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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데스 마스크(Death-Mask)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17 조회수476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때에 바리사이 가운데 어떤 이가 자기와 함께 음식을 먹자고 예수님을 초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가시어 식탁에 앉으셨다.
그 고을에 죄인인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시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왔다.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사이가 그것을 보고,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 줄 알 터인데.하고 속으로 말하였다.
(루카 7:36-39)

성 베드로 크리솔로고(St. Peter Chrysologus, 406-450)는
한 때 죄인이었던 이 여자가 과연 누구인가?”하는 의문을 가졌다.
당시 성인(聖人)은 폐부로부터 울려 나오는 열성의 부르짖음으로 냉담한 사람들의 마음속까지 깊이 뚫고 들어가는 짧은 설교로 유명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성인의 웅변에 감탄하는 한편, 그의 성스러운 생활 태도에 탄복해 그의 설교를 들으러 수많은 이들이 몰려와 청중은 날로 늘어갔다.
성인은 정곡을 찔러 말했다. 의심할 여지 없이 그 여자는 교회이다.”
 
성인은 이렇게 생각했다.
그 여인은 실제로 그 장소를 소유하고 있었던 바리사이들의 앞을 지나가야만 했다.
그리고 초대를 받지 않고 거기에 갔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초대를 받지는 않았지만 랍비가 식탁에서 설교하고 있을 때
군중들이 그 여인을 들어가게 하여 강론을 듣게 허락하였다.
그러나 그 여인은 그들의 얼굴과 몸짓에서 경멸하는 모습을 분명히 읽을 수 있었다.
그들과 달리 그 여인은 성자(聖者)인체 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성자(聖者)는 그의 생애가 수정되고 편집되고 있는 죽은 죄인이다.
그러나 그 여인은 살아있는 죄인이었지만 바리사이들은 죽은 사람처럼 보였다.
율법에만 신경을 쓰는 사람은 데스 마스크(death-mask, 死面)를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데스 마스크는 죽은 사람의 얼굴에서 떠낸 틀에 밀랍이나 석고를 부어 만든 가면으로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하여 이따금 눈 부분을 수정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실물 초상이다. 그러나 그 여인은 데스마스크를 쓰지도 않고 살아서 느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래서 크리솔로고 성인은 “그 여인은 열정적이었고 가슴이 두근거렸고 땀이 날 정도였다.”고 표현했다. 그 여인은 랍비를 사랑했기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
“그 여인은 다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었고 많은 용서를 받았기 때문에 사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데스 마스크를 쓰고 있는 즉 철면피인 바리사이들은 용서 받지 못했지만 이 여인은 많은 용서를 받고 회개한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사랑이 충만한 여인은 울었지만 바리사인들은 본심을 숨기고 무표정하게 쳐다보고만 있었다.
바리사이(Pharisee)란 이름이 ‘그리스도로부터 분리된 자’를 의미했듯이
그리스도가 심중(心中)에 없었던 사람들에게 “말씀”은 전혀 무의미한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주님께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인(人)의 장막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
주님께 가까이 가려는 사람들을 가로 막고 있으면서 주님을 환대하는 체,
주님을 잘 알고 있는 체했지만 그 여인은
바리사이들로부터 배신을 당하실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날의 교회 안에는 “그리스도가 아닌 주님”을 모시고 사는 바리사이들이 많다.
이들은 기복신앙을 믿으면서도 “그리스도를 믿는 체 한다.”
이들이 생각하고 있는 주님은 그리스도가 아니라 우상(偶像)이다.
아마 이들의 데스마스크를 뜨면 악마의 얼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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