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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죽음을 친구로 두고 살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25 조회수1,200 추천수20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제 34 주간 목요일 - 죽음을 친구로 두고 살다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보셨습니까? 살인을 저지른 사형수가 죽기만을 바라다가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기어이 “이젠 살고 싶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죽고 싶은 이유는 살아갈 이유를 느끼지 못해서겠지만, 정작 사랑만이 살아갈 참다운 이유를 주는 것 같습니다. 바오로 사도도 지금 당장 죽는 것도 좋지만 주님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죽고 싶다고 합니다. 어쩌면 진정 살아있다고 느낄 때는 죽음을 직전에 두었을 때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서 죽음에 가까이 갑니다. 암벽을 등반한다든가 번지점프를 하면서 살아있는 쾌감을 느낍니다. 죽음 옆에서 삶을 더 느낄 수 있음은 당연한 것입니다. 대조되는 것 옆에 있으면 그것 때문에 자신을 더 잘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여자가 참으로 여자가 될 때는 남자와 가까워질 때이고 인간이 참으로 인간이 될 때도 하느님과 가까워질 때입니다. 마찬가지로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서는 죽음과 함께 가야 합니다.

 

1986년 1월, 6천만 미국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첼린져 호는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 그 우주선의 비행사들이 남겼던 마지막 대화가 공개되었습니다.

남자: 무슨 일이지? 오, 맙소사. 안 돼. 오 안 돼.

여자: 오! 이런.(비명소리) 너무 뜨거워(신음 소리).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말하지마. 오 지금 하세요.

여자: 이런 식으로 죽고 싶지는 않아요. 지금은 안 돼요. 여기서 죽을 순 없어요.

남자: 당신의 팔이... 안 돼.

여자: 전 의식을 잃어가고 있어요.

남자: 우리는 아직은 죽지 않아.

남자: 할 수만 있다면... 기적이 일어날 수만 있다면...(신음소리)

남자: 그녀가... 그녀가... 죽...

남자: 공기가 없어

남/여자: (신음소리) 오 안 돼.

남자: 그녀가 의식을 잃었어.

남자: 그녀에게 행운이 있기를

남자: 오 하느님! 우리가 죽어가고 있어요. (비명소리)

여자: 안녕(신음하면서) 사랑해요.

남자: 마음을 편하게 가져봐! 긴장을 풀라고!

남자: 어딘가에 비상 착륙을 할 수 있을 거야!

남자: 그래. 맞아 . 긍정적으로 생각해봐.

남자: 비상 착륙을 시도해봐.

남자: 오, 그건 불가능해.

남자: 손을 내밀어봐.

남자: 거기에 있어? 깨어 있느냐고? 난... 난...

남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남자: 아버지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남자: 괜찮아?

남자: 야훼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내가 죽음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인도하심이로다... 내가 주님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 (침묵).

 

첼린져호 조종사들이 죽음 직전에 나누었던 대화는 죽음과 함께 사는 삶이 얼마나 우리를 살게 하는지 잘 느끼게 해 줍니다. 이들은 하느님을 찾고 사랑을 찾았습니다. 기도하고 사랑하는 것이 참으로 살아있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들은 그 전에 이만큼 절실하게 기도하고 사랑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죽음 앞에서는 본능적으로 참으로 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 거의 매일 종말에 관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런 복음들을 읽다보면 종말이 매우 두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앙인으로서는 그런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우리 마음을 북돋아줍니다.

“그리고 해와 달과 별들에는 표징들이 나타나고, 땅에서는 바다와 거센 파도 소리에 자지러진 민족들이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에 닥쳐오는 것들에 대한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칠 것이다. 하늘의 세력들이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종말은 그렇게 기다리던 우리의 ‘신랑’과 만나는 기쁜 날입니다. 죄인들만이 두려워 떨어야 하는 날입니다. 오히려 죽음을 옆에 끼고 친구처럼 지내야합니다. 그래야 참 생명을 얻게 될 것입니다.

성무일도 끝기도에 항상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주님, 이 밤을 편히 쉬게 하시고,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하소서.”

지금 당장 죽어도 좋은 잠자리, 이것은 참으로 열심히 살았다는 증표일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제가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이름을 남기려하는 것이 아니냐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당장 내일 죽게 된다면 적어도 이것은 하고 죽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삽시다. 진정으로 사는 맛을 느끼며 살게 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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