, 萬章≫.

   천명사상은 통치자로 하여금 덕을 닦게 하였을 뿐 아니라, 또 이것을 보편화하여 수덕(修德)할 수 있는 근거를 인간 본성과 연관시켜 성선(性善)을 주장하게 하였다. 그래서 중용(中庸)은 “천명을 성(性)이라 한다”(天命之胃性)고 하였다.

   3. 천지(天志) : 이것은 묵자의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서 하느님의 뜻을 말한다. 천지는 그의 겸애설(兼愛說)을 뒷받침해 주는 근거이다. 우리 인간들이 서로 서로 사랑케 하려면 반드시 천지에 순종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천지는 모든 행위기준의 표준이 되었다. “묵자는 천지를 세워 의법(儀法)으로 삼았다. … 이제 위로는 성왕(聖王)의 도에 들어맞고 아래로는 국가백성의 이익에 들어맞게 하려는 자는 마땅히 ‘하느님의 뜻’(天之志)을 살피지 않을 수 없다”(墨子置天志以爲儀法. … 今上欲中聖王之道, 下欲中國家百姓之利者, 當天之志, 而不司不察也)≪墨子, 天之下≫고 했으며, 묵자가 말하기를, “나에겐 천지가 있다. 비유컨대 수레바퀴 만드는 이에게 둥근자가 있고, 목수에게 네모자가 있는 것과 같다”(墨子言曰 我有天志, 譬如輪人之有規, 匠人之有矩)≪墨子, 天之上≫고 하여 이 세상 모든 언론의 시비를 가리는 표준을 하느님의 뜻에 두었다. 그러므로 묵자는 하느님의 뜻에 따르는 이는 차별없이 서로 사랑하고, 서로 이롭게 하므로, 반드시 상(賞)을 받을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벌을 받을 것이라고 하였다.

   4. 천도(天道) : 이 개념은 천명과 마찬가지로 천신(天神)에서 전환되어 나왔으므로 처음에 여전히 인격적인 천의 의미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하느님의 의지’[天志]의 일정한 표현방식[道]이 바로 천도였다. 그러나 뒤에는 본체론적이며 우주론적인 의미로 바뀌어 갔다. 그리하여 자연의 일정한 법칙이란 의미를 갖게 되었다.

   우선 인격적인 의미의 ‘천’을 예를 들면 “천도는 착한 이를 상주고 음난한 이를 벌준다”(天道賞善而罰淫)≪國語, 周語中≫. “천도를 높이 받들어 공경한다”(欽崇天道)≪書經, 仲虺之誥≫. “가득함을 유지하는 자는 천과 함께 한다. … 천도는 가득 채우나 넘치지 않는다. 가득 담겨있으나 교만하지 않는다. 어떤 일을 해내고도 그 공을 자랑하지 않는다”(持盈者與天, … 天道盈而不溢, 盛而不驕, 爲而不矜其功)≪國語, 越語下≫. “똑똑한 군주는 천도를 본받는다. 그러므로 고귀하나 교만하지 않고, 부유하나 사치하지 않는다”(明主法象天道, 故貴而不驕, 富而不奢)≪管子, 形勢解篇≫.

   그 다음 본체론적인 천도의 예를 들면, “천의 도를 세워서 음과 양이라 한다”(立天之道 曰陰曰陽)≪周易, 說卦傳≫. “천의 도는 싸우지 않고도 잘 이기며, 말하지 않아도 잘 응하고 부르지 않았는데 저절로 온다. 느슨하면서도 일을 잘 도모한다. 천의 그물은 광대하여 성근듯 하면서도 아무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天之道不爭而善勝, 不言而善應, 不召而自來, 繟然而善謀, 天網恢恢, 䟽而不失)≪老子, 73章≫. “대체로 봄기운이 피어나 온갖 풀들이 생겨나고, 바로 가을기운을 얻어 온갖 열매를 거둔다. 봄과 가을은 어찌 아무런 연고없이 그러하겠는가? 천도가 이미 운행된 결과인 것이다”(夫春氣發而百草生, 正得秋而萬實成. 失春與秋, 豈無得而然哉! 天道已行矣)≪莊子, 庚桑楚≫.

