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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129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14 조회수512 추천수6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부활 팔일 축제 내 화요일]

 <제가 주님을 뵈었고, 주님께서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11-18

그때에 11 마리아는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었다. 그렇게 울면서 무덤 쪽으로 몸을 굽혀 12 들여다보니 하얀 옷을 입은 두 천사가 앉아 있었다. 한 천사는 예수님의 시신이 놓였던 자리 머리맡에, 다른 천사는 발치에 있었다. 13 그들이 마리아에게 “여인아, 왜 우느냐?” 하고 묻자, 마리아가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누가 저의 주님을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14 이렇게 말하고 나서 뒤로 돌아선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서 계신 것을 보았다. 그러나 예수님이신 줄은 몰랐다.

15 예수님께서 마리아에게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하고 물으셨다. 마리아는 그분을 정원지기로 생각하고, “선생님, 선생님께서 그분을 옮겨 가셨으면 어디에 모셨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모셔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6 예수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셨다. 마리아는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뿌니!” 하고 불렀다. 이는 ‘스승님!’이라는 뜻이다.

17 예수님께서 마리아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 하고 전하여라.” 18 마리아 막달레나는 제자들에게 가서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하면서,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하신 이 말씀을 전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기 위해서는 바로 직전의 상황(요한 20.1-10)을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무덤이 빈 무덤이라는 사실을 전해 들었던 베드로 사도와 다른 제자가 무덤으로 달려와서 무덤 속을 확인하였으나 역시 빈 무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들이 돌아간 후에 마리아 막달레나가 오늘 복음처럼 무덤 속을 들어다 보니 두 천사가 있었습니다.

 제자들이 돌아간 사이에 하늘에서 천사들이 내려와서 무덤 속으로 들어갔거나 아니면 무덤 속까지 들어간 두 제자들의 눈에는 천사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마리아의 눈에만 천사가 보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눈에는 천사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착한 마리아의 눈에는 분명히 천사가 보였다는 사실을 요한복음서의 기자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의 언어로 해석하면 '천사의 눈에는 천사가 보인다'는 그런 뜻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천사를 보지 못하는 우리의 눈은 이처럼 눈뜬장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눈으로는 예수님이 재림하셔도 우리는 그분이 예수님인줄 식별할 수 없습니다. 이 땅에 예수님이 재림하셔도 그분이 예수님인줄 모르기 때문에 예수님이 재림하셨어도 우리는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어쩜 교회의 문지기에 의해 쫓겨났는지도 모르고 아니면 이단이라고 단죄를 받았는지도 모르고 교회 밖에서 미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구걸하고 계시는지도 모릅니다.

'돌아선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서 계신 것을 보았다. 그러나 예수님이신 줄은 몰랐다.'고 오늘 복음에서 기록한 것처럼 천사를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마리아도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천사를 보지 못하는 우리의 눈으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당연히 알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예수님은 그나마 입고 계셨던 남루한 옷마저도 십자가에서 빼앗겼으므로 아마 입을 옷도 없으시고 몸은 상처투성일 것입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예수님의 만나뵙기를 바란다면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시는 현존하신 예수님을 찾아나셔야 합니다. 어느 분이 예수님인줄 모르기 때문에 그분들과 함께 하시는 분들이 모두 예수님으로 생각하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예전 예수님의 모습으로 부활하신 것이 아닙니다. 이런 사실은 엠마오를 향하던 제자들과 길에서 만나서 이야기까지 나누고 식사까지 함께 하였지만 제자들도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였다고(루카 24, 14-15)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어떤 모습으로 부활하신다는 것을 이미 부활 논쟁에서 "부활 때에는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마태 22,20)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무덤에 계신 두 천사들도 모두 예수님이십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지면 한 알의 밀알이 생겨나는 것이 아님을 이미 알려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세 분 천사로 다시 살아나신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을 옆에서 시중들었던 마리아도 예수님의 음성을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고 말씀하셨지만 예수님의 음성인줄을 몰랐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예수님의 음성을 알아듣겠습니까? 또, 예수님은 무덤으로 달려온 베드로와 다른 제자에게는 당신이 되살아났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으시고 그들이 떠나가고 난 이후에 당신이 되살아났다는 사실을 왜 마리아에게만 알려주고 계실까요?

예수님이 현존해 계셔도 우리가 지금 이를 믿지 않고 있는 것처럼 제자들도 당신이 되살아나신 사실을 아직은 반신반의하고 있기 때문에, 생전 모습으로 되살아나신 것이 아니라 천사의 모습으로, 말씀으로 되살아나셨기 때문에 제자들이 이를 깨달을 시간이 더 필요했던 것입니다. 성충이 탈을 벗고 나비가 되었음에도 아직도 성충의 모습만을 기억하는 제자들에게 나비의 모습으로, 천사의 모습으로, 말씀으로 나타나신 당신을 믿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부활하신 육신의 모습에 대하여는 기록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직 세 분의 천사와 말씀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이 말씀을 알려주시기 위해서, 당신의 모습이 변모한 것을 믿으리라 확신했던 마리아에게 나타나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산에서 하얗게 변모하신 모습은 부활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은 천사의 모습으로, 말씀으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하지만 우리가 천사의 삶을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말씀의 삶을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아버지 하느님께 올라가지 못하시고 오늘 예수님은 저희에게 이렇게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이제는 제발 말씀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서, 천사와 같은 삶을 살아서 이제 내가 아버지 하느님께 마음 편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고 간곡히 당부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신경을 통하여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성부 오른 편에 앉으시며....' 제발 이렇게 되도록 예수님을 그만 이제 놓아드립시다. 예수님이 하늘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교회 십자가에 못 박아 둔 예수님을 이제 그만 내려 놓아드립시다. 예수님께서 아버지께로 가셔야만 우리의 영원한 처소를 마련해 주실 것입니다. 삶의 십자가에서 고통 받고 계시는 분들도 고통의 십자가를 내려놓을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줘야 예수님이 아버지께 가실 수 있습니다. 

불가의 지장보살은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마지막 한 사람까지 구원하지 못하면 결코 성불하지 않으리라' 이렇게 서원하였습니다. 하물며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지금 이 땅의 모습들을 보시며 어떻게 아버지 하느님께 가실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주님을 찬미하며 은총에 감사할 때에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우리의 이웃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이 땅에는 당신의 말씀이 필요하기에
당신의 아버지, 우리의 아버지께 가시지 못하시고 저희와 함께 머물고 계십니다.
저희 모두가 당신 말씀으로 살아서
모든 걱정 잊으시고 하늘에 올라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도록
저희가 더 이상 붙잡지 않도록
이제는 성령으로 이끌어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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