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임사체험. -스즈키 히데코 수녀-
작성자유웅열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15 조회수651 추천수8 반대(0) 신고
 

임사체험(臨死體驗).


당시 대학에서 일본문학을 가르치고 있던

나는 다른 대학에서 열리는 ‘전국대학국어국문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친구가 살고 있는 나라(奈良)소재의 어느

수도원에서 묵기로 하였다.


그날 밤, 나는 일찍 침대에 누었지만,

잠이 오지 않자, 다른 수녀님들을 방해하지 않을 생각으로,

그냥 어두운 복도에서 벽을 더듬어 가며 걸었다.


꽤 가파른 곳이었으나,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고, 발을 헛디뎌,

그만 균형을 잃고 굴러 떨어져 일층 바닥에 나 뒹굴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잃었을 텐데,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몸이 공중에 붕 떠 있었다.

그리고 공중에 똑바로 서있는 나를 높은 곳에서 또 하나의 내가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내 몸은 바닥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즉, 거기에는 육체로서 바닥에 쓰러져있는 나와 공중에 떠있으면서

그것을 보고 있는 나, 또 더 높은 곳에서 밑에 있는 나를 보고 있는 나,

이렇게 세 사람의 ‘나’가 존재하고 있는 셈입니다.


높은 곳에서 보고 있는 나는 “이제 다른 사람들의 말에 마음을 쓰지

않아도 된다. 나는 자유롭게 되었다.”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고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자유롭게 되었다.”하고 중얼거리며 끝없는 해방감과 기쁨에 젖어 있었다.


그리고 한 순간에 절정의 높이로 솟아올라 지금까지 본적이 없는 아름답고

찬란한 빛에 둘려 싸였습니다. 백 금색 빛으로 가득한 빛의 세계였습니다.


그 빛은 인격을 가진 생명이고,

모든 존재와 깊이 연결되어 교류하고 있었음을 실감했습니다.

나는 그 빛과 조화를 이루어 일체감 속에서 숨 쉬고 있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완벽한 새로운 몸이 되었습니다.

“생명 그 자체인 빛의 주님에게 나의 모든 것이 속속들이 알려지고,

이해되고, 받아들여지고, 용서를 받아 완전한 사랑 속에 있다.”


사랑의 궁극적인 상태가 이러한 의식으로 일관되는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했습니다. ‘참(眞)’으로 가득 찬 상태, 더욱이 이 빛의 세계에는

시간 개념이 없습니다.


‘아, 이것이 영원이야!’하고 나는 깨달았습니다.

그런 지복감(至福感)에 감싸여 있는데, 어디선가 목소리가

뚜렷하게 들려왔습니다.


“치유해 주소서, 치유해 주소서,”

그때 빛의 주님이 “현제로 돌아가거라.”하고 내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또 빛의 주님은 말했습니다.


“현세로 돌아갔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는 것과 사랑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만이 소중한 것이다.”


나는 지복의 장소에서 현세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 지복감을 잃고 온갖 번민과 자기혐오, 번거로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므로, 그러나 나의 바람과는 달리 내 의식은 현실로 돌아 왔다.


그동안 나는 구급대원의 도움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으며,

지복상태가 3일간 계속된 후 서서히 평정을 되찾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 빛에 의해 나는 전혀 다른 차원의 부름을 받았던 것이었다.


그때까지 번민하고 있던 것이 너무 작게 보이고 마음은 상쾌하게

개어있었습니다.


그리고 내 마음 속에서는

“중요한 것은 아는 것과 사랑하는 것이다.

그 것만이 소중한 것이다.”하는 말씀이 아름다운 종소리처럼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떠나가는 사람이 가르쳐주는 삶의 진실-

                        스즈키 히데코 수녀 지음.

오늘의 묵상과 기도: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야

우리들은 삶을 더욱 잘살 수 있습니다.


“그것은 죽음의 권능을 쥐고 있는 자,

곧 악마를 당신의 죽음으로 파멸시키시고,

죽음의 공포 때문에 한평생 종살이에 얽매여

있는 이들을 풀어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히브2,15)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하느님!


오늘 하루를 살아도,

‘죽음을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시려는 주님의 섭리를 깨달아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하며 평화를 누리며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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