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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펌 - (131) 엄마! 콩국수는?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08 조회수466 추천수1 반대(0) 신고
 
작성자   이순의 (leejeano)           번  호  7350       작성일    2004-06-28 오전 11:37:34
 
 

2004년6월28일 월요일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ㅡ아모스2,6-10.13-16;마태

오8,18-22ㅡ

 

        (131) 엄마! 콩국수는?

                                          이순의

 

 

어제는 김치 부침개를 지지는 쭉쭉 먹어 치우던 아들이 땀을 뻘뻘 흐르는 엄마의 수고

는 아랑곳 하지 않고!

"엄마 콩국수 해 달라고 한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안 해주는 거야?"

라고 윽박지른다.

일요일은 고초를 겪는다. 자식의 입을 쉬지 않게 해 주어야한다.

그런데 오늘은 월요일!

어제 밤에 담가둔 콩을 갈아서 콩물을 만드느라고........

순전히 이것도 자식의 먹거리다.

 

통통하게 잘 불은 콩을 믹서에 갈아서 천 자루에 담아 국물을 짜는데 낡았던 모양이다.

주머니가!

<찌이익!>

특특하고 물컹하고 끈끈한 콩 반죽이 곰장어처럼 쭈우욱 올라왔다가 툭하고 떨어진다.

함지에 담긴 콩물들이 일순간에 콩죽이 되었다.

다시 비지를 짜야한다.

자루를 급조할 수가 없어서 너른 보자기를 찾아서 재작업을 했다.

잘 걸러진 콩물이 구수하지만 아직은 비리다.

가스에 올리고 끓였다.

비릿한 냄새가 맛난 냄새로 바뀔 때쯤 거품을 올리며 보글거린다.

꿀을 한 공기나 부었다.

그리고 소금은 기척만 했다. 간이 세면 콩물은 콩물이 아니라 연두부가 된다.

그렇다고 짠맛을 전혀 가하지 않으면 또 그 맛이 서운하다.

소금간은 잘 해야 콩물이 콩물로서 제 구실을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염기와 단백질이

결합하여 풀어진 두부가 되어버린다.

 

지금!

커다란 대야에 냉수를 담아 콩물이 담긴 그릇을 놓고 뜨거운 열기를 내리고 있다.

온기마저 가시면 페트병에 담아서 냉장고에 두어야지!

그리고 수업이 끝날 시간이 되면 국수를 삶아서 냉수에 헹궈야지!

엄마가 해 주는 콩국수가 최고라고 먹어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서

콩주머니 짜는 손에 힘이 실린다.

 

자식이 엄마 품을 벗어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그래 잘 보고 배워서 너도 너네 새끼에게 잘 먹이는 법이 장땡인 아빠가 되거라. 

그것이 자연의 이치고, 우주의 질서이며, 신이 부여한 최고의 축복인 것이다!

"엄마 옆에 있을 때 많이 많이 묵어 둬라. 잉! 부모 품을 벗어나면 사노라고 바쁠 것인께,

네 목구멍을 네 손으로 챙긴다는 것이 어멈의 정성만 허것냐?

너도 새끼 딸리면 별수가 있것냐?!"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겨 두고 너는 나를 따라라." 마태오8,22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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