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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21일 야곱의 우물- 루카1,39-45 묵상/ 마음으로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21 조회수897 추천수6 반대(0) 신고
마음으로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
 
 
 
 
◆복음묵상을 나누길 청하는 「야곱의 우물」 담당수녀님의 전화와 메일을 받았다. 나름 신비주의(?)가 나의 컨셉트였는데 수녀님은 나를 어떻게 알고 연락을 한 것일까 ? 과정이야 어떻든 마감시간의 여유를 챙겨보고는 곧바로 오케이했다. ‘기왕에 쓰는 거 마음에 팍팍 와 닿게 잘 써보자.’ 하는 비장함까지 담고 말이다.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충분히 묵상하면 못할 건 또 뭐 있나 ?’ 하는 진지함을 위장한 교만이 오케이를 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해당 요일의 복음묵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성경 구절에 표시를 함과 동시에 이상한 짓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생전 눈길도 건네지 않던 수녀원 책장에서 말씀의 결정타라도 얻을 수 있을까 눈을 초롱거리며 이른바 ‘참고문헌’ 이라고 할 만한 것들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엘리사벳이 ‘여인 중 가운데 가장 복되신 성모님과 또한 복되신 태중의 아기 예수님’ 을 알아본 것은 결단코 머리가 아니었다. 마음이었다. 기대감이 가득한 마음, 기다림을 전제로 한 떨리는 심정이었으리라. 「어린 왕자」에서 여우는 왕자를 만나기 전부터 들뜨고 그 기다림을 즐기며 신나 하지 않았는가. 대림의 마지막 주간을 시작하면서 나는 세상에 오실 아기 예수님을 간절히 기다리며 신나 하는지 내 마음을 살펴본다. 마음으로 오늘 말씀을 모시려 하지 않고 어째서 서둘러 ‘참고문헌’ 을 통해 머리를 먼저 움직이려 했는지 스스로의 태도에 난감하다.

엘리사벳 태중의 아기 요한은 즐거워 뛰놀았다. 그리고 그도 성모님 태중의 아기 예수님을 마음으로 환영했다. 엄마의 마음이 즐겁고 따뜻하면 태중의 아기는 그대로 영향을 받으니 요한도 기뻐 뛰놀았던 것이다. 구원자와 그분의 길을 미리 닦아놓을 자의 출생 전 만남과 알아봄이 감동이다.

눈을 감고 성모님과 그분 태중의 아기 방문을 기뻐하는 엘리사벳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순간 나도 바로 오실 아기 예수님을 그렇게 마음으로 간절히 기다리면서 기뻐 뛰놀고 싶다. 엄마의 마음이 기쁘면 함께 기뻐하는 아기처럼 말이다.
마라나타 !
김혜림 수녀(샬트로성바오로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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