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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교만과 두려움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30 조회수793 추천수17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3주간 토요일 - 교만과 두려움

 

 

 

제가 어렸을 때 개울에서 놀다가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수영을 못해서 친구 등에 엎여 있었는데 왠지 수영이 될 것 같아서 그냥 수영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자꾸 몸이 물 밑으로 가라앉았습니다.

물 밑으로 내려가니 발이 땅에 닿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차고 올라오면 간신히 물과 공기를 동시에 들이마실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장난치는 줄 알고 저를 구하러 오지 않았습니다. 물은 계속 입으로 들어오고 이러다 죽는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살아 온 삶이 필름처럼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정말 한 순간에 모든 살아온 인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특별히 후회스러운 일들이 다 기억났습니다.

친구가 저를 구해주기는 했지만 그 때부터 저는 물을 무서워하게 되었습니다. 물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그 때서야 제대로 알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광고에서 아기들이 물속에서 눈을 뜨고 헤엄쳐 다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냥 놓아두면 그 아이들은 익사해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두려움이 없습니다. 아직 물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9개월 넘게 엄마 배의 양수에서 살았으니 오히려 물이 더 편안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아이들도 조금만 크면 그 물이 자신들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두려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 아기들의 두려움 없는 모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성경에서 인간이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낀 것이 언제일까요? 바로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죄를 지은 이후였습니다. 하느님이 그들을 부르시자 그들은 두려워하며 숨게 되었습니다.

죄는 하느님과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에 손을 댈 때 하느님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것 자체가 죄의 시작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왜 하느님의 시선을 무시하고 죄를 짓게 되었을까요? 바로 눈이 밝아져 하느님과 같이 된다는 뱀의 유혹 때문이었습니다. 교만은 자신만 생각하게 만들고 하느님을 잊게 합니다.

 

오늘 제자들도 심한 풍랑이 몰아치자 막 가라앉을 것 같은 배 위에서 심하게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의 후손인지라 아직도 주님이 함께 계심을 깨닫지 못하고 찾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하느님보다는 자신들의 능력을 믿는 것입니다. 하느님이신 예수님은 그들이 찾아주고 불러주기 전까지는 그저 잠자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들이 잊어버렸으니 그들이 다시 기억해내야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죽음의 순간이 오자 그들은 교만을 버립니다. 평생 어부생활을 해 왔던 그들이지만 죽음의 공포가 눈앞에까지 와서야 자존심을 버리고 결국 하느님을 찾게 됩니다. 예수님은 한 마디로 호수를 평온하게 하시고 그들의 약한 믿음을 꾸짖으십니다.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결국 믿음이 약해지는 것은 교만 때문이고 그래서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무 두려움 없이 물속을 헤엄치는 아기와 같이 되기 위해서는 겸손해지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처음에 사람들 앞에서 강론이나 강의를 할 때는 떨리기도 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주님의 영광이 아닌 나 자신의 영광을 위해 하기 때문에 떨린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를 버리고 주님의 영광을 위한다는 생각을 하면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자신을 버리면 두렵지 않은 것입니다. 다 자신의 무엇을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너희는 나를 떠나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요한 15,5)라고 하십니다. 이것만 깨닫는다면 교만하여져서 스스로 힘으로만 무엇을 하려고 하지는 않게 될 것입니다.

 

아기들이 물에 빠져죽는 일이 거의 없는 것은 아예 겁이 없고 또 항상 부모가 함께 있어주며 보호해주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겁이 없는 사람이라면 주님께서 더 가까이에서 보호해 주실 것입니다. 어차피 주님이 허락해야 일어나는 일, 겁먹지 말고 살아가야겠습니다.

주님께서 항상 함께 계시다는 그 믿음, 그래서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으면 정말 두려워 할 일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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