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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펌 - (78) 그분께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23 조회수433 추천수2 반대(0) 신고

  작성자   이순의 (leejeano)          번  호  6555          작성일    2004-02-26 오후 9:13:46

 

 

       

2004년2월26일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ㅡ신명기30,15-20;루가9,22-25ㅡㅡ편지ㅡ

 

 

              (78) 그분께

                                   이 순의

오랜만이네요.

어떻게 지내세요? 바쁘신가요?

우리 만나면 무척 반가울 텐데 잘 만나지지가 않네요. 만나고 싶어요. 길에서라도

한 번쯤은.

있잖아요? 어제 ##이가 너무 기특한 말을 해서 꼭 전해 드리고 싶어서요.

뭐라고 했는지 궁금하시지요?

"엄마, 선생님 만나면 으스러지게 한번 안아드리고 싶어요.

선생님께서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알거 같아요.

정말로 말을 안 듣는 나를 2년씩이나 꼴보고 계셨다는 그 사실이 너무 감사해서 한번만

만나면 진짜 꼭 끌어안고 죄송했다고 감사했다고 전하고 싶어요.

그런데 요즘은 주일학교에서도 뵙기가 힘이 들어요.

오늘따라 너무 보고 싶어요. 그 선생님.

조금만 하면 되는데 조금을 하지 않았으니 하느님을 믿지 않으셨다면 그런 나를 참아

주시지 못했을 거예요.

그렇지요? 엄마.

진짜 고생했다고 안아드리고 싶어요. 오늘 진짜 보고 싶어요."

보세요.

제가 뭐라고 했어요?

공부라는 건 본인이 하고자 마음먹었을 때 하는 거라고 했지요?

형처럼 벗이 되어 주시고, 그 시간 동안 거리를 배회하지 않고 함께 대화할 수 있었음에

어미 된 입장에서는 최고의 만족이며 감사요 은혜라고 했지요?!

2년씩이나 극기하시는 벌 받으시는 동안에 그 아이의 심성은 바로 서고 있었던 거예요.

그렇게 인내해 주시지 않았다면 그 아이가 공부할 마음이 없었던 시기이므로 어떤 잡기

에 마음을 쏟아서 지금의 저 모습이 아닌 전혀 엉뚱한 모습이 되었을지도 모르잖아요?!

 

##이 아빠도 그러셨어요.

"그 선생님은 너란 놈 꼴을 안 보게 되어서 날개를 달고 해방되어 날아 가셨다."구요.

그렇게 힘들게 제 아이를 보아주신 걸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거 아시지요?

꼭 전해 드리고 싶었어요.

조금만 아주 조금만 열심히 했더라면 너무 좋아하셨을 거라고 이제 와서 생각을 하는

거 같아요.

어때요? 제가 해드린 말들이 맞지요?

결코 그냥 제 아이를 보시는 게 아니라 주님의 뜻이라 구요.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어른의 노릇을 하는 거고, 몫은 주님의 지휘봉이 그놈에게 주신

대로 인도될 거라고 했지요?!

 

수고 하셨어요.

주님을 믿지 않았다면, 우리 같이 성당에서 만나지 않았다면, 두 달도 안가서 그 녀석

꼴을 안보셨을 거예요.

실제로 한 달 만에 포기 했었지요?!

그러나 제가 부탁 했잖아요. 부모 된 입장에서는 포기 할 수 없으니 그냥 말벗 삼아서

대해주시라고.

그때 거절하지 않고 2년을 참으신 거네요.

그 놈이 그런 말 안 해도 제가 우연히 라도 만나 뵙게 되면 꼭 안아드리고 싶었어요.

잘생긴 미남을 아짐씨가 안아드리면 처녀들이 왕눈이 눈초리로 보나요?

그럼 손만이라도 잡아드리고 싶네요.

"사춘기 제 자식을 인내로 지도해 주신 감사를 언제까지나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씀

도 올리고 싶구요.

 

대학 졸업식은 잘 하셨나요?

조심스러워서 요즘에 이런 질문 하는 거 아니라는데 궁금은 해요. 취직은 되었나요?

훗날 장가 가셔서 아이들 키울 때쯤에.......

공부 안한다고 혼찌검 내지 마시고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인도하다보면 공부는 언제

든지 할 수 있어요. 수렁에 빠지게 되면 힘들어지니까 그 시기만 잘 넘겨주시면 잘 할

수 있는 거네요.

가정을 꾸리시면 추억해 보도록 하세요. 옛날에 사춘기의 어떤 아이와 그 엄마를.

"내 아이를 나는 어떻게 인내하고 어떤 관심으로 키울 것인가?" 라고 늘 성찰 하시면서

잘 키우도록 하세요.

남의 자식도 그렇게 잘 키우셨는데 잘 하실 거예요.

