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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추석 명절에 이런 아픈 이야기를!>
작성자김수복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02 조회수541 추천수0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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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현장서 맞는 추석.."아버지 제삿상 못차려 괴롭다"

[인터뷰] 용산참사로 아버지 잃고 동생 수감된 이성연씨

이준형 기자 lee@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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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인 제가 이번 추석에는 할머니 산소도 찾아가고 제삿상이라도 차려야하는데 그러지 못해 괴롭습니다."

용산참사로 아버지 이상림 씨를 잃은 큰 아들 이성연(45)씨는 이번 추석 때 아버지께 제대로 된 차례상을 올리지 못한 것이 제일 가슴 아프다.

고 이상림씨 큰 아들 이성연씨

용산참사로 아버지 이상림 씨를 잃은 큰 아들 이성연(45)씨는 "이번 추석에는 할머니 산소도 찾아가고 아버지 제삿상도 차려야하는데 그러지 못해 괴롭다"고 말했다.ⓒ 민중의소리



참사 발생 8개월이 넘도록 아버지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이씨는 다른 유가족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추석을 어머니 전재숙씨와 함께 용산 현장에서 보낼 계획이다. 이씨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일 오후 어머니를 모시고 구속 수감된 남동생 이충연(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장)씨를 면회가기로 했다.

동생 이씨는 참사가 발생할 당시 아버지와 함께 남일당 건물 옥상에 설치된 망루 4층에 있던 중 화재로 몸에 붙은 불을 끄려다 창문으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동생은 오른쪽 무릎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이씨는 "당시 화재진압에 나선 소방대원에 구조된 동생은 유독가스에 장시간 노출돼 건강이 위독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인 아들, 부인과 함께 수원에 살고 있는 이씨는 사건 당일 택시를 몰던 중 라디오를 통해 참사 소식을 접하고 곧장 현장으로 이동했다.

"전날 아버지께서 '망루로 올라간 작은 아들이 걱정된다. 보름만 올라가 있다가 내려오겠다'고 말씀하신게 생각나더라구요. 걱정이 돼서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아버지 번호로 계속 전화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어요."

이씨는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아버지와 동생 소식을 수소문한 끝에 인근 병원으로 동생이 옮겨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의사가 말하길 동생이 유독가스를 너무 많이 마셔 생명이 위독하다고 하더군요. 눈 앞이 캄캄했습니다."

이씨는 동생 몸상태가 심각했지만 아버지를 찾기 위해 용산경찰서와 용산구청, 순천향병원 등을 돌아다녔다.

그는 결국 싸늘한 주검이 된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

"믿기 어려웠어요. 주위에서 제 아버지를 아시는 분들 모두 '큰 일 없을테니 걱정말라'고 말씀하셨거든요."
당시 기억을 되살려 이야기하는 그의 눈이 벌겋게 충혈됐다.

아버지 시신을 확인한 그는 시신이 훼손된 정도가 심해 화재로 숨졌다는 언론의 발표가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신이 가족 동의없이 이미 부검된 상태였고 두개골과 양 다리가 심하게 훼손된 상태라 아버지가 단순히 화재로 숨졌다는 발표를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국립과학수사대에 부검를 의뢰하려 했다가 정확한 사인 규명이 힘들다고 판단해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운찬 신임 국무총리가 지난 22일 인사청문회에서 "총리에 임명되면 우선 용산참사 유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실상을 파악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겠다"고 말한 것을 거론하면서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참사가 발생할 당시 고위직에 있던 양반들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국무총리가 사과를 하면 경찰의 과잉진압을 정부가 묵인해 참사가 발생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요. 그러면 이에 책임을 지고 윗분들이 옷을 벗어야 할 판인데 인정을 하겠습니까?"

설 명절을 앞두고 벌어진 참사는 벌써 추석으로까지 이어지도록 아무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상복을 벗지 못하는 그들에게는, 또 그것을 지켜봐야 하는 우리들에게도 참으로 잔인한 추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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