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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이스라엘 요르단 성지 순례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25 조회수1,134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9년 11월 13일 금요일

 아침 식사 후 산책을 하다보니 날씨가 영... 도와주지 않습니다. 어제까지 너무 좋았는데, 저쪽 너머에 검은 구름이 가득입니다. 우산도 없는데.... 그래도 날씨가 잠깐 좋을 때 갈릴리 호수 한 방 찍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침의 갈릴리 호수

 

타볼산으로 향합니다. 이즈르엘 골짜기의 북동쪽에 위치한 종 모양의 해발 588m의 산입니다. 1924년 4세기의 유적 위에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기념하는 성당이 세워졌습니다. 성당 제단 위 천정에는 모세와 엘리야에 둘러싸인 예수님 상이 모자이크로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성당 옆에는 1911년에 지은 그리스 정교회의 엘리야 기념 성전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거룩하게 변모하신 산이라 그럴까요? 신비로움이 깊은 안개와 함께 더욱 더 다가옵니다. 관광버스가 갈 수 없는 곳이라, 차를 갈아타고서 올라갔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예수님께 제자들이 이곳에 머무르자고 했는지를... 올라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런데 내려오자니 끔찍했겠지요. 그래서 그곳에 그냥 머물러 살자는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개가 심하지요? 항상 사진 찍어달라고 그 자리에 서 있는 이성만 신부

 

이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오늘의 주례는 저 빠다킹 신부입니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짧게 강론을 했습니다. 한군데에 정착하려는 제자들. 그런데 우리 사제들도 10년 정도 사제생활을 하니 그 자리에 안주하려고 할 때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 성지순례를 통해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자는 내용의 강론을 했습니다.

 

 


미사하는 빠다킹 신부

 

 


예수님께서 거룩하게 변모하신 자리라고 하는데 미사 중입니다.

 

 


전망대에서 한컷. 왜 이렇게 인상을 쓰노? ㅋㅋ

 

비가 와서 이동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할 것은 해야 하니까... 나인 마을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예수님께서 과부의 아들을 다시 살리신 기적을 행하셨던 곳입니다(루카 7,11-17). 당시에 사회적 약자였던 과부. 그 과부에게 아들은 자신의 전재산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아들을 다시 살리셨다는 것은 과부의 지위를 다시 회복시켜주시는 은총의 순간인 것이지요. 이런 주님의 사랑을 묵상하며, 우리 역시 약자의 지위를 회복시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솔직히 자기만을 생각하면서 약자의 지위를 외면하고 있었는지요? 그러면서도 나를 합리화시키고 있는 위선이 어쩌면 당시의 위선자들이라고 불리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인마을의 성당

 

오늘의 점심식사는 사하라 레스토랑에서 했습니다. 맛있는 곳이었습니다. 특히 식전에 나온 빵이 완전히 환상적이었습니다. 결국 메인 음식은 배불러서 다 먹기 힘들었다는.... 근데 빵이 안찍혔네?

 

 


성지순례가 아니라 음식순례의 느낌을 많이 받지요?

 

 


제가 생각해도 음식순례 아닌가 싶네요.  

 

 


마치 고대의 유적지에 온 것 같은 레스토랑.

 

이제 예수님처럼 갈릴래아 호숫가로 향했습니다. 예수님이 타셨다는 배 체험을 했습니다. 여기서 가이드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프란치스코 신부님께서 배표가 얼마냐고 묻자, 7달러라고 답했지요. 겨우 30분 타는데 7달러나 된다고 깜짝 놀란 신부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왜 물 위로 걸어오셨는지 그 이유를 알겠습니다.”

 

“왜요?”

 

“배 값이 비싸니까요.”

 

아무튼 배위에서 태극기도 게양하고 애국가도 불렀습니다. 그리고 물위를 걷는 기적 체험도 하고(?), 성가도 부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도착 직전에는 그 당시 고기를 잡는 방법을 재현하기도 했답니다.

 

 


갈릴래아 호수에 떠 있는 배

 

 


태극기 휘날리며.

 

 


당시의 어부들이 어떻게 낚시를 했는지 보여주겠다면서 시범을 보이는데 영...

 

이제 오늘의 마지막 순례지, 산상수훈 성당입니다. 행복선언 언덕은 예수님께서 산상설교를 하신 곳입니다. 갈릴래아 호수 북쪽에 위치한 완만한 이 산은 수천 명이 족히 앉아 설교를 들을 수 있는 넓은 곳이며 갈릴래아 호수 전경이 바라보이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4세기말의 작은 경당의 유족이 남아 있습니다. 이곳에서 조금 더 위쪽으로 비잔틴 시대의 교회가 7세기경에 세워졌었고 그 유적지 위에 1930년에 팔각형 모양의 행복선언 성당이 건립되었습니다. 미사 중이라 사진을 찍을 수 없었고, 더군다나 갑자기 쏟아지는 비로 인해 아름다운 정원을 만끽할 수도 없었습니다.

 

아무튼 아름다운 이곳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행복선언은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일으키기 충분했을 것입니다. 참, 이곳에서도 떠나는 순간 무지개를 보게 되었습니다. 비올 때에는 정말로 짜증이 났는데, 비온 뒤에는 아름다운 무지개로 우리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드네요. 고통도 이런 것이 아닐까요? 고통의 순간은 힘들지만, 견디고 난 다음의 기쁨은 세상의 어떤 것보다도 큰 것이지요.

 

 


행복선언 성당 내. 미사 중입니다.

 

 


멀리 무지개가 보이시나요? 사진 모델은 송태일 신부입니다.

 

이제 숙소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멋진 정경을 찍으며 돌아다니는데, 이춘택 신부와 정광웅 신부가 갈릴리 호수로 수영하러 가네요. 추울텐데....

 

이렇게 오늘의 일정을 모두 마칩니다. 내일은 요르단으로... 처음 가보는 곳이라 기대가 됩니다.

 

 


정광웅 신부와 이춘택 신부. 너무 말랐다.  

 

 


이제 내일이면 못 볼 장소... 사진이나 찍자.

 

 


해지는 갈릴래아 호수를 바라보면서 야자수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꽤 분위기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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