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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09 조회수1,067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10월 9일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If it is by the finger of God that I drive out demons,
then the Kingdom of God has come upon you.
(Lk.11.10)
 
 
제1독서 요엘 1,13-15; 2,1-2
복음 루카 11,15-26
 
 
지난 달, 어떤 분으로부터 커피 선물을 받았습니다. 제가 커피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자그마치 4통이나 선물로 주셨습니다. 너무나 감사했지요. 정말로 좋아하는 커피니까요. 그런데 이 커피를 받으면서 조금 마음의 혼란을 겪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전에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무척 좋아해서 자주 마셨지만,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의 고장으로 마시지 않은지가 꽤 되었거든요.

고민에 빠졌습니다. 에스프레소 커피 4통을 위해서 새롭게 커피머신을 구입해야 하는지, 아니면 고장 난 커피머신을 고쳐야 하는지 라는 새로운 고민이 생겼습니다. 고친다고 해도 맛있는 커피는 기대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비싼 커피머신을 산다는 것도 쓸데없는 낭비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이 기로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인터넷만 하루 종일 뒤지면서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결국 저의 선택은 커피머신 고치는 것으로 결정되었지만, 선물 받은 커피 4통 때문에 고민과 갈등을 많이 했던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잠자기 전에 오늘 무엇을 했는가 하고 따져보니, 커피머신만 보았던 하루였음을 깨달았습니다. 해야 할 일이 그렇게 많았는데 말이지요. 무척 좋아하는 커피입니다. 그런데 이 날 저에게 커피는 저의 시간과 저의 일을 빼앗은 천덕꾸러기가 되었네요.

새로운 무엇인가가 나의 것이 된다면 좋은 것이 아닐까요? 더군다나 그 무엇이 내가 평소에 무척이나 좋아하던 것이라면 환영해야 하는 것이 분명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이 커피를 통해서 깨닫게 됩니다.

어쩌면 세상의 모든 것이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자주 썩어 없어질 세상의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에 집중하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을 통해서는 세상의 편에 서기보다는 주님 편에 서있어야 하며, 사람들을 세상의 편으로 모아들이기보다 주님의 편으로 모아들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따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세상의 것들은 너무나 감각적이며, 우리를 유혹하기에 충분한 조건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님 편보다는 세상의 편이 더 행복할 것 같다는 착각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주님의 편에 서고, 주님의 편으로 사람들을 모아들이는 삶을 사는 사람에게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습니다.

앞서 커피의 예를 통해서도 말씀드렸듯이 세상의 것은 평소 좋아하던 것도 천덕꾸러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것은 영원히 소중한 가치로 내게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사랑은 15분 일찍 들어간 영화관 같은 것, 혼자 기다린다고 해서 절대 시작되지 않는 것이다.(로맹 롤랑)




세 사람은 좋은 사람일까? 나쁜 사람일까?

옛날에 아이들만 살고 있던 신나는 도시에 세 명의 마술사가 찾아왔다. 그들은 이곳저곳에서 마술을 했고, 알록달록한 아름다운 색깔의 물건들을 많이 만들어 냈다. 그러면 아이들은 그들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모두 고마워했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은 마음속으로 궁금해 했다.

‘저 이상한 세 사람은 좋은 사람들일까, 나쁜 사람들일까?’

이별의 날이 되자 세 명의 마술사들이 작별의 인사를 하기 전에 아이들을 시장으로 다 모이게 했다.

“여러분들이 우리에게 베풀어 준 친절에 대해 고마움의 답례를 하겠어요. 그래서 여러분에게 작별의 선물로 소원을 딱 한 가지씩 말할 기회를 주겠어요. 여러분이 원하는 소원은 그것이 크든, 작든, 말하는 그 순간 즉시 이루어질 거예요.”

아이들은 소원을 무엇으로 말해야 할지에 대해 오랫동안 심각하게 고민했다. 왜냐하면 아무리 심사숙고한 결정을 내린다고 하더라도 일단 소원을 한 가지 말하고 나면 그것으로 다른 모든 소원은 소용없게 되기 때문이었다. 한참 지난 후 아이들이 마침내 세 명의 마술사에게 말했다.

“혹시 우리 소원이 너무 크다면 용서해 주세요! 우리들의 한 가지 소원은 바로 이것이에요. 우리가 말만 하면 모든 소원이 즉시 이뤄지게 해달라는 거예요.”

세 명의 마술사가 말했다.

“곧 그 소원이 이루어지게 되리라!”

마술사는 곧바로 그곳을 떠났다. 아이들만 살고 있는 도시에서 아이들은 호기심에 가득 차 서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세 명의 마술사가 한 말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그들은 처음에는 몰래 시도해 보다가 깜짝 놀랐다. 소원을 말하기만 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정말로 즉시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신나게 소리쳤다.

“그것봐. 마술사들은 좋은 사람들이었어!”

사정이 그렇게 되고 보니 별의별 소원들이 다 있었다. 그리고 그 소원은 말하면 그 즉시 이루어졌다!

그 후 1년의 세월이 그렇게 지났고, 마술은 여전히 효력을 발휘했다! 계속 소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차츰 사는 재미를 잃게 된 아이들의 마음속에 근심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이들은 날마다 점점 더 작은 소원을 말하게 되었다. 소원하는 것이 모두 이뤄진다는 것은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그리고 더 이상 아무런 소원도 말하고 싶지 않게 되자, 더 이상 즐거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받은 수많은 귀중한 물건들을 불행한 얼굴로 슬프게 쳐다보았다.

결국 아이들은 탐험 대원들을 먼 세상으로 내보내 그 마법사를 찾아 나서게 했다. 그리고 그들을 만나면 이렇게 말하라고 했다.

"우리의 소원을 다시 거두어 주세요! 그것 때문에 더 이상 신나는 일이 벌어지지 않아요."

그러나 길을 떠났던 아이들은 그 어느 곳에서도 세 사람을 찾을 수가 없어서 한 사람씩 차례로 집으로 되돌아왔다. 아이들은 비통해 했다.

"신이 우리를 구제해 주었으면!"

아이들은 이제야 그들이 나쁜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실의에 빠졌다. 그들 가운데 가장 나이 어린 아이가 말했다.

"그 사람들이 정말로 우리의 소원을 다 이뤄 준다고 했다면 소원이 이뤄지는 것을 이제 그만해 달라고 말하는거야!"

아이들이 모두 다 그의 말을 따랐고, 그 순간 이후부터 삶이 다시 긴장되고, 즐겁게 변했다. 아이들은 1년 전의 그 날 이전처럼 다시 신나게 놀았고, 조금 더 똑똑해졌다.

다만 이쯤에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 이상한 세 남자들은 과연 좋은 사람들이었을까, 아니면 나쁜 사람들이었을까? 여러분 생각은 과연 어떨까?
 
 
 
 
Lex Yeux Ferme - Andre Gag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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