주님의 지휘봉이 우리 모두의 삶을 인도하고 계시다고 제가 늘 얘기 했잖아요? 그러니

까 어떤 삶을 살아도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구요. 주님께서 주신 그릇에 맞게

최선을 다 하고 살면 세속적으로 성공하지 못 했다 해도 행복한 거라 구요.

바르게 살지 못하고 술 먹고 객정하고 사람을 해치고 그런 삶은 잘못 살은 삶이지만, 그

렇지 않고 열심히 살았다면 그건 주님의 지휘봉이 주신 시련이라고 했지요? 제 아이도

그 때는 어미가 그런 방법으로 자식을 키우라는 주님의 뜻이어서 우리 만나는 인연이었

던 거예요.

아주 우연히 친구랑 얘기했다가 주일하교 담임선생님으로 만난 거잖아요. 주님의 이름

으로.......

결국 우리가 생각했던 세속적인 욕심은 채워지지 않았어요.

보세요. 주님의 뜻은 다른데 있었어요. 그때 제 아이 곁에 계시지 않았다면 그 아이가

성당을 떠나버릴 엄청난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잖아요. 주님의 뜻은 그런데 있으셨을

거예요.

그래도 꾸준히 말벗이 되어주셔서 그 모든 위기를 잘 넘기고 주님을 믿는데 허술함이

없게 자랐잖아요.

주님의 뜻을 우리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부활을 기다리는 사순시기에 주님의 뜻을 전혀 가늠하지 못하는 제자들을 복음을 통하

여 뵙게 되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을 따르느라고 힘들었을 제자들처럼 우리도 힘들지만 주님의

지휘봉을 열심히 따라 살기로 해요.

그 고비, 어떤 아이나 겪었을 시간들이 지나가고 저렇게 감사할 수 있다는 게 은총이잖

아요.

다른 대부분의 아이들은 지도자 없이 또래아이들끼리 보냈을 힘든 혼란의 시기를 멋지

신 분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주님의 특별한 배려와 인내로 견뎌주신 분의

희생이었던 거예요.

올해는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지 않으시나요? 주일학교에서 조차 얼굴 뵙기가

어려워 졌다고 무척 섭섭해 해서요.

꼭 한번 만나고 싶네요. 뵙고 싶네요.

여전히 건강하시고 잘생긴 미남이시지요?!

직장생활도 열심히 하시고 참한 색시도 만나시라고 기도 할게요.

잘 사세요. 감사합니다.

안녕!

##엄마올림

 

ㅡ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루가9,23ㅡ

 
 
제 자식이 사춘기라서 저 어렵고 힘들 때 도움을 주신 그분께서 세월이 흘러 흘러서 결혼을 하셨습니다. 사진은 세월이 흘르고 흐른 뒤에 결혼 선물로 드린 것입니다. 후훗! 뭐 저런 결혼 선물이 다 있냐구요? 히힛! 의미 만큼은 대단한 선물입니다. 팻트병에는 아들녀석이 군 생활하면서 틈틈히 접어서 모은 종이학이 가득이구요. 저 십자가는요. 제가 산에 가서 사는데 십자가를 가져가지 않아서 제가 묵고 기거하는 방에 십자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 손으로 나무가지 자르고 벗겨서 칡줄거리로 가운데 묶어서 급조한 십자가입니다. 성수 뿌려서 제가 축성해서 제 방에 세워 두고 기도하다가 철수하여 집에 올 때 함께 왔었지요. 그래서 아들녀석이 그분 결혼선물로 가져다 드리라고 한 종이학에 그 십자가 담아서 선물로 드렸습니다. 제가 성수로만 축성을 한 터라서 신부님께 축성을 받아다 드릴까 하다가 그만큼은 그분의 몫이라고 남겨 두었습니다. 어찌생각하면 받으시는 분의 입장에서는 너무 볼품 없는 결혼 선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리실 수도 있게....... 저 학들이 십자가를 물고 하늘을 날으는 생명력은 그분의 몫으로 남겨 두었지요. 그런데요..... 히힛! 저 선물을 너어무 너어무 좋아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선생님! 늘 행복하시고요. 결혼이란 제 경험으로는 주님께서 주신 십자가를 감사히 안고 살아갈 때 행복이 크드라구요. 가족은요. 목숨을 다해 내가 지켜야 하는 하느님의 선물이고요. 부부는요. 혹여 상대가 큰 잘못을 한다고 해서 함부로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더라는 겁니다. 짝궁은요. 나와 전혀다른 빛깔을 가진 내 손 안의 보석 같은 것! 어쩌다 흠집이라도 생긴다면 그것은 손 안의 보석을 잘못 쥐고 있었던 내게도 책임이 크더라는....... 흠이 생긴 보석이라고 버리지는 않찮아요?! 다시 세팅을 한다든지...... 그대로 꼭 쥐고 있다가 보면 손때에 닳고 달아서 반질반질 해지는......
그런게 부부더라는!!!!! 
참? 아가가 있는지????? 긍금하기도 합니다. 호홋!
아무튼 묵상글을 펌 하면서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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