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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는 내 사람이다” - 12.8,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08 조회수462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12.8 화요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창세3,9-15.20 에페1,3-6.11-12 루카1,26-38

                                                        
 
 
 
 
 
“너는 내 사람이다”
 
 


아침 독서의 이사야서를 통해 우리 모두를 향한 다음 주님의 말씀입니다.

“두려워 마라, 내가 너를 건져 주지 않았느냐?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내 사람이다.”(이사43,1ㄴ).
‘너는 내 사람’이라는 말씀은 얼마나 고무적인지요.
 
‘제자리’에 충실한 당신의 자녀들 모두를 지칭하는 말씀입니다.
 
어제 면담 성사 시 어는 분의 말씀에 공감했습니다.
“내가 세상을 떠난다면
  내 모두를 믿고 맡길 진정성을 지닌 분이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봉쇄수녀원에 있는 친구 수녀님의 편지 한 구절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완전히 사람들로부터 잊혀 가는 기분입니다.
  어머니만이 가끔 소식을 주십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어찌 보면 잊혀 가는 것이요 죽어가는 것입니다.
 
이래서 살아갈수록 점증하는 외로움과 쓸쓸함입니다.
 
제자리의 중요성을 실감합니다.
언제나 ‘지금 여기’의 제자리에 항구할 때 진정성 넘치는 삶이요,
잊혀 가는 삶 중에도 생생하게 깨어 기쁘게 살 수 있습니다.

“너 어디 있느냐?”
주님은 아담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제자리를 묻습니다.
 
평생 화두로 삼아야 할 물음입니다.
 
과연 여러분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이와 유사한 물음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수도원에 왔는가?’
‘수도자는 무엇인가?’
모두가 정체성에 대한, 제자리에 대한 물음이요,
이렇게 끊임없이 물어야 제자리를 잃지 않습니다.
 
오늘 창세기에서 주님의 부르심에
죄를 짓고 제자리를 잃은 아담의 대답입니다.
“당신의 소리를 듣고…두려워 숨었습니다.”
죄를 지어 제자리를 잃을 때 덮치는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입니다.
 
이어 주님의 추궁에 책임회피의 변명과 핑계의 죄를 짓는
아담의 모습이 점입가경입니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먹었습니다.”

제자리를 잃자 물밀듯 밀려오는 죄입니다.
 
하느님과 아내 하와 책임이지 자기 책임을 아니라는 변명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는 물론
이웃 아내와의 관계도 단절되어 완전히 혼자가 된 아담입니다.
 
바로 제자리의 상실과 관계의 단절, 바로 이게 죄의 결과입니다.
하느님은 제자리에 충실한 이들을 당신의 일꾼으로 쓰십니다.
 
눈 밝은 하느님은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 고을로 시골 처녀 마리아를 찾아가게 하십니다.
 
마리아를 찾아낸 천사의 말씀, 그대로 하느님의 기쁨을 대변합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제자리 삶에 충실했던 마리아를 찾아
축복선언과 더불어
성령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을 잉태하리라는 예고를 하는 천사입니다.
 
공짜 축복은 없습니다.
 
축복에 이은 엄청난 과제를 부여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마리아의 응답을 기다리는 하느님의 마음은 참 조마조마하셨을 것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얼마나 진정성 넘치는 응답입니까?
 
이런 제자리에 충실한 이들에게 주님은 ‘너는 내 사람’이라 하십니다.
 
우리 수도자는 물론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이들이
마땅히 지녀야 할 믿음의 자세입니다.
 
마리아의 고백은
그대로 제자리의 정주에 충실한
우리 수도자의 서원의 본질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담이 제자리를 잃어버린 실패인생을 대변한다면
마리아는 제자리에 충실했던 성공인생을 대변합니다.

우리의 제자리는 어디입니까?
 
보이는 장소라기보다는 ‘그리스도 안에서’입니다.
 
믿는 이들 누구나의 제자리는 ‘그리스도 안에서’입니다.
 
그리스도 안의 제자리에 충실할 때 쏟아지는 주님의 축복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고백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아드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그 은총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셨습니다.”

그리스도 안의 제자리에 정주할 때 넘치는
하느님의 축복이요 안정과 평화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제자리의 그리스도 안에서
성모님과 함께 하느님께 찬양과 감사를 드리는 우리들에게
축복을 가득 내려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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