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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 번의 기회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13 조회수496 추천수6 반대(0) 신고
 
 

세 번의 기회 - 윤경재

 

“어떤 밭 임자가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둘러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다.’ 그리고 소작인들에게 내주고 멀리 떠났다. 포도 철이 가까워지자 그는 자기 몫의 소출을 받아 오라고 소작인들에게 종들을 보냈다. 그런데 소작인들은 그들을 붙잡아 하나는 매질하고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돌을 던져 죽이기까지 하였다. 주인이 다시 처음보다 더 많은 종을 보냈지만, 소작인들은 그들에게도 같은 짓을 하였다. 주인은 마침내 ‘내 아들이야 존중해 주겠지.’ 하며 그들에게 아들을 보냈다. 그러나 소작인들은 아들을 보자, ‘저자가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여 버리고 우리가 그의 상속 재산을 차지하자.’ 하고 저희끼리 말하면서, 그를 붙잡아 포도밭 밖으로 던져 죽여 버렸다. 그러니 포도밭 주인이 와서 그 소작인들을 어떻게 하겠느냐?” (마태 21,33-40)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상류에 가면 뱃놀이를 즐길 수 있는 호수와 같은 큰 강이 있답니다. 이 강물은 나이아가라 폭포로 흐르는 물입니다. 여기서는 노를 젓지 않아도 보트가 하류로 흘러 내려갑니다. 어느 지점까지 내려가면 빨간 줄을 그어놓고 위험에 대한 제1차 경고문이 나옵니다. 여기서부터는 위험하니 되돌아가라는 뜻이므로, 노를 힘차게 저어서 상류로 올라가야 합니다. 그런데 제1차 경고판에서 무시하고 조금 더 내려가면 제2경고 표지판이 있고, 여기서부터는 되돌아가기가 조금 더 어려움을 알려 줍니다. 마지막 세 번째 경고판에서는, 이 경계선을 넘어가면 아무리 노를 저어도 상류로 올라가지 못하는 지점이라고 표시합니다. 폭포까지는 거리가 제법 남았지만, 그대로 폭포인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위험한 지점이라는 뜻입니다.

  인간성 상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첫 번째 경고 때 알아차리면 살 길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2, 제3차 경고를 무시하면 그때 가서는 자기 의지대로 벗어날 수가 없게 됩니다. 이미 악마의 노예가 되었기에 그대로 떨어져 내려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포도밭 주인은 모든 조건을 갖추어 놓고 소작인들에게 관리를 맡겼습니다. 소작인들이 할 일이란 때에 맞게 포도를 돌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잡초를 뽑아주고 죽은 가지를 쳐주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결실을 맺으면 실컷 즐기기만 하면 되었는데 그만 소작인들은 소유에 대한 유혹에 빠졌습니다. 전체를 내 것으로 만들려는 욕심이 앞섰습니다. 오지도 않은 미래의 걱정에 얽매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더는 맡기지 않고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제 몫에 만족하는 마음을 가렸습니다. 그들은 주인을 믿지 못한 것입니다.

  그 불신의 뿌리는 자기들이 한 행동에 근거합니다. 만약 자기들이 스스로 만족하게끔 일을 확실하게 했다면 주인이 쫓아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소작인이니 적당히 게으름 펴가며 일을 했기에 소출도 충분하지 못했고 어쩌면 자기들 몫에도 미치지 못했을 겁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그들의 막나가는 행동은 처음부터 어긋난 처신의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주인은 기회를 여러 번 주었습니다.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빌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우리네 인생도 돌이켜보면 이와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자기 맡은 일에 소홀한 사람은 인생의 반전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거나 헛된 욕심을 부려 더 깊은 구렁텅이로 빠지는 경우를 봅니다. 그리고 여러 번 찾아오는 경고를 무시하고 더욱 나쁜 길로 빠져드는 때가 많습니다. 이것이 경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보다 한몫을 잡을 찬스라고 아전인수 격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수석 사제와 바리사이들은 이 비유가 자기들에게 경고하는 비유라고 알아들었으면서도 여전히 반성하기보다 예수를 잡이들일 궁리만 하였습니다. 그래야 귀찮은 일을 방지하고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기에게 이득이 될 것 같은 일일수록 인생의 경고라는 지혜를 오늘 복음은 여실히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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