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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196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15 조회수387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지혜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5-27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26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27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지난 토요일 '작은 안나의 집'에서 아침 식사를 끝내고 신부님과 잠시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식당 밖에서 싸움이 난 듯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르신들이 사는 곳이라 가뜩 긴장하여 밖으로 나가보려는 순간에 그곳에 계신 어느 어머님이 낯선 어머님을 모시고 식당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체격이 건장한 어르신으로 목소리까지 걸걸하여 소란스러운 것처럼 들렸고 이 어르신을 맞이하신 이곳 어머님들의 환대의 목소리까지 겹쳐서 더욱 소란스러웠습니다.

그날 방문하신 어르신은 성남 모란시장에서 가게를 하시는 분이신데 이곳 어머님들께 알사탕을 갖다드리려고 이른 아침에 따님을 데리고 방문하셨으며 이런 일을 벌써 10여년을 하고 계신다고 하였습니다. 그분은 혼자 조용히 왔다가 어머님들에게 먹을거리를 갖다드리고 바로 가시므로 신부님도 그 어르신을 그날 처음 뵈었다고 하셨으며 그 어르신도 신부님을 처음 뵙는다고 하였습니다.

이분의 선행에 감사하여 덕담도 해 줄 그런 마음으로 신부님께서는 내심 우리 가톨릭신자이기를 바라며 어느 종교를 믿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분의 대답은 전혀 뜻밖에도 아무 종교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너무 의외의 대답을 하였으므로 신부님은 미처 다음 말을 하지 못하고 계셨습니다. 아무 종교도 가지고 있지 않는 할머님이 아침 이른 시간에 어르신들이 거주하는 요양시설을 방문하여 그분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것은 전혀 뜻밖이었고 옆에서 지켜보던 저 역시 전혀 생각지 못한 의외의 답변이었습니다.

오늘은 이런 얘기로 묵상을 시작하는 것은 선한 뜻을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하신 말씀 때문입니다. 그분은 하느님도 모르고 부처님도 모르고, 배운 것도 가진 것도 많아 보이는 그런 분이 아니었으며 70세가 가까운 나이임에도 재래시장에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일하시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순박한 우리의 어머님이었습니다.

이런 순박한 서민들을 소위 식자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철부지로, 철부지이기 때문에 똑똑하다는 사람들은 맨 날 속이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비하신 하느님의 가르침을, 하느님의 선하심을 그 누구보다 더 잘 실천하고 계셨으므로 신부님은 잠시 할 말을 잊고 계셨습니다. 하늘 나라는 이런 철부지인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의 것이므로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태 19,14)고 하셨으며 하느님을 다 아는 것처럼 지혜롭고 슬기롭다고 생각하는 똑똑한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하셨습니다. 많이 배우고 가진 것이 많아서 순박하게 살아가는 서민들 위에 군림하려는 자들은 스스로를 지혜롭고 슬기롭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은 그들은 처세술에는, 사람을 속이는 데는 능할지 모르지만 선하신 하느님의 뜻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다는 뜻으로 오늘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을 제자로 삼은 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하느님으로 부터 전지전능한 힘을 넘겨받았다면 십자가에서 인간들에게 그런 고통을 당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인간들이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의 아들을 죽일 수 있겠습니까? 이 말씀은 하느님의 뜻을 아는 자는 아무도 없으며 오직 당신만이 하느님의 뜻을 알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은 누구도 믿지 않으려고 하겠지만 하느님만이 알고 계신다며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아무도 하느님을 알지 못하므로 지금 우리 민족들이 믿고 있는 하느님은 모두가 잘못알고 있는 하느님을 믿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들먹이는 자들에게 속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고 하신 말씀처럼 이제 내가 너희들에게 하느님에 대하여 새롭게 알려줄 것이므로 아버지 하느님만을 섬기라는 말씀입니다. 아버지 하느님은 한없이 선하고 자비로우신 분이므로 너희도 한없이 선하고 자비로워야 하느님의 사랑을 듬뿍받는 자녀가 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과연 이런 가르침에 충실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가를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 기도하면 내 소원을 들어주신다고 믿는 이런 잘못된 믿음만이라도 청산하면, 이런 믿음만 사라져도 우리가 왜 신앙생활을 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 교회에서는 발 빠르게 이에 대한 대비책의 하나로 교회를 사교 클럽으로 변모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사교클럽을 탓할 수는 없으나 하느님을, 예수님을 더 이상 욕되게는 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내 소원을 들어주시는 영험한 신령님을 하느님으로 잘못 알고 있다면 이런 우매함에서 깨어나라는 가르침이 바로 오늘 복음임을 묵상하였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아빠 하느님을 진선미 그 자체임을 알려주셨습니다.
참이신 하느님! 선이신 하느님! 늘 아름다우신 하느님!
그런 당신을 닮은 당신의 자녀가 되어, 사랑받는 철부지가 되어
참을 위해서 응석부리고, 착한 사람이 되겠다고 응석부리고,
보시기 좋은 아름다운 세상이 되도록 어느 한구석 추한 곳이 없도록 하여 주십사하고
철부지처럼 응석부리는 저희의 기도에 성령으로 응답하여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을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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