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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월 20일 야곱의 우물- 요한 16,12-15 묵상/ 하나 되기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5-20 조회수448 추천수4 반대(0) 신고
하나 되기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주실 것이다. 그분께서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주실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요한 16,12-­15)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아버지 것은 모두 내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을 때 참 무례하다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마치 강자가 약자의 것을 다 빼앗아 자기 것인 양 주장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성령께서 성부님께 말씀을 받아 제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임을 알려주기 위해서지만, 아버지 것은 당신 것이라고 하면서 당신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은 더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예수님이 결코 그런 분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성부 하느님보다 더 강해서 무엇을 강압적으로 취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것을 완전히 비우고 내어 주시기에 성부의 것이 당신을 다 차지해 버리는 것이지만, 그 차지함은 한 편이 다른 편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늘 복음의 예수님처럼 당당한 모습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길게 설명했지만 한마디로 얘기하면 사랑의 관계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네 것 내 것이 없기 마련인데 하느님이야말로 완전히 사랑 자체이시기에 이런 관계를 완전히 실현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예수님의 이 말씀 앞에서 그런 느낌을 가진 것은 제 속셈 때문입니다. 말씀께서 사랑 없이 세상의 방식으로만 생각하고 느끼며 살아가는 저를 밝히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저는 하느님처럼 이웃을 자신과 하나로 느끼기보다 분리된 너와 나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분리된 모습 안에는 오직 승자만이 있을 뿐이어서 내 행복이 다른 사람의 불행을 낳고, 반대로 다른 사람의 행복이 내 불행이 됩니다. 루카복음서에서 돌아온 아들을 기뻐하는 아버지께 화를 내던 큰아들이 떠오릅니다.
여기서도 그 아버지는 큰아들에게 “내 것이 다 네 것이다.”라고 자상하게 타이르십니다. 오늘 이 아버지의 자상한 권고를 따르도록 노력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태훈 신부(성바오로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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