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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28일 야곱의 우물- 요한 7, 40-53 묵상/ 출신 성분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8 조회수448 추천수4 반대(0) 신고
출신 성분

그때에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들은 군중 가운데 어떤 이들은, “저분은 참으로 그 예언자시다.” 하고, 어떤 이들은 “저분은 메시아시다.” 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메시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 성경에 메시아는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그리고 다윗이 살았던 베들레헴에서 나온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렇게 군중 가운데에서 예수님 때문에 논란이 일어났다.
 
그들 가운데 몇몇은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그분께 손을 대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성전 경비병들이 돌아오자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왜 그 사람을 끌고 오지 않았느냐?” 하고 그들에게 물었다.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고 성전 경비병들이 대답하자, 바리사이들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도 속은 것이 아니냐? 최고 의회 의원들이나 바리사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그를 믿더냐? 율법을 모르는 저 군중은 저주받은 자들이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전에 예수님을 찾아왔던 니코데모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우리 율법에는 먼저 본인의 말을 들어보고 또 그가 하는 일을 알아보고 난 뒤에야, 그 사람을 심판하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러자 그들이 니코데모에게 대답하였다. “당신도 갈릴래아 출신이라는 말이오? 성경을 연구해 보시오. 갈릴래아에서는 예언자가 나지 않소.” 그들은 저마다 집으로 돌아갔다.
(요한 7,40-­53)
 
 
 
 
◆이번 주간의 복음은 하느님의 독생자로 세상에 오셨지만 온갖 구실을 들어 그분을 철저히 외면하는 어리석은 인간에 대해, 군중 속에서 깊은 고독을 체험하고 계시는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고, 믿지 않는 지도자들은 이제 그분을 믿는 군중들까지 ‘저주받은 자들’로 몰아붙이며 예수님을 거부할 구실을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부하기 위한 구실로 출신 지역까지 들먹이고 있습니다. 참으로 치졸하고 비열한 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12세기의 철학자 생 빅토르 후고(1096-­1141년)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신이 태어난 곳을 고향이라고 여기며 그 고향을 달콤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 입이 노란 미숙아다. 좀 더 성숙한 사람은 모든 곳을 고향처럼 느끼는 코스모폴리탄이며, 궁극의 성숙한 모습은 모든 곳을 타향이라고 생각하는 이방인이다.”
 
시공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역사적 존재인 인간에게 출신 지역은 신분을 밝히기 위한 중요한 요소인가 봅니다. 복음서를 통해 드러나는 예수님의 신분에 대한 논란의 이면에는 그분의 천상 신분이 감추어져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분은 출신 성분에 대한 세상의 논란에 자신을 내놓음으로써 죽는 날까지 출신 성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류의 희망이 되어줍니다.
 
이 세상에 이방인으로 오시어 철저한 외면과 거부를 당하고 십자가에서 죽음을 맞이한 그분은 우리 모두의 타향살이의 모델이며 깊은 고통 가운데 체험하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밑바닥까지 내려간 그분의 인격을 통해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어 올라올 수밖에 없는 희망의 메시지, 곧 부활을 봅니다.
김혜경(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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