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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5일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05 조회수1,051 추천수19 반대(0) 신고
 

10월 5일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 루카 10,25-37



 “너는 이 세 사람 가운데에서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단 한 사람에게 만이라도 위로를>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그 어떤 사람이 되던지 단 한 사람에게 만이라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되고, 희망이 된다면, 그래서 단 한 영혼이라도 구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 셀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삶의 벼랑 끝에 몰려있습니다. 그 누구도 도움은커녕 위로의 말 한마디 던져주지 않습니다. 울다 울다 지쳐 쓰러져도 그 누구도 등 한번 두드려주지 않습니다. 그 결과 최후의 선택으로 자살을 꾀합니다.


   단 한 사람만이라도 그에게 전화 한통만 해줬어도, 단 한 사람이라도 그와 만나 소주잔 한번만 기울여줬어도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요.


   이 시대 가장 가난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겠습니까? 물질적 결핍으로 인한 가난도 큰 고통이지만, 그보다 더 혹독한 가난이 있습니다. 관계의 단절로 인한 가난입니다. 소통의 단절고 인한 가난입니다. 영성의 결핍으로 인한 가난입니다. 삶의 의미를 상실함으로 인한 가난입니다. 고독으로 인한 가난입니다. 절망과 좌절 끝에 맞이하는 가난입니다.


   아무리 백만장자라 할지라도 세상으로 향하는 모든 소통의 길이 꽉 막혀있는 무인도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는 참으로 가난한 사람입니다. 하루 온종일 천장 벽지만 바라보며 드러누워 있지만 단 한 사람도 초인종을 누르는 이가 없다면 그는 얼마나 가난한 사람입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참된 봉사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통해 명확하게 알려주고 계십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 그는 시간이 남아돌아서 죽어가는 사람을 보살펴주지 않았습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은 억만장자여서 죽어가는 사람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그저 지금 자신의 눈앞에 놓여있는 한 인간의 비참하고 딱한 상황 앞에 깊은 연민의 정을 느낍니다. 자기도 모르게 허리를 굽혀 그를 쳐다봅니다. 자동으로 그의 상처에 손이 갑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합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보여준 일거수일투족은 봉사활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을 명쾌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봉사활동, 사실 생각같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내게 딸린 많은 식솔들이며, 매일 처리해야할 산더미 같은 일들 사이에서 이웃 봉사를 위한 시간을 내기도 사실 힘듭니다.


   그러나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안에서 쪼개고 쪼갠 시간을 봉사활동에 사용하는 것 참으로 의미 충만한 일입니다. 나도 어렵지만, 나도 힘들지만, 나도 시간이 없지만, 그래도 짬을 내어 이웃봉사에 투신하는 일, 그것은 참으로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봉사입니다.


   남들이 다 선호하는 봉사활동, 폼도 나고, 위신도 서는 그런 봉사활동도 좋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내가 나서겠다는 자발성을 바탕으로 한 봉사활동, 봉사활동 가운데 생기는 크고 작은 갈등과 상처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의연함이 얼마나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봉사활동인지...


   지금 고통 받고 있는 사람, 지금 쓰러져 죽어가고 있는 사람, 지금 가난 때문에 울고 있는 사람 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십니다. 그들 안에는 하느님께서 숨겨놓은 값진 보화가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은 우리 교회가 취해야할 어쩔 수 없는 노선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우선적인 배려는 우리 교회가 늘 염두에 둬야할 철학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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