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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23일 야곱의 우물- 루카21,1-4 묵상/ 가난한 과부의 얼굴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23 조회수511 추천수2 반대(0) 신고
가난한 과부의 얼굴

그때에 예수님께서 눈을 들어 헌금함에 예물을 넣는 부자들을 보고 계셨다. 그러다가 어떤 빈곤한 과부가 렙톤 두 닢을 거기에 넣는 것을 보시고 이르셨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을 예물로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지고 있던 생활비를 다 넣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은 무엇인가? 예수님은 헌금함에 돈을 많이 넣는 부자보다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보시면서 감동하셨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오늘날 누가 가난한 과부에게 시선을 얹으며 마음을 쓰는가?

얼마 전 어머니께 다녀왔다. 며칠을 어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이제껏 느끼지 못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다. 아무리 연세가 많아도 어머니는 어머니이시다. 그분을 살게 하는 분은 예수님이시다. 건강이 약해지고,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해 의존적이 될 때마다 그 연약함 안에 드러내시는 주님이 아니신가! 한없이 울었다. 아! 하느님께서는 얼마나 자비로우신가?
어머니는 젊은 시절 동네에서도 유명한 여걸 같은 분이셨다. 아이를 여덟이나 낳아 키우고 농사짓고 밥하고 자리에 누운 일이 거의 없으셨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지 37년이라는 세월을 보내고 계신다. 아직 젊으셨을 때는 손자들을 맡아 키우시더니 지금은 큰아들과 함께 보내신다.

이도 다 빠져 잇몸으로 사시는 89세의 나이를 살아내신다. 무엇보다 감사한 일은 시편으로 기도하시고, 엄지손가락이 아플 만큼 묵주기도를 많이 드리신다. 기도하시는 모습이 얼마나 든든한 힘을 느끼게 하는지! 모든 것을 당신 손으로 시원하게 하시던 분이 차츰 남의 손에 의탁해야 한다. 당신이 모든 일을 쉽게 처리하시므로 남이 하는 일을 답답해하시던 분이셨다.
이제는 죄도 없으면서 젊은이들에게 미안하다고 해야 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말아야 한다. 가만히 조용히 들으며 사는 법을 배우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아! 예수님이 그 안에 사시는구나!’ 그래서 눈물이 나왔다.
우리는 모두 다 어김없이 나이를 먹고 늙어간다. 서로가 짐으로 여기지 않으면서 아끼고 존중하고 살아가는 것은 힘들지만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미사 전에 촛불하나 켜서 성모님께 봉헌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저 가난한 과부의 얼굴을 닮지 않았을까?
김순중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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