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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308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06 조회수408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대림 제2주일]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3,1-6

티베리우스 황제의 치세 제십오년, 본시오 빌라도가 유다 총독으로, 헤로데가 갈릴래아의 영주로, 그의 동생 필리포스가 이투래아와 트라코니티스 지방의 영주로, 리사니아스가 아빌레네의 영주로 있을 때, 또 한나스와 카야파가 대사제로 있을 때, 하느님의 말씀이 광야에 있는 즈카르야의 아들 요한에게 내렸다. 그리하여 요한은 요르단 부근의 모든 지방을 다니며,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

이는 이사야 예언자가 선포한 말씀의 책에 기록된 그대로이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4복음서에 세례자 요한에 대하여 모두 기록한 것은 세례자 요한은 민중들에게 메시아로 인식될 만큼 영향력이 지대한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공관 복음서에서 의하면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았으며 요한 복음서에서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세례자 요한의 증언인 “나는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저분 위에 머무르시는 것을 보았다." (요한 1. 32)는 말씀은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께 세례를 주실 때에 목격한 사실로 추측되므로 4복음서는 예수님이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사실을 모두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전에 제물을 받쳐야 죄의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았던 민중들에게는 성전에 제물을 받치지 않고도 죄의 용서를 받을 수 있으므로 이보다 기쁜 소식이 없었을 것이므로 '온 백성이 세례를 받았다'(루카 3,31)하였습니다.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 민중들이 바치는 제물로 호의호식하며 군림하였던 유대지도자들은 성전수입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으므로 아마 눈에 가시처럼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이런 세례운동은 祭物이 필수였던 유대교의 속죄신앙과 제사신앙에서 제물이 필요없는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하였으므로 지금 입장에서는 엄청난 종교개혁을 주도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음을 민중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을 능가하는 분이라는 사실을 민중들에게 주지시켜야 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방안은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지금 우리 현실이 그러하듯이 전임자를 어떻게 깎아내려야 후임자인 내가 살 수 있다는 아주 치졸한 방법이 있고, 두 번째는 전임자를 높여줌으로써 후임자인 내가 더 존경받는 Win-Win방법이 있습니다. 복음서 기자들은 전임자인 세례 요한을 깎아내리는 비열한 방법을 선택하지 않고 후자의 Win-Win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도 우리 사회가 지금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의 관계를 생각할 때마다 하늘 나라에 계신 전임 대통령과 땅의 임금이신 후임 대통령의 관계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으며 전임자의 모든 치적을 말살해 버리려는 뜻에서 대못 뽑기가 한창 진행 중에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이사야 예언자의 말을 인용하여 세례자 요한은 주님의 길을 마련하기 위해서 미리 오신 분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께서 주님의 길을 마련한 것은 세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구약에는 없고 신약에만 등장하는 용어는 짐작하건데 세례와 성령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유대교와 우리 그리스도교의 차이점은 하느님에 대한 신관의 차이와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인간의 모습으로 강생하신 예수님을 인정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더 나아가 세례 및 성령을 인정하느냐로 크게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례자의 요한의 세례는 더렵혀진 몸을 물로 깨끗이 씻어내듯 죄 씻음에 있었다면 예수님의 세례는 성령의 세례로 지금까지 잘못을 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데 있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뜻을 알려줘야 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제물을 받쳐서 죄를 용서 받겠다는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은 없지만 하느님께 봉헌하여야 축복받는다는 생각을 일부에서 하고 있으므로 제물의 속죄신앙에서 극히 일부에 해당되겠지만 봉헌의 기복신앙으로 잘못 변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는 하느님의 뜻을 새롭게 알려주시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라는 가르침을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아는 것이 영성이며 깨달음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뜻을 다 알려주셨는데 무엇이 부족하여 하느님의 뜻을 더 알려고, 영성에 매달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알려주지 않은 하느님의 뜻이 더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뜻을 더 알려고 따로 노력할 필요 없이 복음 말씀만 제대로 익혀서 실천하면 하느님의 뜻은 따로 더 익힐 것이 없을 것입니다.

복음 말씀을 몰라서 말씀을 실천하지 못하는 분들은 복음서만 열심히 공부하면 될 것이고 그 마저도 어렵다면 사랑의 길로, 늘 낮은 곳을 향해 나아가면 될 것입니다. 사랑의 실천이 부족한 분들은 사랑을 하나라도 더 실천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므로 하느님의 뜻을 더 이상 알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뜻을, 구원에 이르른 바른 길을 다 알려줬음에도 따로 다른 방법을 찾는다면 불가에서 경계하는 惡取空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복음서를 달달 외워서, 그 이상의 것도 다 알아서 하느님의 뜻을 다 아는 사람처럼 행세하지만 사랑을 실천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잘못된 영성을 지닌 사람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은 높고 낮음이 없는 평등을 말하고 있습니다. 물은 수평이 될 때까지 그 흐름을 멈추지 않듯이 우리 사회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물은 언제나 水平을 이루듯 이런 수평사회가 하느님의 뜻이고 최선의 상태이므로 上善若水란 말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사회가 이런 수평사회가 되지 않으면 결코 오시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수평 사회가 되어야만 주님께서 오셔서 우리 인류를 구원하신다고 오늘 복음은 이사야 예언서를 인용하여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물처럼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향해 내려가야 하며 낮은 곳을 찾아 내려가는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우리가 모두 평등하여 더 이상 내려 갈 곳이 없을 때에, 더 이상 사랑이란 말이 필요 없을 때에 주님께서는 새로운 하느님의 뜻을 알려주기 위해서 다시 오실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이 천 년 전에 알려준 것도 제대로 실천하지 않고 있으므로 더 이상 새롭게 알려줄 것이 없으므로 주님은 오시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한 가지 사실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은 주님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위와 같은 뜻의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을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의 관계에 인용한 점은 신학적인 관점에서는 동의하기 어려운 점입니다.   

우리 사회가 수평사회가 되지 않고서는 예수님은 오시지 않는다는 사실을 묵상한 점을 오늘 묵상의 큰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교회부터 수평적 조직으로 변해야하고 우리는 늘 낮은 곳으로 나아가야 함을, 낮은 곳을 향해 나아가면 그곳에서는 언제나 예수님을 뵈올 수 있음을 끝으로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평평한 주님의 길을 곧게 마련해야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골짜기는 모두 메우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야 함에도
저희는 이러한 주님의 길을 마련하지 않고 주님의 재림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부터 그 누구도 높고 낮음이 없는 교회가 되도록 하여 주시옵고
또한 저희 모두가 이미 낮은 곳에 임하여 계시는 예수님을 찾아 나서도록,
사랑이신 예수님을 찾아 나서도록 성령으로 이끌어 주시옵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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