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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금욕과 거룩함 Ⅲ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27 조회수506 추천수4 반대(0) 신고
 
 
금욕과 거룩함 Ⅲ 

나는 그분 격노의 막대기로
고통을 겪은 사나이.
그분께서는 빛 없는 어둠 속으로
나를 몰아쳐 걷게 하시고
당신 손을 날마다
나에게 돌려 내리치시네.

내 살과 내 살갗을 닳아 없어지게 하시고
내 뼈를 부수시며
쓰라림과 괴로움으로
성을 쌓아 나를 에우시고
오래 전에 죽은 자들처럼
나를 암흑 속에 살게 하셨네.

내가 길을 벗어나 내 몸이 굳어지게 하시고
나를 뻣뻣하게 만드셨네.
당신의 활을 당기시고
나를 화살 과녁으로 세우셨네.

당신의 화살들로
나의 내장을 꿰뚫으셨네.
나는 온 백성의 웃음거리가 되고
날마다 그들에게 조롱의 노래 거리가 되었네.
그분께서 나를 쓴나물로 배불리시고
쓴흰쑥 물을 마시게 하셨네.

내 이가 자갈을 씹어 부서지게 하시고
나를 땅에다 짓밟으셨네.
당신께서 이 몸을 평화 밖으로 내치시어
저는 행복을 잊었습니다.

내 영혼은 생각을 거듭하며
안에서 녹아내리네.
하지만 이것을 내 마음에 새겨 나는 희망하네.

주님의 자애는 다함이 없고
그분의 자비는 끝이 없어
아침마다 새롭다네.
당신의 신의는 크기도 합니다.
"주님은 나의 몫, 그래서 나 그분께 희망을 두네."  하고
내 영혼이 말하네.

당신을 바라는 이에게,
당신을 찾는 영혼에게 주님은 좋으신 분.
주님의 구원을
잠자코 기다림이 좋다네.(애가 3,1-6. 11-17. 20-26)


고행의 진정한 목적은 바로 이것이다.
곧 초연함에 대한 보상으로 마음에 평화를 얻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밤으로 불리는 내면의 혼란 상태로 돌아가
 거기서 자신의 비참함을 영혼 깊숙한 곳에서부터 자각할 수 있게 되는 것.
그곳에서 순결함은 지성과 영성의 순결함으로 변하며,
순종은 매 순간 성령에 대한 즉각적인 의존이 된다.
복음 정신에 따르는 이 숭고한 삶은 거룩한 사람들이라면
그가 수도자이건 아니건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현세의 삶의 나약함에서 오는 영향으로
완전한 사람도 소죄를 짓는다." 라고 말한다.
그는 덧붙여 "그의 사랑이 일반적으로
그리고 보편적으로 하느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완전한 형제적 사랑이란,
사랑에 반대되는 모든 것을 배제 하고 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이방인과 심지어 원수들에게까지 사랑을 베풀며 그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였느냐 하는
 사실로 평가되어야 한다." 라고 말하였다.

요약하면 현세에 있어 우리에게
가능한 완전함이란 어떤 것인가?
매 순간 하느님께 직접 향하는 그런 완전함은 아니며,
심지어 반의도적으로 저지른 경미한 죄를
모두 피하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우리의 생각과 욕구,
행동이 적어도 실제적으로 그분에게로 향하기만 한다면,
그리고 우리의 사랑이 순수해지도록
봉헌이 온전한 것이 되도록 가능한 한 힘껏 노력한다면,
그때 우리는 우리의 온 가슴과 온 마음,
 온 영혼과 온 힘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된다.

이것은 진지하고 충실하게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것을 뜻하며,
일상 안에서 사랑을 베풀어야 할 때 기꺼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완전함은 하느님께 대한
전적인 믿음과 그분의 자비로운 섭리와 사랑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을 말한다.


「삶과 거룩함」에서
Thomas Merton 지음 / 남재희 신부 옮김 / 생활성서 펴냄

 

 


Thomas Mer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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