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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말씀◆ 인쇄

라틴어 Verbum Dei
영어 Word of God

   말의 중요성에 대한 고대인의 인식에 의하면 말은 마력을 지니고 있어서 신(神)들의 의사를 강제하기도 하고 신의 능력을 나타내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구약성서에서 창조주 하느님의 능력과 지혜는 말씀으로 계시되었다. 세상의 창조와 보존 및 이스라엘역사적 행로는 하느님의 말씀에 힘입은 것이기에 하느님의 말씀은 창조적이며 구원적이라는 관념이 형성되었다(시편 147:1). 하느님의 말씀은 예언서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예언자를 부르신 이야기에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내용이 특징을 이루며(예레 1:9-, 이사 6:1-, 에제 2:8-), 그 전달은 절대적인 힘을 발휘한다. 예언자의 입을 통하여 전해지는 하느님의 말씀은 진리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를 창조하고(1열왕 17:1), 새 계약을 체결하며(예레 31:31-, 이사 54:10), 새로운 생명을 주고(에제 37:1-, 시편 119:50), 온전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섬기도록 의무짓는다(신명 6:4, 이사 7:13).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구약성서의 개념은 신약성서에서도 계승되어 구약의 모든 계시하느님의 말씀이라 부르고(마태 1:22, 로마 15:10), 예수님의 입술을 거쳐 나온 하느님의 말씀은 구원 사건을 일으키는(루가 5:1, 8:11) 능력을 나타낸다고 한다(마태 7:28-). 한편 하느님의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와 동일시된다. 즉 예수님의 말씀을 부끄러워하는 자는 주님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것이며(마르 8:38), 하느님의 말씀은 마침내 당신의 아들을 통하여 전해졌고(히브 1:1-), 그리스도하느님의 말씀이다(요한 1:1-). 그리스도한테서 강생하느님의 말씀은 교회 안에 존속한다. 그러므로 말씀의 봉사자사도들이 전하는 것은 교리라기보다 그리스도 안에 도래한 구원이다. 즉 ‘하느님의 말씀’ 혹은 ‘주님의 말씀’(사도 13:46-, 1고린 14:36, 골로 13:16)은 단순히 주님의 메시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사도들의 인간적인 언어 가운데 성령의 작용으로 청중들에게 전달하는 그리스도 자신의 말씀인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은 길이 설교되어야 하므로 사도들은 자신들의 직무를 계승할 말씀의 봉사자를 선발하였고 그 직무는 구두의 설교뿐 아니라 서한을 통하여 이행하였다. 그리스도 안에 도래한 구원을 기록한 것을 복음이라 부른다(마르 1:1, 14:9, 마태 24:14, 26:13).

   초대 교회에는 기록된 사도들의 설교 혹은 기록된 구약과 예수님의 말씀을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부르는 한편(로마의 주교 글레멘스), 비유를 써서 성서강생하신 말씀의 살과 피이고(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 로고스의 완전한 몸이며(오리제네스) 영혼의 약이라(요한 크리소스토모)하였다. 아우구스티노하느님의 말씀을 영원구원능력을 지닌 것으로 보았고 성서 안에 하느님의 말씀이 생존한다고 하며 “말씀과 성사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태어난다”고 함으로써 말씀과 성사를 결합시켰다. 중세기에 이르러 성서와 이에 대한 설교구원의 효과를 내는 수단이라 하여 설교자는 천국의 왕을 위한 새 자녀를 탄생시킨다(알퀸)고까지 하였으나 수도원 생활의 영성화(靈性化)로 인하여 하느님의 행위와 은총신비적인 차원을 주목하게 되면서 성서설교가 어떻게 구원을 주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는지가 문제되었다. 이에 대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은 은총생명을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토마스 아퀴나스). 한편 성사에 대한 관심의 증대로 설교구원적 기능을 소홀히 여기게 되기도 했으나 전혀 무시한 것은 아니며 성서는 사람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씨앗이라는 믿음(보나벤투라)에는 변함없었다.

   초자연적인 하느님의 말씀은 역사 안에서 인간의 언어를 매개로 하여 사람에게 전달되므로 그 말씀에 대한 신학적인 탐구는 인간 언어의 철학적인 해명에서 도움을 받는다. 인간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신앙은총이 필요하나 그렇다고 하여 인간역사와 언어로 표현되는 말씀의 중요성이 감소되는 것은 아니다. 그 말씀은 ‘사람이 되신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 역사의 절정에 달하였고 교회 내에 말씀의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어왔다. 성서하느님의 말씀을 간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영감을 받은 것이므로 참으로 하느님의 말씀이다(계시헌장 24). 그러나 성서의 문헌은 설교 도중에 말씀의 새 생명에 이르게 하는 디딤돌에 불과하다. 오늘의 설교에서 과거의 사도들에 의하여 선포된 하느님 말씀의 원(原)생명이 재생하는 것이다. 성서는 또한 사도와 초대 교회계시를 증거한 것이며 이 인간적 증언은 신앙 안에서 말씀에 대하여 응답한 내용이기에 하느님의 말씀이다. 이와 같이 성서를 증언으로 이해할 때 성서는 바로 계시가 아니고 계시를 표시하는 것이며 그 표시하는 상징(즉 증언)을 또한 지니므로 마치 성사적인 방법으로 증언하는 바를 재현시킨다. 하느님의 말씀은 교회설교에서만이 참으로 하느님의 말씀이 된다. 하느님의 말씀이 오늘날 인간 설교자를 통하여 충만한 실재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은, 설교자가 그리스도교회에 의해서 파견되며(로마 10:15), 설교성서에 표현된 계시와 그 증언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구원 사건으로서의 하느님의 말씀과 성사와의 관계에 대하여 양자는 구원행위의 불필요한 중복이 아님과 동시에 어느 하나를 결하고는 완전할 수 없다. 말씀과 성사는 쌍방적인 움직임이어서 전자는 하느님께로부터 인간에게 오는 것이요 후자는 인간하느님지향하는 것이며(O. Semmeloth), 양자는 말과 행위의 단일성으로 묘사되고(G. Sohngen), 성사는 효과를 발생하는 말씀의 최고 구현형태인 것이다(K. Rahner).

   [참고문헌] Leo Scheffczyk, Word of God, Sacramentum Mundi, Burns & Oates, 1969 / D.M. Crossan, Word of God, New Catholic Encyclopedia, vol.14, McGraw-Hill, 1967 / 계시헌장,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 1981.
출처 : [가톨릭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