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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 4일 야곱의 우물- 복음 묵상/ 지옥 앞에서 얻은 깨달음 !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04 조회수498 추천수4 반대(0) 신고
지옥 앞에서 얻은 깨달음 !

그때에 율법학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그러자 율법 학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스승님. ‘그분은 한 분뿐이시고 그 밖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시니, 과연 옳은 말씀이십니다. 또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하고 이르셨다. 그 뒤에는 어느 누구도 감히 그분께 묻지 못하였다.
 
 
 
 
군종신부로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의 하나는 군종병과의 관계였다. 군종병은 사무장에 수녀님 역할, 때로는 식복사로 밥까지 해야 할 때도 있다. 게다가 성당에서 하루 종일 혼자 지내야 하는 외로움까지 이겨내야 한다. 군종신부가 없는 성당에 두 번째로 부임해 갔다.

그동안 군종병의 생활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간다. 한번은 너무 화가 나서 책상 위에 있던 책을 내던지고 플라스틱 쓰레기통을 때려 부쉈다. 그러다 더욱더 화가 나서 벽을 쳤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손등이 부어올랐다. 다음날 병원에 가니 뼈가 부러졌단다. 한 달동안 깁스를 하고 다녀야 했다. 그 군종병이 전역하고 다른 군종병이 왔다. 잘 해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단순한 일들을 여러 차례 실수하고 게으른 모습을 자주 보여 또다시 폭발하고 말았다.
 
이번에는 거친 행동대신 거친 말이 튀어나왔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과하며 마음을 가라 앉히려 노력했다. 그다음에도 몇 차례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대에서 육군 대령이 신부님과 면담을 해야겠다고 하더니 대뜸 하는말이 “신부님, 군종병이 문제가 있고 아무리 군종병이 말을 안 듣는다고 해도 신부님은 성직자 아니십니까? 참고 잘 가르쳐 주셔야죠! 장교로서 병사에게 거친 욕설을 한다는 것은 인권을 모독한 것입니다. 일반 장교라면 곧바로 헌병대 수사과로 넘기겠지만, 천주교회의 성직자이시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먼저 신부님의 말씀을 들어보려고 오시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고참 신부님들과 신자형제들의 도움으로 처벌은 받지 않고 경고장을 받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나는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

아무리 지향과 뜻이 좋다 해도 방법이 나쁘면 비록 좋은 결과를 얻는다 해도 아름답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잘 가르쳐서 올바른 신앙인으로 키워보려고 노력했지만, 욕설과 분노는 오히려 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게 그 일은 지옥까지 갔다가 돌아온 소중한 체험이었다.
최인섭 신부(청주교구 오창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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