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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서묵상 모세오경 「내가 네 힘이 되어주겠다」에서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11 조회수380 추천수3 반대(0) 신고

 

 
 
 
하갈아!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길이냐?(창세 16,8)


야훼의 약속에도 아브람과 사래 사이에 아이가 없자,
사래는 몸종 하갈을 들여 아이를 갖게 했는데,
그의 이름이 이스마엘이다.
여자가 시집을 가면 반드시 아들을 낳아 가문을
이어야 한다는 것은 당시 이스라엘뿐 아니라
얼마 전까지 우리 사회에서도 절대적인 가치였다.
아이를 낳지 못하면 첩실을 두든 아니면
여자를 사서라도 가문을 이어야 했다.
사래에게 약속의 자녀를 주는 것이 하느님의 계획이라면,
다른 여자를 통해서라도 자식을 가지려는 것은 인간의 계획이다.

인간의 계획이 반드시 악한 것은 아니다.
더욱이 생명의 탄생과 축복의 순간에 하느님은 늘 함께하신다.
인간의 생명은 하느님을 닮은 분신과 같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래가 자신의 계획대로 하갈에게서 아이를 얻었지만,
그 아이와 아이 어머니의 권리를 수용하지 못하는 데 있다.
하갈이 아이를 낳은 뒤 사래를 업신여겼다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사래가 가정에서 자신의 자리를 하갈과 함께
 나누려 하지 않는 것도 눈에 띈다.

사래 역시 하갈을 박대하여 그녀가
 견디지 못하고 도망가게 만든다.(16,7)
이때 도망가는 하갈에게 야훼의 천사가 나타나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다.
성서에서 하느님의 천사는 대개 하느님과 구별되지 않는다.
하갈이 자신의 신세를 하소연하자 천사는
다시 돌아가 고생을 참고 견디라면서
야훼의 강복을 전한다. "내가 네 자손을 아무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불어나게 하리라."
이는 아브람에게 내린 강복,
곧 땅과 자손에 대한 약속의 한 부분이다.
땅이 물리적 의미에서뿐 아니라 인간 관계를
 포함하는 삶의 터전이라면, 자손은 생명이다.

하갈에게 준 이 강복은 생명에 관해서는
하느님께서 아무런 조건과
차별을 두지 않으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생명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 없다면 하느님의 강복은
 우리 삶안에서 시작조차 하기 어렵다.
우리가 만나고 사귀는 사람의 범주는 제한되고 변하기도 하지만,
알게 모르게 나의 유익이 그 기준이 될 때 우리는
생명이 무엇인지 맛보지 못한다.
아니, 하느님을 진정으로 체험하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낼 수 있다.

성서묵상 모세오경 「내가 네 힘이 되어주겠다」에서
김종수 신부 지음 / 바오로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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