   5. 천리(天理) : 도가 이(理)로 해석됨에 따라 송대에 성리학의 근본개념으로서 천리사상이 생겨났다. 정호(程顥)는 어록(語錄)에서 “나의 학문이 비록 물려받은 바 있으나, 천리란 두 글자는 내 스스로 체득하여 알아 낸 것이다”(吾學雖有所授受, 天理二字却是自家體貼出來)라고 하여 천리는 정명도 스스로 터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주자는 이를 계승하여 태극(太極)을 ‘이’로 해석하여 천리는 우주만물의 궁극적 실재로 간주되었다. 뿐만 아니라 천리는 인간본성 속에 내재해 있다고 보아 이를 본연지성(本然之性)이라 불렀다. 이것이 바로 ‘성즉이’(性卽理)의 성선설(性善說)이다. 성리학의 수양공부는 우리의 마음속에 본래 간직하고 있는 천리를 욕심에 의해 동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주자는 “학자는 반드시 인욕(人欲)을 없애버리고 천리를 모조리 회복하여야 비로소 학문이 시작이다”(學者須是革盡人欲, 復盡天理, 方始是學)≪朱子語類論學≫라고 하였다. 천리를 회복하여 간직하는 것이 수양목표요 인생의 기준이 되었다.

   6. 천주(天主) : 이 말을 처음 사용한 것은 1583년 여름 광동성(廣東省) 조경(肇慶) 출신의 요한[約翰]이라는 청년이 마테오 리치(Matteo Ricci, 利瑪竇)에게 ‘Deus’를 천주로 번역할 것을 권하였다고 하며, 그 뒤 천주는 Deus를 가리키는 전용어로 되었다. 1584년 루지에리(Michael Ruggieri, 羅明堅)가 한문으로 된 최초의 교리서인 ≪천주성교실록≫(天主聖敎實錄)을 출판하여 천주란 말이 뿌리내리기 시작하였다. 그 뒤 1601년 마테오 리치가 ≪천주실의≫(天主實義)를 출판함으로써 가톨릭의 교리와 아울러 천주라는 말도 널리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런데 리치의 ≪천주실의≫에서는 천주를 ‘천’ 또는 ‘상제’라고 하였다. “천주실의는 서양의 이자(利子)[마테오 리치 선생] 및 그 고향의 교우와 우리 중국인이 문답한 말이다. 천주란 무엇인가? 상제이다”(天主實義大西國利子及其鄕會友與吾中國人問答之詞也, 天主何, 上帝也). 또 “그들은 모두 상제에게 죄를 얻었으므로, 천이 재앙을 내릴 까닭은 세월이 갈수록 무거웠건만, 사람들은 그 이유를 생각하지 못하였으니 슬프고 슬프도다”(彼此皆獲罪於上帝, 所而天之降災世世以重也, 而人莫其故, 哀哉哀哉)≪天主實義引≫. 여기서 상제와 천을 천주와 같은 의미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1704년 로마 교황은 ‘Deus’를 천이나 상제와 동일시할 수 없다고 금령(禁令)을 내렸다. 그리하여 그 뒤에는 천, 상제를 천주, 상주(上主)로 고치게 되었다. 정하상(丁夏祥)은 “상주께서 말없이 동방(東方)을 도우셨다”(上主默佑東方)≪上帝相書≫고 하였다. 그런데 이벽(李檗)은 “사람이 아직 나기 전, 이미 상제 계시니 단 한분의 참된 신으로 거룩한 능력 비할 데 없다”(未生民來, 前有上帝, 惟一眞神, 無聖能此)≪聖敎要旨≫고 읊고 나서 해설하기를 “윗절은 상주께서 만물은 많고도 새롭게 지어내시어 사람들이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右節記上帝造物之多新 以備人之用也)≪同上≫라고 하여 상제, 상주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였으며 이는 모두 천주를 뜻하였다. (鄭仁在)

   [참고문헌] 李杜, 中西哲學的上帝與天道 / 韋政通, 中國哲學辭典 / 唐君毅, 中國哲學原論, 導論篇 / 利瑪竇, 天主實義 / 丁夏祥, 上帝上書 / 李檗, 聖敎要旨.
출처 : [가톨릭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